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이견 차이로 보고서 채택 무산, 국회 인준 못받을 듯
  • ▲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가 2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정회가 선언되자 청문회장을 나가고 있다. ⓒ 연합뉴스
    ▲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가 2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정회가 선언되자 청문회장을 나가고 있다. ⓒ 연합뉴스

    공무비용 편법처리로 논란을 빚었던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가 낙마할 것으로 보인다.

    꾸준히 반대 의견을 냈던 야당은 물론 여당까지 손을 든 상태다.

    국회 인사청문특위는 24일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 심사경과보고서 채택 전체회의를 열 계획이었다.

    하지만 여야 이견이 너무 커 회의 자체를 열지 못했다.

    보고서 제출 시일은 25일까지로 하루가 더 남았지만, 이 후보자에 대한 청문보고서 채택도 사실상 무산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인사청문특위 새누리당 간사 권성동 의원는 브리핑을 통해 ‘사실상 끝났다’는 말로 ‘백기’를 들었다.

    “민주당 간사인 최재천 의원과 만나 청문보고서 채택 문제를 논의했으나 합의를 보지 못했다.
    새누리당은 이 후보자에 대한 적격 의견을 갖고 있기 때문에 적격ㆍ부적격 의견을 모두 기재하자고 했으나 민주당은 부적격 의견만 담자고 해 합의를 못했다.”

    “오전 11시로 예정됐던 특위 전체회의는 열리지 않는다.
    오늘 협상이 결렬됐기 때문에 인사청문특위의 활동을 사실상 끝났다.”


    이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 결과 당초 여권에서는 적합 의견이 높았지만, 시간이 갈수록 논란거리들이 계속 드러나면서 ‘더 이상 버틸 수 없다’는 기류가 퍼졌다고 한다.

    “오늘로 이 후보자에 대한 정치적 사망 선고는 내려진 것 같다.
    지난 이틀간 청문회라는 귀납적 결론을 통해 이 후보자는 지극히 부적합하고 부적절하다는 여론과 언론, 시민들의 평가가 내려졌다. 아무 의미가 없는 후보자의 지위다.”
        - 민주당 간사인 최재천 의원

     

    이 후보자의 국회 인준이 어려워지면서 남은 방법은 국회의장이 직권상정을 통해 본 회의에 안건을 상정, 표결로 처리하는 것만 남았다.

    하지만 강창희 의장이 ‘인사안건을 직권상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인데다, 이미 드러난 위장전입, 업무추진비 유용 의혹 때문에 여당 내에서도 부정적인 의견이 많아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때문에 정치권에선 이 후보자의 자진사퇴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 ▲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가 2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정회가 선언되자 청문회장을 나가고 있다. ⓒ 연합뉴스


    한편 여권에서는 이 후보자 낙마 논란의 불똥이 박근혜 당선인에게로 튀지 않을까 고민하는 모습이다.

    이 후보자 임명 제청은 이명박 대통령이 했지만, 박 당선인과의 교감도 깊었다는 인식이 퍼져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청와대는 이번 인선을 진행하면서 이동흡 후보 외에 다른 한 후보를 함께 논의했다.
    이 과정에서 박 당선인의 의중이 반영됐다는 얘기가 나왔다.

    다른 후보는 박근혜 당선인의 동생 박지만 씨와 친분이 있다는 점이 문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내부에서는 책임을 박 당선인 측에 전가하려는 분위기가 강하다.

    “차기 총리는 결국 당선인과 함께 일할 사람이라는 점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한 게 사실이지 않겠느냐. (이 후보자에 대한)문제가 불거지는 상황에서도 당선인께서 별다른 말씀을 하지 않았다는 것은 이를 청와대의 책임으로 미루려는 것 아니냐.”
         - 청와대 한 관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