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日자위대, 한국서 신분 위장해 스파이 활동"
    교도통신 보도…"총리·방위상 몰래 정보수집팀 운용"
    "재일조선인 매수해 북한에 스파이 보낸 적도"


    (도쿄=연합뉴스) 일본 자위대가 한국 등에서 신분을 위장한 정보 수집팀을 운용하고 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교도통신은 육상자위대의 비밀정보부대인 '육상막료감부운용지원·정보부별반(別班)'이 냉전시대부터 총리와 방위상에게 알리지 않고 독자적으로 한국, 중국, 러시아, 동유럽 등에 거점을 설치해 정보를 수집했다고 전직 육상막료장(육군참모총장에 해당함), 전직 방위성정보본부장 등의 발언을 토대로 27일 전했다.

    교도통신이 접촉한 관계자에 따르면 이런 방위정보팀은 육상자위대의 정보·어학·인사 등 교육기관인 고다이라(小平)학교 '심리방호과정' 수료자 수십 명으로 구성됐으며 DIT라고 불린다.

    방위정보팀은 냉전 시대에 옛 소련, 중국, 북한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도시와 국가를 바꿔가면서 3개의 거점을 유지해 왔고 최근에는 한국, 러시아, 폴란드에서 활동하고 있다.

    팀원은 국외에 파견되기 전에 자위관 이력을 말소하고 다른 성(省)이나 청(廳)의 직원으로 신분을 변경하는 때도 있다.

    또 현지에서 일본 상사업체의 지점 사원을 가장한 팀원이 협력자를 활용해 군사, 정치, 치안 정보를 수집하기도 한다.

    이들은 출처를 명시하지 않고 육상막료장이나 정보본부장에게 정보를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담당이었던 전 팀원은 재일 조선인을 매수해 스파이로 북한에 보낸 적도 있으며 활동자금이 부족하면 방위성 정보본부로부터 영수증 제출이 필요없는 자금을 받았다고 폭로했다.

    이 팀원은 또 정보부별반 본부는 도쿄 이치가야(市谷)의 방위성 지하에 있으며 민간 빌딩 사무실을 빌린 `아지트'가 도쿄도내에 수 곳이 있다고 말했다.

    교도통신은 총리나 방위성도 모르는 정보 수집팀의 운용이 자위대의 민간통제 원칙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26일 중의원을 통과한 특정비밀보호법안이 참의원을 통과해 성립하면 자위대에 관한 많은 정보가 특정비밀로 지정되기 때문에 국민이나 국회의 감시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오노데라 이쓰노리(小野寺五典) 일본 방위상은 이에 관해 "조직이나 그들의 국외 진출 등에 대해 알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28일 참의원 국가안전보장특별위원회에 출석해 "다시 확실히 확인해보고 싶다"고 여지를 남기면서도 방위성과 자위대의 정보수집활동은 "임무와 사무의 범위 내에서 관계 법령에 따라 적절히 수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타 기요후미(岩田淸文) 육상막료장은 "보도된 것과 같은 조직은 과거에도 현재도 존재하지 않는다"며 "부하로부터 존재하지 않는다는 확인을 했고 현재 존재하지 않는 이상 과거의 인사에게까지 (관련 내용) 들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교도통신의 보도 내용은 사실상 한국에서 스파이 활동을 하는 자위대 관료가 있다는 취지다.

    첩보 수집을 위해 비밀리에 활동하는 정부 요원이 있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기도 하지만 당국자의 증언을 토대로 보도된 내용이라서 사실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외교가의 한 인사는 "일반적으로 민간인으로 위장해 보낸 정보수집팀이 있더라도 실체를 공식 확인하기는 어렵다"며 "다만 이들은 치외법권이 적용되는 외교관 신분을 부여받지 않았기 때문에 문제가 생길 경우 해당 국가의 법률에 따라 책임을 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쌍방의 양해에 따라 보내는 무관은 외교관 신분이 부여된 '화이트 요원'이지만 교도통신이 보도한 것은 이른바 '블랙 요원'에 관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