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K, 다이아몬드 매장량 허위 공시 등으로 부당 이득..1심 재판 중길환영 사장, 대전방송총국장 시절 CNK 협찬받아 홍보프로그램 제작


  • KBS 양대 노조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길환영 KBS 사장이 과거 대전방송총국장 재직시 검증되지 않은 특정업체 사업을 홍보해줬다는 의혹에 휩싸여 주목된다.

    KBS 노동조합은 26일 오전 11시 30분 KBS 신관 노조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다이아몬드 매장량을 허위 공시, 부당 이득을 취한 혐의로 기소된 오OO CNK인터내셔널 회장이 2008년 당시 KBS 대전방송총국장이었던 길환영 사장과 수천만원 상당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었다"는 사실을 폭로했다.

    KBS 노동조합은 "CNK인터내셔널은 2008년 11월 ~ 2011년 9월 사이 카메룬 다이아몬드 광산개발 사업을 진행하면서 '추정매장량이 전세계 매장량의 2배' '본격 상업 생산 시작'이라는 허위 보도 자료를 배포, 자신의 회사 주가를 인위적으로 높인 혐의를 받고 있다"며 "검찰 수사 결과 4.2억 캐럿이란 추정 매장량은 근거 없이 산정된 것으로 드러났고, 해당 광산의 다이아몬드 원석 수출 실적 역시 4억 5천만 원 상당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결국 "'CNK 신화'는 허위 공시와 확인되지 않은 보도자료, 이를 무분별하게 따라간 언론들에 의해 빚어진 한낱 신기루에 불과했다"며 "이로 인해 수많은 CNK 투자자들이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고 KBS 노동조합은 밝혔다.

    하지만 "길환영 당시 KBS 대전방송총국장은 이름조차 생소했던 CNK로부터 수천만 원을 협찬 받아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고, CNK의 사업을 일방적으로 홍보하는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든 특집 프로그램을 제작해 공영방송 전파를 통해 내보냈다"면서 "CNK 주가 조작의 서막을 길환영 사장이 열어 줬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KBS 노동조합이 언론에 공개한 협찬계약서를 살펴보면 2008년 5월, 길환영 당시 대전방송총국장은 프로그램 제작비 수천만 원을 CNK에서 지원 받아 '다이아몬드 소비국에서 생산국으로(자원 외교 승전보, 김 교수가 아프리카로 날아간 사연)'란 제목의 특집 프로그램을 제작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 프로그램은 같은 해 8월 현지 취재를 거쳐 제작된 뒤, 다음달인 9월 18일 밤 10시부터 1시간에 걸쳐 대전 지역 방송을 통해 전파를 탔다. 프로그램 방송 이후 인터넷 다시 보기와 재방송에 대한 문의가 이어진 것은 물론, 방송 내용이 입소문을 타고 다른 지역에까지 퍼지면서 "전국 방송으로 편성해 달라"는 요청이 잇따랐다고 관계자들은 증언했다. 

    이와 관련 KBS 노동조합은 "검증조차 되지 않은 특정 업체의 사업을 제목에서부터 '자원 외교 승전보'로 단정 지으며 대놓고 홍보한 점, 사실일 경우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커다란 파장을 낳을 수 있는 규모의 다이아몬드 개발 사업을 이례적으로 지역총국 차원에서 취재·제작해 방송한 점 등 시작부터 끝까지 이해할 수 없는 대목들"이라면서 "문제의 프로그램을 제작한 대전총국의 관계자들도 당시 상황에 대해 방송 내용이 다소 뜬금 없고 문제의 소지도 있었다고 진술했고 자체 심의 보고서에도 이 같은 문제점이 분명하게 지적됐다"고 강조했다.

    KBS 노동조합은 "CNK가 주가 조작을 위해 우회 상장한 회사 역시 길환영과 업무적으로 밀접한 연관이 있었다는 점, 비슷한 시기에 광물자원공사에 근무하던 길환영의 친척이 초고속 승진하고 그가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이 주도한 자원외교사업에 깊이 개입한 점 등은 CNK 주가 조작 및 정관계 로비 의혹 사건의 곳곳에 길환영이 개입했을 가능성을 더욱 크게 하고 있다"며 "검찰은 길환영과 CNK의 연루 의혹이 잇따라 새롭게 제기된 만큼 철저한 재수사를 통해 진실을 규명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진 제공 = KBS 노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