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적단체 범민련 남측본부 기관지 ‘민족의 진로’도 소지
  • ▲ 2015년 3월 8일 종로경찰서에서 열린 김기종 수사관련 브리핑을 마치고 경찰 관계자가 김기종 씨로부터 압수한 서적 '영화예술론'을 공개하고 있다. ⓒ출처 조선닷컴
    ▲ 2015년 3월 8일 종로경찰서에서 열린 김기종 수사관련 브리핑을 마치고 경찰 관계자가 김기종 씨로부터 압수한 서적 '영화예술론'을 공개하고 있다. ⓒ출처 조선닷컴

    경찰이 미국 대사 테러범 김기종의 주거지에서 압수한 책자 및 간행물 가운데 이적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되는 문건을 10여건 이상 확인하면서, 이들 문건의 실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경찰은 9일 오전 브리핑을 열고, 지난 6일 김기종의 주거지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219점의 물품 가운데 이적성이 강하게 의심되는 30점의 책자와 간행물을 우선 선별해, 외부전문가 그룹에 감정을 의뢰한 결과, 이적성이 있는 문건이 10여건에 이른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전했다.

    경찰이 밝힌 이적문건 가운데는 김정일이 쓴 ‘영화예술론’, 주체사상 학습서인 ‘정치사상강좌’, 대법원에 의해 이적단체로 지정된 조국통일범민족연합(범민련) 남측본부 기관지인 ‘민족의 진로’ 등이 있다.

    이 가운데 ‘영화예술론’은 대법원에서 내란선동 유죄확정판결을 받은 구(舊)통합진보당 소속 이석기 전 의원도 소지하고 있던 책자이며, ‘민족의 진로’는 왕재산 간첩단 사건 등 주요 간첩사건 연루자들이 북한의 지령을 받고 반미 관련 글을 게재한 책자다.

    김기종의 압수물품에서 이석기 전 의원이나 간첩단 연루자들이 소지한 것과 같은 종류의 이적 문건이 잇따라 나오면서, 김기종에 대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적용 가능성은 그만큼 더 높아지고 있다.

    김정일이 직접 쓴 것으로 알려진 ‘영화예술론’은 김정일이 ‘김일성 우상화’를 시작하면서 펴낸 영화이론서로, 북한의 영화는 사실상 이 책자를 근간으로 만들어진다고 봐도 무리가 아닐 정도로, 절대적 권위를 지니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평가다.

    ‘영화예술론’은 김정일이 1973년 조선노동당 선전선동부장으로 있으면서, 아버지 김일성을 항일무장투쟁의 영웅으로 우상화하는 데 필요한 영화제작을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영화예술론’에서 김정일은 연출가들에게 “창작 집단의 사령관이 돼 정치 사업을 선행하고, 모든 창작을 통일적으로 추진 할 것”을 지시하고 있다.

    같은 책자에서 김정일은 배우들에게도 “주체사상에 투철하게 입각해 도적적인 생활을 해야만 좋은 영화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정치사상강좌’는 80~90년대 대학가를 장악한 주사파의 교본이라 할 수 있다.

    경찰에 따르면 ‘정치사상강좌’에는, “반미·반독재 구국운동의 대중화를 실현해 나가자”, “백만 학도를 혁명의 선봉대로 자각시켜 이끌고 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는 등의 종북적 성향이 강하게 드러나는 내용이 담겨 있다.

    범민련 남측본부의 기관지인 ‘민족의 진로’는 이미 여러 차례 각종 간첩단 사건에서 언급된 대표적인 이적표현물이다.

    범민련 남측본부는 ‘민족의 진로’를 통해 ▲국가보안법 폐지 ▲주한미군 철수 ▲연방제 통일 ▲통일강성대국 건설 등 북한의 주장을 그대로 추종한 글을 게재해 왔다.

    수사당국은 ‘민족의 진로’를 오래 전부터 이적표현물로 판단하고 있으며, 법원도 같은 취지의 판결을 내리고 있다.

    경찰은 김기종이 이들 이적표현물을 소지하고, 추가적으로 이적활동을 했는지 여부는 앞으로 수사를 통해 밝힐 사안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