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소나무의 끝없는 눈물

    신준식 기자 /뉴포커스

    고대 그리스 신화에서 프로메테우스라는 신이 나온다. 제우스의 형벌로 코카서스 바위에 쇠사슬로 묶여 매일 독수리가 날아와 그의 간을 쪼아 먹지만 다음날이면 어김없이 새살이 돋아 독수리에 의해 다시금 고통을 당하게 된다. 이러한 신화에서 '프로메테우스'는 영원한 고통의 상징이 되기도 한다.

     북한에도 프로메테우스 나무가 있다?

     북한에서의 소나무는 굉장히 많은 용도로 쓰인다. 그 중에서도 송진 채취가 주 목적인 경우가 많은데 송진의 경우 딱딱하게 굳어지면 자동차 연료와 윤활유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실은 노동신문에도 기재되어 있다.

     소나무의 송진을 채취할 때 전체 껍질을 전부 벗기게 되면 소나무가 말라 죽어버린다. 이러한 현상을 막기 위해 나무 둘레의 반 정도를 벗겨내고 기다리면 송진을 채취할 수가 있다. 껍질이 벗겨진 소나무는 죽지않고 계속해서 송진이 코딩되는데 이것은 새 살을 차오르게 하려는 나무의 항상성 반응이다. 하지만 연료수입이 굉장히 제한적인 북한에서는 송진이 전체적으로 코딩이 되면 또 다시 긁어내기를 반복하여 연료 등에 이용하고 있다. 죽지않는 이상은 평생동안 고통받게 되는 셈이다. 프로메테우스와 너무나도 닮은 모습이다. 다만 신화와 현실의 차이라고 해야 할까?

  •                                                    ▲ 송진채취 방법 사진

     남한에서는 일제시대에 송진 채취가 많이 행해졌다. 현재에는 77년 자연보호 운동의 시작과 더불어 국유림과 사유림에서는 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다. 하지만 북한에서는 당장의 이익을 위해 자연을 훼손하고 있다.

     뉴포커스 기사에도 송진 채취가 숨어있었다

     뉴포커스에서 지난 2월 소개한 바 있는 '사진으로 보는 탈북어린이 그림'에서도 북한에서 송진을 채취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뉴포커스 기사 : http://newfocus.co.kr/news/article.html?no=779) 아래 모습은 탈북어린이가 그린 북한의 실상인데 이번 북한 송진에 취재하기 전까지는 단순히 먹을 것이 없어서 소나무의 껍질을 음식 대용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이런 오해는 북한을 직접 다녀왔던 외국인들에게도 찾아 볼 수 있었는데 그들 또한 소나무마다 상처가 나있는 모습에서 처음 방문했을 때에는 배고픔 때문인 줄 알았다고 한다. 며칠 후 북한 관광 안내원에게 조심스럽게 물어보니 송탄유 채취를 위한 것이라는 답변을 들었다고 했다.

     

  • ▲ 뉴포커스에 소개되었던 북한 어린이의 그림

     연료용이라는 것은 대외적인 해석에 지나지 않는다. 실제 배가 고픈 인민들은 송기를 벗겨서 먹기도 한다. 북한을 방문했던 외국인들이 생각했던 것이 사실 반은 진실인 셈이다. 곳곳마다 소나무에 상처가 있었다는 그들의 말에서 실제 북한 사회가 얼마나 굶주려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프로메테우스는 후에 제우스의 아들 헤라클레스에게 도움을 받아 코카서스 바위에서 탈출하게 된다. 신화에서 조차도 실제 고통은 평생이 아니였던 셈이다. 하지만 제자리에 서서 '탈북'은 꿈도 못꾼 채, 평생동안 눈물을 흘려야 하는 것이 북한의 소나무다. 이것은 인민들의 모습과도 너무나 닮아 있다. 이동의 자유도 허락받지 못한 채, 공포에 떨며 평생동안 제자리에 서 있어야 하는 것이 북한의 인민이기 때문이다. 사람도 소나무도 살기가 너무 척박한 곳이 바로 북한의 현재 모습이다.

     <국내최초 탈북자 신문 뉴포커스 www.newfocus.co.kr = 뉴데일리특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