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통령선거 몇 번 하면
    군 복무 5개월로 단축될 거야”


    -개그맨이 조롱한 문재인의 군복무 18개월 단축공약-

    오 윤 환


    2개월 전인 10월 중순 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군목무기간 ‘18개월 단축‘을 들고 나왔다.

    그러자 개그맨 남희석이 이런 트윗을 날렸다.

    “대통령선거 몇 번만 더 하면 군 복무 기간 5개월로 단축될 거야….
    훈련소 한 달.
    이등병 일병 병장 각 1개월씩”

    문재인의 사병복무기간 단축 공약을 비꼰 것이다.

    남 씨 트윗에 네티즌들은 이런 반응을 보였다.

    “속이 다 뻥 뚫리네”

    “이념을 떠나서 사병복무기간 갖고 장난치는 것은 고쳐져야”


  • 개그맨으로부터 조롱을 들은 문 후보는 두달 후인 11일, 다시 ‘군복무기간 18개월 단축’을 들고 나왔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를 좀체 따라잡지 못하자, 군입대를 앞둔 젊은 층과 그들의 부모를 겨냥한 ‘미끼성‘ 공약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두달전 한바탕 우려먹은 공약을 재탕할 이유가 없다.

    복무기간 단축은 ’마약‘과 같다.
    “재미 좀 봤다”는 노무현 후보의 `수도이전 공약 이상의 마약’이다.

    하루 전에는 문 후보가 소위 ‘양심적 병역거부자 대체복무'를 공약으로 던졌다.
    이른바 ‘양심’과 ‘종교’를 내세워 병역을 거부한 자들에게 사회공익근무 등으로 군복무를 대체해주겠다는 것이다.

    그러자 인터넷에는 “사병 복무 끝나고 부사관 연장 복무한 나는 비양심이냐”는 비아냥이 올라왔다.
    문 후보 공약은 성실하게 병역의무를 이행한, 앞으로 이행할 이 나라의 젊은이들을 ‘비양심“으로 모는 파괴적 발상이다.

    문 후보가 입에 올린 이른바 [양심적 병역 거부자]라는 용어부터가 역겹다.
    보통 국민들이 생각하는 병역의무의 ‘양심’은 남들처럼 군복을 입고 총을 들고 나라와 가족을 지키기 위해 병역의무를 다하는 것이다.
    신성한 국방의무 이상의 ‘양심’이 있다는 발상부터가 웃긴다.
    적이 핵무기와 대량살상무기로 우리를 위협하는 마당에 무슨 놈의 “양심” 타령인가?

    문 후보는 소위 ‘양심적 병역 거부자’의 “대체 복무 내용을 군복무 이상으로 강도를 높이고 기간도 1.5배 정도로 해 더욱 무거운 제도로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도대체 신성한 국방의 의무를 뭘로 대체하겠다는 것인가?

    병역의무는 대체복무 내용의 강도나 근무기간의 문제가 아니다.
    훈련소에 입영해 군복을 입고 총을 들고 훈련받은 뒤 일선 부대에 배치돼 나라를 지키는 군인이 되느냐 아니냐의 문제이지 무슨 근무 강도가 어떻고, 근무 기간이 어쩌고 할 문제가 아닌 것이다.

    소위 ‘양심적 병역 거부자’에는 종교적 이유가 대부분이다.
    종교를 내세운 ‘집총거부’다.

    종교도 나라가 있고 교회가 있어야 가능하다.

    북한에는 종교가 없다.
    사이비, 어용 종교만 있을 뿐이다.

    종교를 이유로 병역을 거부하는 자들에게 양심이 있다면 ‘종교’를 지키기 위해서도 총을 들어야 한다.
    종교를 핑계로 병역을 거부하다 종교 없는 세상을 초래한단면 그것처럼 비양심적인 행위도 없을 것이다.

    문 후보는 사병복무기간을 현행 21개월에서 18개월로 단축하겠다면서 “정예강군을 만들어 안보를 더 튼튼히 하겠다"고 했다.
    군복무기간을 1년 반으로 토막내고, 소위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에게 대체복무를 허용해 합법적 병역기피의 길을 터놓으면서 "정예강군을 만들어 안보를 더 튼튼히 하겠다"고?

    북한의 사병복무기간은 남자는 10년, 여자 7년이다.
    16세부터 입영대상이다.

    그러나 북한군은 10년, 6년이 지나도 제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구대원들(고참)을 제대시키면 군 전투력이 마비되고 신입대원 훈련을 시키지 못한다는 이유 때문이다.

    북한 군인은 10년, 6년의 복무기간 중 아예 사병들을 `전투기계’로 양성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21개월도 길다며 `18개월’로 단축하자고 아우성이다.
    복무기간단축, 소위 양심적 병역거부자 대체복무같은 비양심적 공약에 속으면 절대 안된다.

    2002년 대선에서 이회창 후보가 “임기내 복무기간 2개월 단축”을 공약하자, 노무현 후보는 재빨리 “4개월 단축”을 들고 나왔다.

    노 후보는 대통령 취임 후 `국방개혁 2020계획’을 세우고 공약대로 사병 복무기간을 줄여나갔다.
    공약대로라면 2014년 육군과 해병대는 18개월, 해군은 20개월, 공군은 21개월로 복무기간이 감축된다.

    노무현 정부의 사병복무기간 단축은 북한의 천안함 폭침으로 중단됐다.
    18개월로 줄어들던 복무기간이 `21개월’로 묶인 것이다.

    천안함 폭침에 이어 연평도 살인 포격이 터지자 대통령 직속 국가안보총괄점검회의는 이명박 대통령에게 복무기간 단축을 백지화하고 24개월(육군 기준)로 환원하자고 건의한 바 있다.

    그런데 10년 전의 “18개월 단축”이 대선 정국의 틈바구니에 다시 등장한 것이다.

    사병 복무기간을 `18개월’로 줄이면 숙련된 전투병 확보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게 군사전문가들 판단이다. 특히 미사일· 통신· 기갑병과는 숙련 기간이 길기 때문에 훈련이 끝나 자대에 배치돼 기능을 할만하면 전역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대체복무제는 17대 국회에서 열린우리당 임종인, 민노당 노회찬 의원이 각각 발의했고, 18대 국회에선 민주당 김부겸, 민노당 이정희 의원이 각각 발의했지만 모두 자동 폐기됐다.
    2005년엔 대법원 입영 거부자 유죄 판결, 헌법재판소의 병역법 합헌 결정으로 판단이 내려진 사안이다.

    개그맨 남희석의 “대선 몇 번만 더 하면 군 복무 기간 5개월로 단축될 거야…. 훈련소 한 달. 이등병 일병 병장 각 1개월씩”이라는 트윗이 다시 떠오른다.

    문 후보의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