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日本-中國 관계의 구조적 문제점

    전쟁, 분쟁은 상대방이 미워서가 아니라
    상대방이 두려워서(FEAR) 야기 될 수 있다
  • 이춘근   
       
    나카소네 야스히로 전 일본 총리의 자서전 「보수의 유언」
     ( 오대영, 김동호 공역, 중앙일보 2011년 간행) 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습니다. 

    <고이즈미 총리에 의해 단절된 중국과의 관계는
    조금 씩 좋아지고 있다.
    2006년에 아베 총리가 취임하자마자 중국을 방문해
    일-중 간에 놓여 있던 얼음을 녹이는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그것이 효력을 발휘해 2007년 4월 말에는
    원자바오(溫家寶) 총리가 일본을 방문해
     “이번의 방일은 얼음을 녹이는 여행” 이라고 말했다.
    일찍이 원자바오 총리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중일 국교정상화 이후 일본 정부와 지도자들은 역사문제에 대해 몇 번이나 태도를 명확히 해서 침략을 공식으로 인정하고, 피해자에 대해 깊이 반성한다는 사과를 표명 했다. 중국 정부와 인민은 이것을 적극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지금부터  대략  6년 전 이야기 이군요. 원자바오 총리의 말에 의하면 일본은 상당히 여러차례 중국에 사과를 했던 것 같습니다. 중국 '정부와 인민이 적극적으로 평가한다'고 말 했을 정도니 말입니다. 그 후 중국 정부는 나카소네 총리를 중국에 초청 했지요. 중국 과 일본사이에도 좋은 세월이 있었군요.   더욱  재미있는 부분은 아베 총리 때문에 고이즈미가 망친 일본과 중국 관계가 다시 양호해 졌다는 내용입니다. 

    2012-2013년의 상황에서 보면 어의가 없는 일이기도 합니다.  
    많은이들이 아베같은 극우 인물이 나와서 모든 것을 파탄 내고 있다고 보고 있으니 말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국제정치학의 고전적인 이론(理論) 하나를 확인 하게 됩니다.

    한 나라의 지도자들의 인격이나 성격, 혹은 어떤 나라의 국가적 특징이나 속성 보다
    국제정치를 결정하는데 더욱 결정적인 요인은 국제구조 (STRUCTURE 혹은 SYSTEM) 라는 이론 말입니다.
    6-7년 전 일본과 중국은 그래도 전반적인 균형( Balance of Power) 이 유지 되고 있었지요.
    군사력 (군사비 기준)도 비슷했고 경제력은 일본이 그래도 조금 앞서 있던 상황이었습니다.
    그동안 중국의 군사비와 경제력이 대폭 강화 되었습니다.
     특히 중국의 국방비가 일본 국방비의 거의 3배에 이르는 상황이 도래 했지요.
     결국 일본은 중국의 힘의 증강에 반응하기 시작했고, 급속히 증강하는 중국의 힘을 견제하려는 미국의 적극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것입니다.
    그것은 다시 중국의 격한 반응을 불러일으켜 양국의 관계는 대단히 악화 되고 있으며
    덩달아 한국도 소용돌이에 휘말리고 있습니다. 

    투키디데스는 2400년전 '펠로폰네소스 전쟁사' 라는 지금 읽어도 감탄을 주는 명저에서
    스파르타가 아테네와 전쟁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된 이유를 “아테네의 힘이 무럭무럭 증강하는 것을 스파르타는 두려워 했고, 이를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었다.” 는 극히 간단한 말로 정리 했습니다.   
    즉 전쟁, 분쟁은 상대방이 미워서가 아니라 상대방이 두려워서(FEAR) 야기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힌 것입니다.

    국가안보란 미운나라, 나쁜 나라와 맞장 뜨는 것이 아닙니다.
     힘이 센 가까운 이웃 나라, 다시 말하자면 무서운 나라로부터 오는 무서움을 경감하는 것이
    국가 안보정책의 요체인 것이지요.
    우리도 이제 감정적인 분석은 버리고 냉혹한 이익 계산을 해야 할 때입니다.    

    대체로 나라이름 앞에 반(反) 혹은 친(親)이라는 글자가 붙은 정책은 옳지 않습니다.
     그런 말 자체가 이미 감정에 치우친 것이니까요. 누구와도 잘 지낼 수 있지만, 누구라도 이익이 충돌할 때는 눈치 보지 않고 우리의 이익을 수호하겠다는 태도가 가장 바람직한 국제정치적 입장일 것입니다.

    이춘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