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에는 '펌프장강간' '승강기 강간'도 있다

    최다미 기자 /뉴포커스

  • 북한에는 각 아파트마다 펌프장이 있다. 이 펌프장은 아파트의 물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최근 북한 정권이 이곳에서 일어나는 각종 강간범죄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펌프장은 아파트 지하나 옆에 위치했고 각 세대의 물 공급을 위해 여기에는 항상 근무를 하는 여성관리원이 있다.
    그런데 관리원 외 출입이 제한된 곳인데다 24시간 3교대로 일하는 관계로 여성관리원들이 강간범죄의 대상이 된다고 평양출신 탈북자들이 증언했다.

     2012년 탈북한 평양 출신 이지혜 씨는 "관리원들이 이런 일을 당해도 말을 하지 못한다. 워낙 가부장적인 사회라서 소문이라도 나면 시집을 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문을 안으로 잠그지만 순찰중인 보안원이라면 문을 열어줄 수밖에 없다. 그 외에도 온갖 권력기관을 사칭한 공갈이나 사기에 속아 문을 열어주는 순간 군인이나 남성들이 달려들어 새벽 시간대에 혼자 있는 여성을 강간하는 범죄가 끊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정권이 이 일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다고 증언했다.

    이지혜 씨는 "창광거리에 위치한 아파트 펌프장에 간부집 딸이 근무했다. 토대가 좋아서 웬만한 곳에 쉽게 들어갈 수 있었지만 직장은 다니기 싫고, 그렇다고 무직으로 살 수 없어 집 밑에 있는 펌프장 관리원으로 일했다. 그런데 간부 딸인 줄 모르고 야밤에 웬 남성이 칼을 들이대고 강간했고, 결국 중앙당 간부집 딸이 당한 일이라 보위부까지 나서서 수사하면서 이 일이 일파만파로 퍼졌다"고 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평양시 전체 펌프장 여성 관리원들이 강간의 위험에 항상 노출돼 있다는 보고서가 중앙에 보고되면서 정권이 해결방법을 모색하기 시작했다고 이 씨는 전했다. 

    이지혜 씨는 "북한 정권이 문제해결을 위해 관리원들을 모두 유부녀로 교체하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그런데 정권의 골칫거리는 관리원으로 동원될 여성이 없다는 점, 성폭력 때문에 관리원 자리를 기피하는 것이 아니라 유부녀들은 장마당에서 장사를 하겠다는 이유로 관리원 자리를 싫어하는 것"이라면서 "장마당에서 벌어들이는 수익이 더 큰데 어떤 여성이 펌프장에서 일을 하려고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2009년 탈북한 평양 출신 박순영 씨도 평양시 펌프장 강간범죄사건들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라며 그 뿐만 아니라 아파트 승강기(엘리베이터) 관리원들도 마찬가지라고 증언했다. 평양시 아파트 옥상이나 지하에는 승강기 관리원실이 따로 있는데 가끔 군인이나 불량배 남성들이 쳐들어와 홀로 근무를 서는 여성을 강간하는 사건들이 비일비재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박순영 씨는 하도 이런 범죄들이 많은 나라여서 펌프장이나 승강기 관리원이라고 하면 이상한 여자로 보는 시각이 많은 형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권이 갖은 이득을 다 보장해줘도 그 말을 믿는 주민들이 없다"면서 "이러다가는 군인들이 펌프장이나 승강기를 지키는 것 아니냐는 우스갯소리까지 나도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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