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의 국민이 되어 살고 싶습니다” 민감한 시기에 공개적으로 지지선언 해야 하나?
  • ▲ 김기덕 감독이 11일 오후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열린 베니스 영화제 '피에타' 황금사자상 수상 기념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김기덕 감독이 11일 오후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열린 베니스 영화제 '피에타' 황금사자상 수상 기념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피에타’로 베니스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김기덕 감독이 “문재인의 국민이 되어 대한민국에 살고 싶다”고 밝혔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경선 후보를 지지한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이다.

    유럽에 체류 중인 김기덕 감독은 10일 기자들에게 다음과 같은 내용의 이메일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께서 진심 어린 축전을 보내주셨고 새누리당도 영화인에 대한 깊은 애정이 담긴 메시지를 발표하셨다.”

    “노회찬 의원님, 김동호 전 부산영화제 위원장님, 이외수 선생님, 진중권님, 이현승 감독님, 그 외 아직 파악하지 못한 분들까지 모두 축하해 주셨습니다.”

    “모든 분이 훌륭하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문재인님이 고름이 가득 찬 이 시대를 가장 덜 아프게 치료하실 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문재인의 국민이 되어 살고 싶습니다.”

    “진심이 가득 담긴 감동적인 긴 편지를 보내주신 문재인님의 편지는 평생 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건강한 수평사회를 위해 같이 노력하시자는 말씀과 연말에 아리랑을 부르고 싶다는 말씀은 뭉클합니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자 정치권과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한바탕 논란이 일었다.

    선거법 위반 문제는 물론 대선이 100일도 남지 않은 민감한 시기에 특정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게 적절하냐는 것이다. 민주통합당 대선 경선도 아직 진행 중인 상황이다.

    정치권 관계자의 설명이다.

    “개인적인 정치 견해를 표출하는 건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만 이런 얘기는 사적으로 얘기해야 했다. 공인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성향에 맞는) 정치인을 지지하고 나서면 국민 분열이 가속화 할 수도 있다. 국민 혼란만 가중될 뿐이다.”

    누리꾼들의 반응도 비슷하다.

    일부 누리꾼들 사이에선 “대선을 앞두고 가뜩이나 정치권이 민감한데 그렇게 공개적으로 지지선언을 했어야 하나? 그런식으로 따지면 가수 설운도는 매번 무대에 나와 박근혜 지지선언 노래를 불러도 되겠네”라는 반응이 나왔다.

    김기덕 감독이 좀 더 신중하게 발언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편, 문재인 후보는 11일 자신의 트위터에 “감사합니다. 김기덕 감독님이 바라는 수평사회는 제가 만들고 싶은 대한민국입니다”라고 글을 올렸다. 이어 김기덕 감독의 발언이 화제가 된 것을 의식한 듯, “국민의 문재인이 되겠습니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