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의말살(抹殺)사제단

    종교인이 정치인보다 존중받는 한국의 보편적 정의는 부정하고,
    종교를 말살한 북한의 악마적 정의는 암묵적으로 긍정하는
    152명 사제단이 정의를 참칭하고 있다.

    최성재     
       
      ‘南 인민들은 이번 대선에서 새누리당의 반역통치를 배격하고 남북관계 개선과 민주화의
    새 시대를 열어 나가기 위한 선택을 해야 한다.’(2012.11.30. 중앙통신․노동신문)

      지난 18대 대선 때 국정원 직원들이 인터넷 사이트에 조직적으로 지금의 대통령에게 유리한
    댓글을 올렸다는 사실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2013. 11. 22. 정의구현사제단)

     ‘보수패당이 北 도발설과 NLL 문제를 계속 여론화, 안보위기를 부각시켜 대선에서 여당후보에게 표를 몰아 주려고 획책하고 있다.’(2012. 12. 5. 중앙통신․노동신문)

      집권여당은 국가기관의 불법적인 대선 개입의 여론을 돌리기 위해서 근거 없이 남북정상 대화록을 공개하고, 서해북방한계선 대화록을 유출시켰다. (2013. 11. 22. 정의구현사제단)

     ‘국정원의 선거개입사건을 규탄하는 反정부 촛불투쟁이 힘 있게 벌어지고 있다... 투쟁의 함성이 현 집권패당을 파국의 나락으로 몰아가고 있다.’(2013. 8. 28. 중앙통신)

      우리 천주교 전주교구도 지난 8월 26일, 152명의 사제가 국정원의 대선개입을 규탄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라는 시국선언에 서명하고 시국미사를 통해서 우리의 요구를 천명한 바 있다.  (2013. 11. 22. 정의구현사제단)

      ‘남조선에서 유신독재가 되살아나는 속에 진보민주세력에 대한 폭압소동이 일고 있다. 이는 통치위기 탈피, 장기집권 야망실현 기도이다.’ (2013.11.19, 중앙통신․노동신문)

      이미 환하게 켜진 진실을 그릇이나 침상 밑에 둘 수는 없다. 숨겨진 것은 드러나고 감추어진 것은 알려져 훤히 나타났다.(루카 8: 14-15) 국민들의 자유로운 의사 표명을 하는 선거를 불법과 부정한 방법으로 국가기관을 동원해 무시한 것은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있을 수 없고, 독재국가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2013. 11. 22. 정의구현사제단)

      우리의 이상은 모든 사람들이 다 잘 먹고 잘 입고 오래 살 수 있는 사회, 한 사람도 뒤떨어진 사람, 열성이 적은 사람이 없고 모두가 진보적이며 다 같이 몸 바쳐 일하는 사회, 한 개의 큰 가정과 같이 모든 사람들이 다 화목하게 사는 단합된 사회를 건설하는 것입니다. (김일성 저작선집 3권, 206쪽)

      "그가 그들의 말을 들으려고 하지 않거든 교회에 알려라. 교회의 말도 들으려고 하지 않거든 그를 다른 민족 사람이나 세리처럼 여겨라."(마태 18:15-17)는 성경의 말씀처럼 대통령의 사퇴를 촉구하는 시국기도회와 시국미사를 계속할 것이며, 더 이상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아님을 선언할 것이다. "들을 귀가 있는 대통령은 들어라."(2013. 11. 22. 정의구현사제단)

      1974년 유신헌법에 반대하며 출범한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은
    그 후 한국의 대통령으로 2.5명만 인정했다.
    2명은 김대중과 노무현이고 0.5명은 김영삼이다.
    나머지는 모두 독재자로, 하느님이 인정하지 않을 게 틀림없는 국가 지도자로,
    정의를 짓밟는 악마로 매도했다.

      1974년부터 1979년까지, 길게는 1987년까지 그들의 정의는 자유민주라는 보편성을 띠었다.
    가톨릭(Catholic)의 원래 뜻은 ‘보편성’이니까, 그것은 사회정치적 정의만이 아니라 천주교적 정의로서도 보편타당성을 지니고 있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6공화국 헌법 체제 아래에선 정의와 불의는 더 이상 야당 또는 여당 어느 한 편에 줄서는 것으로 보편타당성을 확보할 수 없게 되었다. 민주적 절차에 의해 제정된 헌법과 법률은 그 자체가 정의의 기준이므로 여당이든 야당이든, 정치인이든 종교인이든, 노동자든 공무원이든, 농민이든 대학생이든, 대통령이든 서민이든, 법을 잘 지키는 사람이나 집단이 정의의 편에 서게 되었다.
    또한 헌법과 달리 법률은 시대와 상황에 따라 타당성과 현실성을 잃을 수 있으므로,
    다시 말해서 정의의 기준 역할을 더 이상 못할 수 있으므로, 그것은 언제든지 입법부에 의해
    개정되거나 새 법률이 제정될 수 있다. 그러나 개정되거나 신설되기 전에는 기존의 법률이 정의의 기준이 될 수밖에 없다.

      정의구현사제단은 민주화 이후 종교인으로 되돌아가야 했지만,
    오히려 그들은 종교보다 정치를 우위에 두었다.
    교회의 권위에 기대어, 권력욕이 없다는 것을 양심의 후광으로 삼아,
    기꺼이 386운동권의 고슴도치 정수리에 기름 붓는 자, 거룩한 사제 역할을 담당했다.

    6공화국 1기와 더불어 그들은 더 이상 스스로 생각하는 능력을 잃어 버렸다.
    김대중과 노무현이 정의의 기준이 되었다.
    386운동권이 정의의 기준이 되었다.
    김일성과 김정일이 정의의 정의의 기준이 되었다.
    6.15선언과 10.4성명은 남북공통 정의의 알파요 오메가가 되었다.

    김대중이 핵개발비를 상납한 것도 정의요,
    노무현이 극존칭을 쓰면서 반말하는 김정일에게 NLL 포기에 거듭 동의한 것도 정의다.

    UN군이 서해안 전체의 섬을 장악했다가 최대한 양보해서 서해5도만 남긴 것은
    ‘휴전선 북쪽의 섬을 차지한 것이니까 정의를 유린한 것이라’
    거기서 한국과 미국이 알짱거리면 인민군이 직접 포격하는 것이 정의라고 그들은 확신한다.

     
    그들이 제멋대로 인용하는 성경은 결국
    독재자 김일성의 어록을 정당화하는 수단으로 전락해 버렸다.
    북한의 왕족귀족 2만 명과 한국의 6.15만만세파 5만 명이 원하고 지시하는 대로,
    그들은 그것을 하느님의 지상명령으로 믿고서 스스로 예레미야가 된 듯 이사야가 된 듯
    날마다 기도하고 설교하고 걸핏하면 성명서를 발표한다.

    선거과정에서 김대중과 노무현이 이기기만 하면,
    어떤 거짓 선동을 했든 그것은 일체 문제 삼지 않았다.
    북한이 동해로 서해로 아무리 쳐들어와도 한 마디 유감을 표시하지 않았다.
    도리어 한국과 미국을 탓했다.

    김대중+노무현당과 386운동권과 김씨왕조에게 1517년의 레오 10세처럼
    하느님의 이름으로 면죄부를 준다.
    베드로 성당을 건립할 돈을 마련하기 위해 면죄부를 발부한 것처럼,
    그들은 김정일+김대중 식 남북평화통일을 위해서
    올곧고 청렴했던 마르틴 루터 흉내를 내면서 양심의 북을 둥둥 울리며
    돈 한 푼 안 받고 친북좌파에게 면죄부를 발부한다.

      정의의 사도를 자처하지만, 그들은 UN에서 10년 연속 북한인권 결의안을 내놓아도
    단 한 번 북한인권에 대해 유감을 표하지 않았다.
    북한이 오프라인이든 온라인이든 한국의 대선에 노골적으로 개입한 것에 대해서는
    단 한 마디도 유감을 표시하지 않았지만,
    김대중과 노무현이 김정일과 귓속말을 주고받으며
    국정원의 대북(對北) 부서를 초토화시키는 바람에
    북한의 대남(對南) 심리전에 대해 최소한의 대북 심리전밖에 못한 것을 두고
    실정법을 어긴 천인공노할 짓이라며 김대중+노무현당을 적극 옹호한다.

    인터넷과 SNS에서 공무원들이 수십 억, 수백억 건 야당 후보를
    적극적으로 지지한 것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않는다.
    그러나 지금까지 밝혀진 바로는 단 3건에 지나지 않는 댓글에는
    ‘진실이 만천하에 드러났다’고 순교자의 울분을 토해 낸다.

    야당이 대포폰으로 불법적으로 함정수사하다가
    급기야 수십 명 인권유린 막가파를 급파하여 정의의 깃발을 빽빽이 쳐들고서
    호언장담한 20명이 아니라
    딱 한 명 젊은 애국 여성을 3일간 불법 감금한 것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않는다.

      그렇게 정치가 좋으면, 사제복을 벗고 정식으로 정의말살사제당을 창당하기 바란다.
    교회를 방패삼고 성경을 창 삼아,
    백번 양보해서 의도는 아니더라도 결과적으로 수행하게 되는
    악마의 주구 역할을 그만두기 바란다.

    어차피 정의의 사도를 자처하며 길길이 날뛰던 월남의 사제들처럼
    그대들의 각종 성명서로 미루어 보아
    그대들이 간절히 원하는 듯한 적화통일이 달성되면,
    사제복은 강제로 벗겨질 것이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