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방님 운명이 제 운명

    수줍은 첫 입맞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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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일일 드라마 <구암 허준>  4월10일 자 방송에서 드디어 허준(김주혁)과 다희(박은빈)의 혼인이 이루어진다.

    어렵게 어머니의 승낙을 얻고 나서 두 사람의 조촐한 혼례가 치러진다. 구일서(박철민)의 집 마당 한 가운데에 혼례상을 차렸다.  낮은 상 위에는 쌀을 담은 그릇에 촛불을 꽂아 놓고 소나무 가지가 올려져 있다.

    하례객이라야 어머니 손씨(고두심)가 지켜보는 가운데 구일서의 처 함안댁(견미리), 용천에서 같이 밀수를 하던 양태(여호민)뿐이다. 구일서가 대충 주례를 본다.

    두 사람의 진실한 마음이 가득한 혼례식은 조금도 초라하지 않다. 높은 상 위에 가득 올려진 산해진미나 호사스런 혼례복, 온갖 아름다운 장식들이 자리를 빛내고 있지 않다고 해서 혼인의 신성함을 훼손시키지도 않는다.



  • 무엇보다도 어머니의 간절함 염원도 함께 올려져 있다. 아름다운 혼례식이다.

    첫 날 밤 등잔불이 켜져 있는 방에 두 사람이 꿈인 듯 생시인 듯 마주한다.

    “당신 참 어리석은 선택을 했어.”
    “천신만고 끝에 혼인을 했지만 난 당신한테 해 줄게 없어.”

    “이제 양반으로서 누리며 살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어. 앞으로 천민으로서 모진 일을 겪으며 살게 될 거요. 그렇게 사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양반으로 대접 받으며 편히 살 수 있는 길을 버리고 천민의 아낙네가 되어 온갖 수모를 겪을 것이 안타까운 허준.

     

    “이미 양반의 허물을 벗었습니다.
    가난은 두렵지 않습니다.
    서방님을 만나 실 날 같은 목숨을 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서방님 운명이 제 운명과 다름 없습니다.
    의지하고 기댈 가슴만 있으면 더 바랄게 없습니다.”

     

    화려한 수식어나 공허한 과장이 없는 한 남자와 한 여자가 평생을 같이 하겠다는 진심을 다한 고백이 달빛처럼 서로의 마음을 비쳐준다. 어두운 방을 밝혀주는 등불처럼 따뜻하게 서로를 감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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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금으로 말하면 “병들 때나 아플 때나 슬플 때나 기쁠 때나 어떤 환난이나 곤고나 현재나 장래나 그 어떤 것도 두 사람을 갈라 놓을 수 없는 이제 하나가 되었다”는 서약을 주고 받으며 깊은 신뢰를 서로의 가슴속에 얹어 놓는다.

    두 사람은 가장 귀한 혼수를 주고 받았다. 금강석보다 더 단단하고 빛나는 혼수는 앞으로 어떤 어려운 일이 있어도 지켜 줄 것이다.

    서방님 운명이 제 운명과 다름 없습니다!

    고맙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