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천 뚝방길의 추억을 되살리겠다고?
    ‘비정한 아버지’가 안 되려고 “눈가리고 아웅”

    이 덕 기 /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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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자 뷰(deja vu[旣視感] 이미 본 느낌)... 이 단어가 가장 적합할 듯하다.

      지난해 대한민국 최대의 지자체 단체장 선거에서 ‘사람 중심의 서울’을 공약으로 내걸고 당선되신 분이 있다. 그 무슨 무상급식인가로 인한 보궐선거에서 이긴 후 벌써 재선이다.
    이제 공약(公約/空約?)대로 ‘내 사람 중심의 서울’이 거의 완성되었다.
    상하좌우를 ‘매우 진보(進步/眞保:진짜 보수?)적인 내 사람’들로 꽉 채웠다.
    이제 큰 뜻을 펼칠 때가 드디어 왔다.
    대권 주자 인기도 조사에도 늘 상위에 오르내린다.

  •   그런데 요즘와서 자꾸 발목을 잡는 무리들이 있네. 
      2007년 선거 때는 막판 즈음에 거 무슨 지퍼 이름 같은 게(BBK) 튀어 나왔었는데,
    이번에는 일찌감치 ‘이름은 아름다운 재단’이 말썽이다.
    폼나는 일 좀 해보려고 큰 기업들 찾아다니며 선의(善意), 진짜 선의(?)로 기부금을 내라고 옆구리를 내지른 적이 있었다. 그걸 가지고 문제를 삼는다. 물론 대한민국 검찰에서 자발적(?)으로 유야무야해줬지만, 뒷꼭지가 스멀거린다. “기부금 모금은 불법인데, 기부금 모집 목적이 공익적이었다. 그래서 불기소 처분한다” 툭검(툭하면 부르는 특별검사) 소리가 나올만도 하다. 

      더구나 이 나라에서 대권을 잡은 사람 중에 제대로 군대 갔다 온 사람이 몇이나 된다고,
    계속 시비를 건다. 본인이야 복잡한 호적제도의 혜택(?)으로 면제를 받았다 치고,
    아들에 대해서는 왜 그렇게 시비가 많은 지 원.
    젊은 나이에 애처롭게도 허리에 문제가 있어 병역을 당당히(?) 면제 받았는데 말이다. 

      군대 안 가도 된다는 판정을 받고 나서도 자꾸 사기쳤다는 통에 MRI를 찍었으면 됐지,
    그 MRI 사진도 중늙은이 것을 바꿔치기한 거라고 빡빡 우겨대고 있다.
    그 놈의 ‘아시아 최고의 영상의학 권위자’라는 의사는 권위자면 권위자지 왜 아무 상관없는 남의 일에 끼어드나 말이다.

    “MRI 사진의 주인이 그 아드님일 확률은 0%에 가깝다.
     아니라면 증명 방법은 간단하다. 한번 더 공개적으로 검사하면 된다”고... 
 
  간단하긴, 현재 아드님은 멀쩡히 영국에서 유학중이라 이 나라 들락날락하기도 불편하다.
또 MRI 라는 거 자꾸 찍어대면 혼(魂)도 빠진다는데... 어떻게 애비로서 장가도 안 간 아들의 신체 문제, 그것도 그 중요한 허리를 공개하는 비정한 짓을 할 수 있단 말인가?
일수불퇴(一手不退), 낙장불입(落張不入)! “판·검사님들 중에 나에게 줄댈 분들도 얼마나 많은데...”

  헌데 참 여러 곡절과 사연 속에 지명된 ‘일인지하 만인지상(一人之下 萬人之上)’
즉 국무총리 후보님께서 둘째 아드님의 병역 면제 의혹을 해소한다며 공개적으로 검증을 한 후 ‘비정한 아버지’ 운운하는 일이 발생했다.
그리고 “총리 후보를 본 받아 수도 서울의 시장도 자진해서 아드님에 대해
공개 검증해야 되는 거 아닌가?”는 말들이 오가게 됐다.

  •   상황이 이렇게 될 줄이야. 무슨 거리낄 일이 있거나 숨기려는 게 아니라,
    단지(?) ‘비정한 아버지’가 되기 싫어서 분위기를 바꿔보기로 했다.
      지난 2007년 비록 아들은 아니고 본인이지만, 병역면제를 받았던 대권 후보가 대선에서 이기는데 가장(?) 큰 기여를 한 것이 바로 시내 한복판의 ‘개천 뚝방길’ 아닌가베. 바로 그거다. 
      역전(驛前) 근처의 낡은 ‘하늘 다리’를 폼나는 산책길로 만드는 것이다.
    대권 후보 지명 싸움 즈음에 그 산책길이 완성되면... 생각만 해도 가슴이 두근거린다.
    하지만 문제는 근처 장사꾼들이다. 장사를 망칠 거라고 죽기 살기로 반대다. 
      그래서 이 문제도 평소의 특기를 살리면서, 지난 단체장 선거 공약대로 해결하기로 했다.
    늘상 그랬듯이 ‘시민’을 팔면 되지 않겠나? 서둘러서 ‘시민위원회’를 만들기로 했다.
    여기 시민들도 물론 ‘내 사람 중심’일 것은 불문가지(不問可知)다.

      우리는 가끔 “눈 가리고 아웅”이라는 말을 쓰곤 한다.

    <더   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