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자 여러분께 알립니다>

     '방송 사고'! 잠을 못잤습니다



    제가 화요일과 금요일 오후 4시50분 채널A 박종진의 쾌도난마에 고정출연하는 건 독자 여러분들께서 잘 알고 계실 겁니다.  그런데 어제 밤에 황당한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밤 12시 ‘재방송’에서 딴 사람이 출연한 걸 틀어버린 겁니다. 황당한 방송사고이지요. 너무 황당하고 허탈해 뒤척이다가 잠에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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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에 박종진 앵커와 최경우 작가에게 사태의 심각성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크게 충격을 받은 것 같았습니다. 정확히 책임을 논하자면 방송 제작 메커니즘 차원에서 이들은 책임이 없지요. 매일매일 시청률을 높이기 위해 피 말리게 노력하고 있는 박 앵커와 최 작가가 안쓰럽습니다.

    만감이 교차합니다. 제가 쾌도난마에 출연한 건 어제로 35번째, 4개월 반이 돼 가는군요. 제가 신문사에서 나와 105일 간 절필을 한 뒤 4월12일 <윤창중 칼럼세상>을 만들어 오전 11시에 첫 칼럼을 띄웠더니, 점심 때인 12시 20분께 박종진 앵커가 전화를 걸어왔습니다.

    “선배님, 저희 방송에 출연하시죠?”

    “어이구, 아무 준비도 되지 않았는데요?”

    “그냥 나오세요!”

    “그냥? 언제부터?”

    “당장 내일부터 나오세요!”

    그래서 다음날 4월13일 첫 방송을 했습니다. 방송 끝내고 내려왔더니 시청률 대박!,이라고 박 앵커와 스태프들이 크게 만족해 했고, 그래서 매주 화, 금요일 고정출연하기로 했습니다.

    박종진 앵커는 제가 신문사에서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전화를 걸어온 적이 있지요.

    “선배님, 우리 방송에 나오세요.”

    “내가 아직 마음 정리가 되지 않았어요. 나도 30년 간 신문사에서 있었으니 인간적으로 얼마는 쉬어야 할 것 아니요. 고맙소. 잊지 않겠어요.”

    “아, 그래요. 그럼 활동 다시 하시면 꼭 저희 방송에 나와야 합니다.”

    “내가 약속 하리다. 마음 정리하고 활동에 들어가면 쾌도난마에 나갈 것이라고.”

    방송을 하려면 준비를 많이 해야 하지요. 전날부터 고민합니다. 뭘 해야할까? 또 비판하는 사람들은 어떤 소리를 해댈지?

    아침에 <윤창중 칼럼세상>에 칼럼을 올린 뒤부터는 전력투구! 점심 식사하고 잠깐 잠을 자면서 체력을 다지고, 다시 목욕탕으로 가서 입을 풀면서 마음을 가라앉힙니다. 아이우에오, 아이우에오…입 근육을 풀어야 더듬지 않기 때문이지요. 30대 중반에 KBS 기자를 해 보았지만 방송은 그리 간단한 게 아닙니다. 글보다 방송이 더 어렵습니다.

    나름대로 만반의 준비를 하고 방송국에 가서 메이크업하며 또 준비하고, 박종진 앵커와 최 경우, 전다정 작가, 그리고 많은 스탭들과 소리 질러대며 이런 저런 논의를 합니다.

    "30초 남았습니다!"

    AD 아가씨가 날카로운 목소리로 외칩니다. 생방송 불이 들어 옵니다. 머리 속이 까만해집니다. 정말 까만해집니다. 에라, 모르겠다.

    생방송 끝내고 다음 순서로 넘어 가기 전 광고 나가는 틈에 저는 꼭 박종진 앵커한테 물어봅니다.

    “박 앵커, 방송 어땠어!”

    “형님 아주 좋았습니다. 아주 아주”

    “어? 그래?”

    그냥 하는 소리로 들려 마이크 빼고 내려오면서 스탭들에게 또 물어봅니다.

    “선생님 정말 좋았어요.”

    방송 끝내고 광화문 제 집필실에 돌아오면 정말 머릿 속이 텅 빈 걸 느낍니다. 아 머릿 속이 텅 비었구나. 저녁 약속이 있어 나가면, 그 자리에서 막걸리를 첫 잔부터 쭈욱 들이키지요. 쭈욱쭈욱. 야 맛있다.

    그러나, 밤에 재방송 보면 더듬고, 버벅거리고, 눈 깜박거리고, 어휴 난 방송 안되겠다, 강조할 것 적어가고서도 또 빼먹고…낙망하면서 잠에 들며 내일을 기약합니다. 그런데, 어제 밤 재방송을 보니 방송 사고로 딴 사람이 나오는 것! 이 허탈감이야!

    하여튼 제가 출연한 방송이 계속 시청률 최고 기록을 세워나가고 있습니다. 어제 제가 세운 최고 시청률을 오늘 제가 경신하는 식입니다. 

    그 원인을 제 나름대로 따져보니, <윤창중 칼럼세상> 독자 여러분들께서 시청하시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됩니다. 제가 칼럼을 올리면 <윤창중 칼럼세상>을 방문하시는 독자분들을 제외하고서도 인터넷 매체 <뉴데일리>에 올려 진 제 칼럼 하나에 70만명~80만명이 방문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지금 조중동 신문의 발행부수가 100만내지 150만인데, 평소 칼럼을 읽는 독자 비율이 2~3%에 불과한 것으로 통계가 잡히고 있습니다. 그러면 얼마입니까? 솔직히 말하겠습니다. 오만한 소리가 아닙니다. 

    제가 쓴 칼럼을 매일매일 70~80만명이 읽으시고 계십니다. 트위터나 페이스북을 통해 전파되는 숫자를 빼고서도요. SNS까지 합치면 얼마가 될지 모르겠습니다. 

    왜 이 글을 쓰느냐? 어제 밤 쾌도난마 재방송을 보시기 위해 잠에 일찍 들지 못했던 독자분들께 사정을 말씀드리기 위해서입니다. 워낙 큰 사고였기 때문입니다. 쾌도난마가 더 발전할 수 있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기 바랍니다. 

    저는 매일 밤 11시59분 <윤창중 칼럼세상>을 클릭해 봅니다. 오늘은 몇분의 독자가 들어왔을까?

    사랑하는 <윤창중 칼럼세상> 독자 여러분! 약속 드리겠습니다. 더 치열하게 글쓰기에 매진하겠습니다. 오직 내가 태어나고 날 길러주신 대한민국을 위해! 

    CJ 윤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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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창중 칼럼세상>

     비례대표제, 차라리 폐하라! 

     

  • 더 이상 ‘존치시켜야 할 이유’, 완전 소멸됐다. 여야 가릴 것 없이 밀실에 모여 돈다발 놓고 사고팔고, 종북주사파가 대한민국 입법부 안에 ‘해방구’ 만들기 위해 경선 조작의 도구로까지 악용되는 게 국회의원 비례대표제다. 이젠 폐지해 역사박물관의 한 기록 보관소에 넣어야 할 때가 왔다.

    통합진보당 당권파에 의한 이석기·김재연 국회의원 만들기? 새누리당 부산 친박계 실세 현기환 전 의원이 비례대표 자리 주는 대가로 3억원을 받았다는 사건? 친(親) 노무현 세력이 만든 인터넷 방송 <라디오21>의 전 대표 양경숙이 4월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 비례대표 공천을 바라는 재산가 3명으로부터 무려 47억원을 받기로 하고 이중 32억8,000만원을 챙겼다는 사건?

    이건 만으로도 대한민국은 비례대표제 자체에 대해 사망선고를 내리고 다음 국회에서부터는 완전 폐지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 왜 페지라는 결단을 내려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하려 한다.

    지금 민주당의 비례대표 공천 뇌물 사건? 이건 ‘조직망(組織網)’에 의한 금배지 매관매직 사건!, 이라고 규정하지 않을 수 없다.

    양경숙과 그에게 돈을 갖다 줬다는 3명이 구속된 다음날, 평소 알고 지내던 야당가의 한 고위 정보소식통 A씨가 전화를 걸어와 만나자는 전갈이 왔다. 그는 현재 민주당의 당대표 이해찬·원내대표와 박지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권파는 물론 친노세력과의 교분을 통해 야당가(野黨街)의 정보 흐름을 훤히 꿰뚫고 있는 인사. 그와 광화문 집필실 근처에서 은밀히 만나 거의 2시간 동안 취재했다. 

    그는 민주당 당권파와 친노세력에 대해 갖고 있는 자신의 풍부한 정보를 배경으로 충격적인 분석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양경숙과도 오래 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였다. 

    이 고위소식통은 우선 양경숙이라는 한 개인이 민주당 당권파와 친노세력에 대해 갖고 있는 자신의 인맥을 비례대표 공천을 바라는 재산가들을 상대로 확대 과장해 돈을 챙긴 ‘개인 비리 사건’이 결코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 사건은 새누리당 전 의원 현기환이 비례대표 공천을 바라는 현영희로부터 3억원을 받았다고 하는 개인 비리 사건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단정했다. 

    친노 핵심세력이라는 조직망에 의한 조직범죄(organized crime)!
    이 소식통은 단정지었다.

    “친노 핵심세력이 주축이 된 민주당 당권파 세력이 비례대표는 물론 지역구 공천을 해주는 대가로 <라디오21>이라는 조직을 통해 조직적이고 구조적으로 검은 돈을 모금하고 살포한 사건으로 접근해야만 전체의 그림을 그릴 수 있다.” 

    양경숙이라는 한 개인이 어떻게 공천을 보장할 수 있다고 그 많은 돈을 갖다 줄 수 있겠는가? 하나세무법인 대표 이규섭씨가 18억원, 부산지역 시행업체 대표 정일수씨가 12억원, 서울 강서구 시설공단이사장 이양호씨가 2억8,000만원을 양경숙만 믿고 갖다 주었다? 

    양경숙은 4월 총선과 민주당 지도부 개편을 위한 전당대회를 앞두고 정치자금이 필요했던 민주당 당권파와 친노 핵심세력을 대신해 검은 돈을 모집한 ‘공천 딜러’다! 양경숙은 정치자금을 모았던 ‘마담’이었고 그 뒤엔 친노 핵심세력이 존재한다! 

    <라디오21>, 더 정확히 말하면 ‘사단법인 문화재단’이라는 유령조직을 통해 조직적으로 공천 희망자들을 상대로 광범위하게 공천 장사를 했던 것이고, 이번에 드러난 사건은 ‘빙산의 일각’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 

    왜 빙산의 일각이라고 하는가? 그리고 왜 이 사건이 터졌는가?

    이 소식통은 “돈을 받은 다른 사람들은 공천을 받았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는 것이고, 이들은 수십억원을 갖다 주고도 공천에서 탈락하고 돈도 되돌려 받지 못했기 때문에 항의하고 소란을 피우는 과정에서 검찰로 정보가 흘러들어간 것”이라고 답변했다. 

    양경숙도 비례대표에서 낙천한 사람들에게 돈을 되돌려주지 않으면 문제가 터질 것으로 생각하는 건 기본일터인데, 왜 돈을 되돌려 주지 않았을까? 이미 돈이 양경숙을 통해 민주당 당권파나 친노 핵심세력으로 흘러 들어갔기 때문에 양경숙으로서도 그 많은 돈을 되돌려 줄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 소식통은 “나도 이번에 구속된 재산가 3명을 잘 알고 있다. 이들이 갖다 준 돈이 <라디오21>에 대한 투자라고 하는 양경숙의 주장은 새빨간 거짓말이다. 그들은 상당한 재력을 갖고 있는 사람들로, 만성 적자 투성이인 <라디오21>에 왜 투자를 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 소식통은 <라디오21>이 평소 친노 핵심세력의 ‘사랑방’이자 ‘정치자금 저수지(貯水池)’였다고 전했다. <라디오21>은 2002년 대선 때 노무현을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해 방송에 대해 알고 있는 양경숙과 함께 배우 문성근·명계남, 그리고 유시민이 <노무현 라디오>라는 이름으로 처음 만든 것으로, 2003년 노무현 탄핵 반대 시위 생중계를 비롯해 이명박 정권 초기에 발생한 쇠고기 광화문 시위 생중계를 한 대표적인 친노 홍보 전위조직! 양경숙은 문성근이 이번 대선 승리를 위해 만든 ‘백만송이 국민의 명령 프로젝트’의 집행위원도 맡았다. 

    양경숙은 민주당 실세들에게 ‘정치자금 마담’ 역할을 해왔고, 자신이 운영하는 <라디오21>은 친노세력의 ‘사랑방’으로서 ‘정치자금 저수지’였다고 이 소식통은 털어놓았다. 양경숙에 대해 검찰이 치밀하게 수사하면 현재 민주당 내 당권파를 포함해 친노 핵심세력들이 줄줄이 엮어 들어갈 수 있다고 이 소식통은 장담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사건이 표면화되자마자 “이 사건은 민주당 공천과는 관계없는 개인 비리 의혹 사건일 뿐”이라고 양경숙을 버려버렸다. 하지만 양경숙은 검찰에 체포되기 4일 전인 지난달 21일, 검찰 수사망이 좁혀들자 마치 민주당이 자신을 ‘희생양’으로 삼으려고 하는 듯 하는데 대해 불만을 피력하는 것으로 들리는 말들을 페이스북에 남겼다.

    “참 웃기는 세상, 웃기는 자들...지나가는 개도 웃겄다...”

    누가 웃기는 자들이라는 것? 

    그 다음에 의미 깊은 말이 뒤따른다.

    “공천헌금이라니? 한번 모두 함께 죽자고? 죽으려고? 청소 하는 날이 되려나?

    마치 민주당이 양경숙으로 하여금 ‘공천헌금’을 받은 것으로 뒤집어 쓰게하고, 당신 혼자 전사(戰死)하고 끝내라고 ‘협상’하며 윽박지르고 있는 데 대해 저항하는 걸로 들린다. 

    양경숙은 성(性)씨까지 또박또박 박았다.

    “박, 최, 김, 임, 그리고 유...그리고 불라불라들?! ㅎㅎㅎ! 자신들의 무덤인 줄 모르고?...”

    불라불라들? 고구마 줄기 뽑아내듯 양경숙은 적어간다.

    지금 민주당 안팎에선 양경숙이 거론한 ‘박, 최, 김, 임, 유’씨가 누구인지 구체적 실명과 직책까지 회자되고 있다. 

    이렇게 분석한 고위정보소식통 A씨의 증언을 더 확인하기 위해 평소 안면이 있는 또 다른 고위정보소식통 B씨와 만나 취재한 결과 거의 똑같은 얼개의 설명을 내놓았다.

    B씨의 해석이 흥미로웠다.

    “이 뻔한 구조에 대해 검찰이 왜 본격적으로 칼을 들이대지 못하고 있는지 도무지 이해하기 어렵다. 양경숙이 거명한 사람들을 불러들여 조사하면 당장 밝혀질 사안인데도. 검찰이 이번 대선에서 야당의 집권 가능성을 의식해 눈치를 보기 때문인지 어쩐지 이해하기 어렵다.” 

    비례대표 공천 부정! 이게 대한민국 정치의 적나라한 현주소! 세계 10위권 경제 강국(强國)에 오른 대한민국, 정작 정치 패거리들은 돈 보따리를 주고받으며 금배지를 사고판다. 비례대표라는 미명하에!

    유권자의 사표(死票)를 방지하고, 지역구 선거로는 반영하기 어려운 정책 전문성 강화, 장애인·다문화 출신 등 사회적 약자의 이익 대변을 위해 도입된 비례대표제. 이를 돈 끌어들이는 도구로 악용하는 것! 

    단정하건대, 현재 300명의 국회의원 중 비례대표 54명의 명단을 뜯어보면 이들이 공천을 받아 금배지를 다는데 ‘돈’이 작용하지 않았다면 도저히 불가능해 보이는 금배지들이 도대체 한 두 명이 아니다. 넘쳐난다.

    새누리당 24명, 민주통합당 21명, 통합진보당 6명, 선진통일당 2명. 이들을 자세히 따져보자! 과연 몇 명이나 ‘돈’으로부터 자유롭고, 당내 실세의 임의적 낙점으로부터 자유로운지.

    과거의 전국구제도가 언제부터 전형적인 매관매직의 도구로 전락했는지 추적해보면? 그건 김영삼 김대중 김종필의 3김씨 시대!, 라고 지난 30년 동안 대한민국 현대 정치사를 추적해온 한 사람으로서 단언할 수 있다. 

    3김씨들은 총선·대선 치르고 당도 유지하기 위해 총선 때마다 돈다발 싸들고 가지 않으면 도저히 금배지를 달 수 없는 재력가나 졸부(猝富)들한테 전국구 의석을 팔아치워 돈 전(錢)자의 전국구로 희화화하는데 서슴지 않았다. 전국구뿐만 아니라 지역구까지 이른바 공천헌금이라는 미명으로 팔아 먹은 원조(元祖)들이 3김씨들이라고 생생히 증언할 수 있다. 

    그러나 3김씨들이 남긴 고질적 유산이 고쳐지기는커녕 어느 새 집권당에까지 전염병처럼 퍼져 돈 주고받으며 비례대표 의석을 사고 파는 망국적 풍토가 이젠 아예 뿌리를 내리고 있다. 뿌리를! 

    이명박 정권 출범 후 실시한 18대 총선에서도 집권 한나라당의 비례대표 금배지 면면엔 친이계가 추천한 재력가나 졸부들이 상당히 끼어들었다. 기 막히는 사람들, 이명박 정권이 끝나면 이것도 마침내 진실의 고개를 들게 되고야 말 것! 

    야당인 민주당은 물론이고 대쪽이라는 이회창의 자유선진당도 더 말할 것이 없었다. 자유선진당 비례대표로 들어갔던 박선영 전 의원은 지난 6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1번부터 10번까지는 얼마, 11번부터 20번까지는 얼마, 이런 말이 공공연하게 돌았고 특별당비라는 이름으로 행해졌다. 검찰이 마음먹고 들어가면 우수수 떨어질 것”이라며 자신이 무일푼으로 들어가 받았던 서러움을 토로했다.

    왜 돈을 수십억씩 갖다 주면서 금배지를 달아보려고 안달하는 걸까? 국회의원이나 장관을 해야 가문의 명예로 생각하는 관존민비 의식이 강한 사회적 분위기 때문임은 물론. 여기에 수십억을 낸 만큼 보람이 절절히 느껴질 정도로 KTX도 특실을 공짜로 탈 수 있고, 해외 나갈 땐 의원님, 의원님 소리 들으며 귀빈실에서 떡하니 다리 벌리고 대접받을 수 있고…수많은 특혜를 누리는 신분으로 일순 인생역전이 이뤄지기 때문에 수십억 내도 아까운 투자가 아닌 것.

    돈 벌었다고 해봤자 이런 대접 받기란 쉬운 게 아니기 때문에 돈만 벌면 죽자 살자 금배지 달려고 한다. 그리고 얼마든지 ‘원금 회수’도 가능하기 때문에 금배지를 확보하는 게 문제이지 돈이 문제가 되는 게 아니다. 어떻게 회수할 수 있느냐?

    과거 기업인 출신의 한 전직 전국구 의원의 증언.

    “사업하다가 국회의원이 되니까 당장 위에다가 갖다 바치는 돈부터 필요 없어지고 돈 달라는 사람들도 줄더라. 정치자금 달라는 정치인들은 왜 그렇게 많던지. 그것 4년 동안 합치면 전국구 받는데 돈 갖다 준 것과 거의 비슷하다.” 

    또한 금배지 달은 뒤 정치한다고 한눈 팔다가 사업 말아먹은 의원들도 많지만 정치할 때 마련한 여러 가지 기반을 바탕으로 사업을 엄청나게 키운 의원들도 많다.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금배지에 바친 돈을 가장 화끈하게 회수할 수 있는 길은 큰 건 몇 개, 예컨대 기업의 애로사항을 결정적으로 제거해주거나 사업권을 따주는 식으로 이권에 개입해 들키지만 않으면 ‘원금 회수’는 일도 아니다.

    대한민국 ‘정치 악’의 근원 중 하나인 비례대표제를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개선?

    말이 좋아 개선이지 비례대표제를 존치하는 한 현재 정치권의 수준을 놓고 볼 때 결코 매관매직을 막을 수 없다. 아예 없애 버려야 한다! 여의도에서 비례대표제를 완전히 폐지해야 한다. 

    아무리 제도 도입의 취지가 좋다 해도 악의 근원으로 작용한다면 존치시켜야 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 돈 주고 국회의원 배지를 살 수 있는 나라? 이게 21세기 지금, 나라 같은 나라에서 가능한 나라가 대한민국을 제외하고 어느 나라에 있다는 말인가!

    비례대표제는 일본,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이스라엘에서도 실시되고 있지만 이런 식으로 돈 갖다 주고 금배지 받는다는 소리는 여적 들어본 적이 없다. 

    법과 제도가 존치되려면 ‘타당성’과 ‘실효성’을 지속적으로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 과연 비례대표제가 그 숱한 매관매직의 시비에도 불구하고 더 존재해야 할 타당성을 갖고 있는가? 유권자의 사표 방지에는 다소 의미가 있는 게 사실이긴 해도 국회가 정책 전문성을 강화하고 소외 계층을 대변할 수 있는 기능을 비례대표제가 아니면 불가능한 것일까? 절대 그렇지 않다.

    현재의 비례대표제는 타당성과 실효성을 모두 상실해 버렸다. 없애 버려야한다! 

    그런데도 정치권에서는 비례대표제를 폐기할 생각도 않고 있다. 왜?

    두 말할 필요도 없이 놓치고 싶지 않은 기득권이기 때문. 정치권을 향해 비례대표제를 폐지하라고 말해보았자 들을 사람들도 아니다.

    바로 이런 이유에서 오는 12월19일 선출되는 다음 대통령은 정치에 대한 일대 혁신 차원에서 비례대표제를 전격 폐지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 

    국민을 상대로 호소하고 설득해 국회가 어떤 저항을 하더라도 반드시 관철시켜야한다. 조선왕조가 패망한 데엔 여러 가지 원인이 있지만, 그 중 가장 결정적인 요인은 매관매직! 국회를 투기꾼들의 놀이터로 만드는 건 국기(國基) 차원에서 뿌리를 뽑아야 한다. 

    이런 작업을 과연 누가 할 수 있겠는가! 다음 대통령이 깨어있는 국민의 적극적 지지를 바탕으로 정치 만악(萬惡)의 하나인 비례대표제를 이 땅에서 몰아내야 한다. 썩어 곪아터지고 있는 비례대표제에 종말을 고해야 한다.

    윤창중 칼럼세상 대표/전 문화일보 논설실장
    윤창중 칼럼세상 바로가기 http://blog.naver.com/cjyoon13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