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쿄=연합뉴스) 도쿄전력 측이 후쿠시마(福島) 원전 오염수 유출이 통제 불가능한 상태라고 밝혀 파문이 예상된다.

    야마시타 가즈히코(山下和彦) 도쿄전력 연구원은 13일 후쿠시마 제1원자력 발전소의 오염수 문제에 관해 "지금 상태는 컨트롤이 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교도통신은 야마시타 연구원이 이날 후쿠시마현 고리야마(郡山)시에서 열린 민주당 '원자력발전소사고에 관한 대책본부' 회의에서 이렇게 언급했다고 보도했다.

    야마시타 연구원은 임원급 연구원으로 후쿠시마 제1원전의 폐로(廢爐)를 위한 장기대책을 총괄하고 있다.

    그의 언급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이달 7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한 발언을 대놓고 부정하는 것이다.

    아베 총리는 오염수 문제에 관해 "상황이 통제되고 있다(The situation is under control)"며 안전성을 강조했다.

    도쿄전력은 12일에도 '외부 바다로 유출된 삼중수소가 있다는 것이 공식 입장'이라고 밝혀 "오염수 영향은 후쿠시마 제1원전의 항만 내 0.3㎢ 범위내에서 완전 차단되고 있다"고 장담한 아베 총리의 발언을 부인했다.

    아베 총리가 사실을 호도했다는 지적이 이어지면서 정치권으로 논란이 확산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은 아베 총리의 발언 근거가 무엇인지를 따지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오하타 아키히로(大전<白밑에田>章宏) 민주당 간사장은 "총리의 책임문제도 있다"며 "임시국회 소집을 앞당겨 국민에게 설명하도록 요구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방사성 물질의 영향은 발전소의 항만 내에 머물러 있다"고 맞섰다.

    도쿄전력이 미국에서 초빙한 폐로 전문가는 후쿠시마 원전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오염수·탱크 대책본부의 사외 전문가로 초빙된 레이크 배럿 씨는 12일 후쿠시마 원전을 살펴본 후 "미국 스리마일 섬 원전 사고보다 훨씬 복잡하고 어려운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스리마일 섬 사고는 1979년 3월28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해리스버그 소재 스리마일 섬 원전 2호기에서 냉각장치 파열로 노심이 녹아 핵연료가 외부에 유출된 사고다. 배럿씨는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 소속으로 4년간 복구를 지휘했다.

    도쿄전력은 13일 배럿 씨와 NRC위원장 출신인 데일 클레인 원자력개혁감시위원회 위원장 등 전문가가 참석하는 오염수·탱크 대책본부 회의를 열어 의견을 수렴했다.

    도쿄전력은 오염수가 유출된 탱크에서 북쪽으로 약 20m 떨어진 관측용 우물에서 채취한 지하수에서 1ℓ당 13만㏃(베크렐)(법정 한도 6만㏃)의 삼중수소(트리튬)가 확인됐다고 밝혀 우려를 가중했다.

    파문이 커지자 아베 총리는 이번달 19일 후쿠시마 원전을 방문 시찰할지 검토 중이다.

    방호복을 착용하고 오염수 누수 현장을 확인해 정부가 전면에 나섰다는 것을 보여주겠다는 취지다.

    도쿄전력은 전기사업연합회를 통해 전국 전력회사가 방사선 관리요원을 파견해 줄 것을 요청했다. 협회는 10명 가량을 후쿠시마 원전에 보내기로 했다.

    야마모토 이치타(山本一太) 과학기술담당상은 오스트리아 수도 빈에서 열리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총회에 출석해 오염수 문제 등을 설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15∼17일 IAEA를 방문, 도쿄전력에 맡기지 않고 정부가 전면에 나서 대응한다는 것을 강조할 예정이다.IAEA는 조만간 후쿠시마 원전에 2차 조사단을 파견하기로 한 상태다.

    한편, 후쿠시마현 북부의 소마후타바(相馬雙葉)어업협동조합은 12일 회의를 열고 오염수 문제로 중단한 시험조업을 이번 달 하순부터 재개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이들은 후쿠시마 현이 이달 3일 공표한 시험조업해역 조사 결과에서 방사성 물질의 농도가 사고 전과 거의 같은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했다.

    이르면 26일 시험조업에 나서는 방안을 두고 조율 중이며 최종적으로는 오염수 상황을 보고 판단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