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마 해라. 안철수 많이 울궈 먹었다 아이가”

    -문재인 외면하고 짜장면만 먹고 다시 떠난 안철수-

    오 윤 환


  • 대선 출마포기를 선언한 안철수 전 후보가 닷새만인 28일 서울로 돌아왔으나 문재인 지지 여부에는 입도 벙긋하지 않은채 다시 지방으로 떠났다.

    그의 입에서 나온 건 “앞으로 무슨 일을 할 때 제 개인의 입장이 아니라 지지해 주시는 분들의 입장에서 판단하겠다"는 말 뿐이다. ‘문재인 지지‘에 대한 ”안철수 개인의 생각은 없다“라는 못박기다.

    안 후보의 ‘편들기’에 목을 맨 민주당과 문 후보로서는 여간 실망스런 발언이 아니다.

    안 전 후보 출마포기 이후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지지율이 상승한 반면 문 후보 지지율이 하락하기 시작한데다, 안 전 후보까지 민주당의 안타까운 손짓을 외면해버리자 ‘공황’ 상태에 빠진 듯한 분위기다. 민주당과 문 후보 뿐만 아니라 원로회의, 조국, 진중권 교수 등 문재인 협업자들까지 패닉상태다.

    안철수 전 후보가 문 후보와의 ‘단일화 프레임’ 덪에 걸려 좌절했지만, 이제는 문 후보와 야권 전체가 ‘안철수 프레임‘에 묶여 헤매는 형국이다.

    안철수라는 해바라기를 쫓다보니 민주당과 문 후보는 대선의 ‘상수’에서 밀려나버렸다.

    대선의 정중앙에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출마를 포기한 안철수만 “딱” 좌정한 모양새다. 문 후보는 그 주변에서 굽신거리며 ‘하회’(下回)를 기다리는 ‘아랫것‘의 모습을 연상케 한다. 애타게 “안철수”만 부르짖은 업보다. 안철수를 향한 구애가 추파를 너머 ’앵벌이‘처럼 들릴까 걱정이다.

    <오마이뉴스>는 29일 ‘주인잃은 ’안철수 약속‘ 문재인 품으로’라는 핑크빛 제목의 글을 실었다.
    “문 후보가 농도 짙은 구애의 몸짓을 보냈다. 단일화 과정에서 사퇴한 안철수 전 후보의 마음을 잡으려는 프러포즈”라는 내용이다.
    민주당-<오마이뉴스> 합작의 축축한 추파다.

    <오마이뉴스>는 이용섭 민주당 정책위의장이 중앙선관위에 제출한 문 후보의 10대 공약을 설명하며 "안 후보의 정치혁신과 '새 정치'의 뜻을 문 후보가 이어갈 수 있도록 적극 반영했다"며 “안 후보가 실현하려 했던 새로운 정치 세상을 문 후보와 민주당이 이어 받아 적극 추진하겠다"고 했다는 발언을 특필했다.

    민주당 공약에는 ‘안철수’라는 이름이 명시됐다.
    대선공약에 당원도 아닌 인물의 이름이 들어간 것은 동서양 고금에 없는 일이다.

    민주당과 <오마이뉴스>의 ‘위시 리스트’에는 문 후보와 안 후보가 단일화 TV토론에서 얼굴을 붉히며 충돌한 국회의원정수 축소 여부, 문 후보가 안 후보의 금강산관광 대북정책을 ”이명박 정부와 똑같다“고 묵사발 놓은 것은 빠졌다. 문 후보가 안 후보를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함께 ”1%‘로 규정한 것도 눈감았다.

    오로지 안철수 마음을 돌려세우기에 급급한 모습이다.

    <오마이뉴스>에는 “두 사람의 정책적 결합은 '아름답지 못한 단일화'를 반전시킬 수 있는 카드로 여겨졌다”는 기막힌 코멘트가 뒤따랐다. 언론 기사인지, 개인의 ’위시리스트‘(wish list)인지 모를 일이다.

    <오마이뉴스> 보도와 거의 동시에 문재인 캠프 진성준 대변인은 "서울시장 보선에서 안 후보는 박원순 시장에 대한 편지로 지원을 하시고, 또 유튜브 동영상을 만들어 지원하시는 그런 모양새를 보여줘 국민에게 뭐랄까요, 참신함을 선사해주셨다"며 "그런 것이 안철수 후보다운 방식이다, 이렇게 생각되는데, 글쎄요. 그걸 함께 머리를 맞대고 기획할 문제인가는 잘 모르겠고, 안철수 후보께서 판단하고 결심하시겠죠"라고 덧붙였다.

    안 전 후보의 문 후보 지원이 선거법위반이라는 선관위 해석에 대한 반응이다.
    ‘편지’와 ‘동영상’으로라도 도와달라는 애결복걸이다.

    만약 문 후보가 이러면 어떨까?
    “안철수 후보와 함께 했던 시간이 행복했다. 이제 안 후보를 떠나 보내려 한다. 안 후보로 상징되는 새정치를 가슴에 안고 가겠다. 민주당과 원로회의, 조국, 진중권도 더 이상 안철수를 괴롭히지 말라. 대선 승패는 나의 몫이다. 문재인으로 심판받겠다”고 말이다.
    더 의젓하지 않을까?

    안 전 후보가 문 후보 진영의 반칙과 불공정행위에 민주당을 ‘구태’로 몰며 단일화협상 중단을 선언하자 16일 열린 심야 민주당선대위에서는 “차라리 박근혜와 맞짱 뜨자. 그게 더 당당하지 않겠나. 져봐야 야당밖에 더하겠느냐?”는 발언이 나왔다.
    이게 정상이다.

    지방을 떠도는 안철수만 바라보며 애끓는 연서(戀書)를 쓰는 것은 전력만 분산시킬 뿐이다. 국민들은 문재인 후보 자리에 안철수가 반쯤 발을 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이게 문 후보 지지율이 빠지는 이유 아닐까?

    안철수 캠프의 선대인 국민정책참여단장은 28일 트위터를 통해 “안후보 한 사람을 쳐다보는 분위기가 당연히 이길 게임을 지게 만들었다”고 민주당과 문 후보에 쓴소리를 날렸다.

    그의 지적은 앞으로도 “쭈욱” 계속될 것이다. 문 후보 뿐만 아니라 “후보단일화만이 살길“이라고 외친 원로회의, 조국, 진중권 등 ‘치어보이‘들이 들으라는 얘기다.

    민주당과 문 후보에게 선관위 관계자의 유권해석을 들려준다.

    “안 전 후보가 문 후보 선거운동원으로 등록하는 것과 관계없이 문 후보 지원 목적으로 강연을 여는 것은 불법이고, 선거운동을 하면서 사무실을 운영하는 것도 법에 저촉된다"

    ”하지만 안 후보가 문 후보 선거 유세 현장에 참석해 손을 들어주는 것은 가능하다.
    단, 연설원으로 지정받아야 한다.“

    이와 함께 안 후보 핵심참모의 발언도 소개하자.

    ”안 후보님이 문 후보 꽁무니를 따라 다니는 2인자 역할은 절대 안하실 겁니다.“

    ”제발 그마 해라 안철수 많이 울궈 먹었다 아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