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인성 송혜교의
    패륜,
    언어파괴 어디까지?



  • SBS 수목드라마 ‘그 겨울 바람이 분다’가 일본의 인기 드라마였다는 것을 알았을 때 떠오르는 불길함.

    20여 년이 지난 후에 오영(송혜교)은 오빠를 만난다.
    감옥 같은 생활에서 건져 줄 오빠를 목 매달고 기다리고 기다리다가 드디어 만났을 때 감격스런 목소리로 “오빠”해야 하지 않는가?

    헌데 너무나 생뚱맞게 ‘너’라고 저능아처럼 부른다.
    거의 오빠라고 부르는 법 없이 시종일관 ‘너’라고 부른다.
    오수(조인성)도 “야 오빠한테 너가 뭐야”라는 반응이 자연반사적으로 나 올 법도 한데. 오수도 ‘너’라는 말에 전혀 반응이 없다.    

    눈이 보이지 않는다고 오빠라고 하면서 온 몸을 만지고 진한 키스를 밥먹듯이 반복하고, 나중에는 껴 안고 같은 침대에서 자기까지 한다.

    하긴 슬쩍 슬쩍 비정상적인 설정을 위해 미리 암시를 깔아 놓기는 했다.
    왕 비서(배종옥)가 오영이를 자기 마음대로 조정하기 위해서 아무 것도 가르쳐 주지 않아서 오빠라는 개념조차 몰라서 어떻게 대하는지 모른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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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영이는 무인도에 살지 않는다. 귀와 오감은 멀쩡하다 못해 특수하다.
    친구도 있고 어릴 때 오빠 친구부부도 만난다. 복지관도 매일 다닌다. 약혼자까지 있다.
    어떤 이유에서건 전혀 타당성이 없다. 설사 약간의 타당성이 있더라도 전혀 타당성이 없다.

    ‘너’는 도대체 어는 별에서 왔니?

    신이 인간에게 준 선물 중에서 언어처럼 위대한 것이 또 있을까! 
    무한대의 놀라운 탁월성! 인류의 모든 문명은 언어에서 비롯됐다.
    하지만 언어 역시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생명과 살인, 저주와 축복, 독약과 양약.  

    언어말살, 언어의 정체성, 언어의 혼돈, 언어의 무질서, 언어의 과잉, 언어의 포장, 언어의 횡포, 언어폭력, 언어살인, 언어깡패… 

    유전자를 조작하여 만들어지는 농산품처럼 그 해독이 어떤지 아직 나타나지 않았지만 그 공포감은 이미 시작되었다. 언어유전자조작의 심각성은 더 무섭다.

    샛별같이 아름다운 너!
    핵폭탄보다 더 폭발력이 넘치는 너!
    이 세상의 모든 위대한 것보다 더 찬미 받아야 마땅할 너!

    순결하고 거룩하며 금보다 은보다 더 보배롭고 인간의 영혼을 지혜의 샘으로 적셔주며 아름다운 열매를 맺게 하는 햇살같이 빛나는 언어의 영혼을 이제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