범행 전날 재래시장서 횟칼 훔쳐..'계획범' 가능성 배제못해

  • 경남 진주에서 이른바 '묻지마 살인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숨진 피해자 중 조선족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경남 진주경찰서는 17일 경찰서 회의실에서 브리핑을 갖고 "오전 6시 30분경 경남 진주시 강남동 모 인력공사 사무실 앞에서 전OO(55)씨가 대기 중인 인부들에게 횟칼(길이 32cm)을 휘둘러 양OO(63)씨와 윤OO(57)씨가 사망하고 김OO(55)씨가 어깨 부위에 자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날 전씨가 휘두른 칼에 찔려 중상을 입고 진주경상대병원 응급실로 후송된 김OO씨는 "인력사무실 밖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는데 난생 처음 본 전씨가 (아무런 이유없이)갑자기 칼로 찔러 급히 사무실 안으로 피신했다"면서 "그러자 전씨가 곧장 사무실 안으로 들어와 자신을 포함한 피해자들에게 칼자루를 휘둘렀다"고 진술했다.



  • 경찰 관계자는 "숨진 윤씨는 조선족"이라고 밝힌 뒤 "피해자들과 전씨가 평소 안면은 있으나 잘 알고 지내는 사이는 아니며 특별한 원한 관계도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러나 "4개월 전부터 인력공사를 통해 노동일을 해 온 전씨가 3일 전부터 피해자들을 지켜봤고, 범행 전날 시장에서 횟칼을 훔쳤다고 진술한 만큼, 계획범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찰에 따르면 전씨는 자기가 "오원춘(수원 토막 살인 사건 범인)의 부하"라는 헛소리를 내뱉는가 하면, "사람을 죽인 게 아니라 중국 흑사회 깡패들을 처단한 것이다, 눈빛만 봐도 흑사회인지 알 수 있다, 한국 여자 다 잡아간다"같은 이해할 수 없는 얘기들을 늘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경찰은 전씨의 정신과 치료 전력에 대해서도 조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2년 전 이혼한 전씨는 경기도 수원에서 살다 지난해 8월 진주로 넘어와 여관을 전전하며 생활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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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 = 진주 강경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