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족 팽목항 ·진도체육관 방문 ‘아직 내 자식이 남아있다’
  • ▲ 뉴데일리 엄슬비 기자
    ▲ 뉴데일리 엄슬비 기자

세월호 참사 희생자 가족이 아이들을 가슴에 품고 팽목항을 찾았다. 2주 넘게 자식을 기다리고 있는 실종자가족에게 누구보다 가까운 위로를 보태기 위해서다. 

1일 4시경 팽목항에서 만난 170 여명의 가족들은 애써 기운 차린 모습이었다. 가족들은 “우리 아이들 살려내라” “내 아이를 찾아내라” “미안해 사랑해” 등의 메시지가 적힌 흰 티셔츠를 입고 팽목항 해역쪽으로 향했다.  

가족들은 사고발생해역을 등지고 ‘늑장대응 책임져라’ ‘아들, 딸 살려내라’ 등의 구호가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를 했다. 가족들은 분노와 슬픔이 섞인 목소리로 구호를 외쳤다.

가족들은 “아이를 살려내라”라는 구호를 세 번 외쳤다. 첫 번째 구호를 외칠 때는 분노에 찼으며 두 번째에는 슬픔이 섞인 격양된 목소리였다. 세 번째는 가족들의 눈물에 목소리가 묻힌 듯했다. 


  • ▲ 뉴데일리 엄슬비 기자
    ▲ 뉴데일리 엄슬비 기자
    유가족의 슬픈 외침이 팽목항에 가득 찼을 때, 시위를 주도한 박용순 씨는 “박근혜 정부 물러나라”라며 가족들이 팽목항을 방문한 취지에 맞지 않는 구호를 외쳐대 유가족들과 충돌하기도 했다.

    가족들의 반응은 역시 싸늘했다. 한 유가족은 “우리가 정부와 싸우자고 이곳에 왔나. 왜 이런식으로 선동하냐”며 박씨의 선동을 저지했다.

    이날 진도의 날씨는 구름 한 점 없이 맑았다. 유가족들은 쨍쨍하게 내리쬐는 햇살을 가르며
    가족대책본부부터 팽목항 주차장까지 약 1km가량을 행진하며 아이들을 그렸다. 

    이후 유가족들은 희생자가족이 있는 진도체육관을 찾았다. 아직 체육관에서 힘든 싸움을 하고 있는 희생자 가족들과 조용히 아이들을 기다렸다. 

    체육관에 있는 실종가족들은 유가족의 방문에 힘겹게 기운을 차렸다. 유가족 중 한 아버지는 체육관을 떠나기 전 아이를 기다리는 한 아버지와 악수를 나누며 ”먼저 가게되서 죄송해요“라며 미안한 마음을 드러냈다. 이에 희생자 아버지는 ”아이고, 무슨소리십니까. 먼저 찾으셔서 다행입니다“라고 웃으며 답했다.

    유가족들은 9시경 체육관을 떠났다. 체육관에 남아있는 희생자 가족들은 이내 곧 제자리로 돌아가 아이들을 다시 기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