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진핑, 방중 롄잔에 "혈통은 결코 자를수 없다"
    "'중국의 꿈'은 양안의 꿈"…'대만독립 반대' 입장 재천명
    롄잔 "양안, 국제관계 아냐"…정상회담 논의여부 확인안돼


    (타이베이·베이징=연합뉴스) 중국 정부가 양안(兩岸·중국과 대만)의 화해국면 분위기 속에 방중한 롄잔(連戰) 대만 국민당 명예주석에게 적극적인 화해·협력의 메시지를 보냈다.

    그러나 양안의 발전은 '대만독립 반대'를 기초로 한다며 '하나의 중국'이라는 원칙적 입장도 강하게 전달했다.

    관영 중국중앙(CC)TV와 대만 중앙통신(CNA) 등에 따르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18일 오후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 국빈관에서 롄잔 명예주석을 만나 "양안은 한 가족으로 그 누구도 우리의 혈통을 자를 수 없다"고 밝혔다.

    또 '중화민족의 피', '중화민족의 혼' 등을 거론하며 양안은 같은 혈통과 정신, 역사문화에 뿌리를 둔 화와 복을 함께 하는 하나의 공동체라고 강조했다. 자신이 제창한 '중국의 꿈'(中國夢)은 양안의 꿈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시 주석은 이어 "역사적 원인과 현실적 원인으로 양안 사이에는 일시에 해결하기 쉽지 않은 많은 문제도 존재한다"며 인내와 신뢰의 중요성을 지적했다.

    대만 동포사회가 선택한 사회제도와 생활방식을 존중한다는 뜻도 강하게 표명했다.

    최근 양안 관계와 관련해서는 지난 5년 간 양측이 관계를 발전시키면서 이제 '전인미답의 신국면'을 열었다고 평가했지만 "'대만독립 반대'라는 공동의 기초가 무너지면 양안관계는 불안했던 과거로 돌아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1992년 '양안이 하나의 중국'이라는 대원칙에 합의한 '92컨센서스'(九二共識)와 '대만독립 반대'라는 양안 공동의 기초는 반드시 견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시 주석은 최근 65년 만에 열린 양안 간 첫 장관급 회담은 "양안 관계 발전에 중요한 의의가 있다"며 각별한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롄잔 명예주석은 이에 대해 양안 관계는 '하나의 중국'이라는 기조 아래 진행돼야 한다고 밝히며 시 주석의 의견에 대체로 동조했다.

    또 "양안관계의 평화발전은 조화로운 생활과 안심하고 일에 종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며 "(양안이 나아가야 할) 되돌릴 수 없는 정확한 길"이라고 말했다.

    롄잔 명예주석은 "양안 관계는 국제관계가 아니다. 이는 이전에 비해 더 명확해지고 있다"며 "지금 이 시간 이후 양안 관계는 한 계단, 한 계단 점점 더 멀리, 점점 더 높이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롄잔 명예주석은 대규모 민간교류 대표단을 이끌고 전날 베이징에 도착했다.

    그는 2005년 국민당 주석 신분으로 중국을 방문, 후진타오(胡錦濤) 전 국가주석 과 양안 분단 후 처음으로 국공(國共)회담을 열어 화해의 돌파구를 마련한 대표적인 친중성향 인물이다.

    이번 회동은 지난 11일 양안 첫 장관급 회담 이후 1주일 만에 이뤄지는 것이어서 양안 정상회담 문제가 거론될지 주목됐으나 이 문제가 명시적으로 거론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신화통신은 이날 두 사람의 회동소식을 전하면서 국가주석, 전 대만 부총통과 같은 직함 대신 시진핑 중국 공산당 총서기, 롄잔 대만 국민당 명예주석으로 표기했다. 이는 '하나의 중국' 기조 아래 정치적 민감성을 고려한 것이라고 AFP 등은 해석했다.

    롄잔 명예주석은 중국 방문 사흘째인 19일 오전 베이징(北京) 대학교에서 명예교수 위촉장을 받고 오후에는 양안 민간교류 좌담회에 참석해 위정성(兪正聲)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과 만나는 데 이어 20일에는 외조모 묘가 있는 선양(瀋陽)과 하얼빈(哈爾濱)을 방문한 뒤 귀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