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역사의 진보는 '북한의 붕괴'!
  • 다산(茶山)의 哀絶陽(애절양)과 ‘내 딸을 백 원에 팝니다’ 
     
    북한은 7개월 안에 무너질지도 모른다. 

    金成昱   
     
     1.

     “백성들은 땅으로 농토를 삼는데 관리들은 백성들로 전답을 삼는다(民以土爲田 吏以民爲田)”

    다산(茶山) 정약용(丁若鏞:1762~1836)은 18~19세기 조선사회를 이렇게 적었다.

    “어느 것 하나도 병들지 않은 것이 없어서 이를 고치지 않으면 반드시 망할 것이다.”

     三政(삼정)의 문란으로 상징되는 구조적 부패는 임계 치를 넘어선 상태였다. 1794년 茶山은 ‘놋수저는 옛적에 里正(이정 : 지방관리)에게 빼앗기고 쇠 냄비는 옆집 부자가 빼앗아갔네...여름에는 솜 누더기 겨울에는 삼베적삼 뿐’이라고 백성들을 그려냈다.
     
     같은 해 쓴 ‘哀絶陽(애절양)’은 어떤 백성이 아이를 낳은 지 3일 만에 아이가 軍籍(군적)에 편입돼 이정(里正)이 軍布(군포 : 군역 대신 내는 세금) 대신 소를 빼앗고 그 백성이 칼을 뽑아 자기 男根(남근)을 자른 일을 시로 적은 것이다. 남자로 태어나 군역을 내야 하는 현실을 비관한 참극이다. 다산(茶山)은 애절양에 이렇게 적었다.

    “권문세가는 일 년 내내 풍악을 울리며 쌀 한 톨 베 한 치 세금 내는 일이 없는데 다 같은 백성이 왜 이다지 불공평하느냐.”


     

  • 2.
     다산(茶山)이 묘사한 조선의 모습은 2012년 북한과 유사하다. 세계에서 가장 부패한 체제로 북한이 평가되고 뇌물이 없으면 생존이 어려운 상황도 그렇다.
     
     다산(茶山)의 애절양은 탈북시인 장진성의 <내 딸을 백 원에 팝니다>를 연상시킨다. 다산(茶山)은 “흉년이 들면 자식 버리기를 물건 버리듯 한다”고 탄식했고, 장진성 시인은 “딸을 판 백 원으로 밀가루 빵 사 들고 허둥지둥 달려와 이별하는 딸애의 입술에 넣어주며 용서를 구하는 여인을”을 보며 통곡했다.
     
     ‘주민들은 장마당에서 연명하는데 당 간부들은 주민들로 田畓(전답)을 삼는다’ ‘어느 것 하나도 병들지 않은 것이 없다’ ‘망하게 된다’는 一喝(일갈)은 김정일의 장남 김정남의 절규와도 비슷하다.
     
     김정남은 2011년 12월7일 일본 도쿄신문 편집위원 고미요지(五味洋治) 씨에 쓴 이메일에 이렇게 적었다.

    “북조선에선 돈벌이를 하는 사람들이 생존하려면 고위층에 상납을 하지 않으면 안 되고 뇌물의 액수가 날마다 올라간다.”

    “이런 부패한 시스템은 반드시 무너진다.”


     3.
     시간의 진폭은 있을지 몰라도 북한의 붕괴는 필연이다. 다만 그 시기는 오래지 않을 것이다. 지금 북한에선 장마당 장사 외에도 불법(不法)벌목 거래, 골동품 밀매, 매춘, 국가 소유 물자 불법(不法)거래, 不法의료행위, 주택 암거래, 국경 밀거래, 마약 밀매, 절도, 강도, 不法외화벌이 등 온갖 돈벌이가 횡행한다. 북한의 주민은 조선 말기 백성처럼 실험실 갇힌 剝製(박제)가 아니다. 압록강·두만강 건너 도망칠 대륙이 있고 한국이라는 자유로운 대안의 권력이 있다.
     
     조선조의 가난과 굶주림, 부패는 갈수록 커졌고, 실제 다산(茶山) 사후 70년이 지나 멸망에 이른다. 북한 역시 비슷한 쇠락의 길을 걷지만, 세상은 많이 변했다.

    북한의 붕괴는 7년 아니 7개월 안에 벌어질 지도 모른다. 그것이 역사이기에. 역사는 그렇게 진행돼 왔기에. 그것이 또한 지상에 숨겨진 보편자(universalia)가 완성태(entelecheia)를 향해 가는 역사의 진보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