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수경과 임유진, 성은 같지만 사람이 달랐다.  
      
    영화배우 임유진을 만나다. 

    장진성   /뉴포커스 대표/ 탈북시인, 뉴데일리 객원논설위원
      


  • 임유진, 2003년 미스 춘향 선발대회에서 진을 차지했고 장우혁의 '지지 않는 태양' 뮤직비디오로 연예계 활동을 시작했다. MBC 드라마 '뉴하트', '2009 외인구단', KBS '올드미스 다이어리'를 통해 자신만의 색깔 있는 연기로 시청자들에게 매력적인 인상을 남겼던 배우이다.

    기자는 배우 임유린을 강남의 어느 한 커피숍에서 만났다. 올해 여름에 개봉 예정인 영화 "48M"에 출연한 것이 인터뷰를 하게 된 동기였다. 영화 "48M"는 탈북자들의 삶의 애환과 비극, 공포를 두만강 "48M"에 함축시켜 놓은 실화영화이다. 최근 탈북자들의 북송 문제가 국제적 이슈로 되면서 영화는 개봉 전부터 국내는 물론, 벌써부터 외국에서도 관심이 뜨겁다. 6월 미국 상하원에서 상영될 예정이며 런던 올림픽주최위원회 초대로 전 세계 시인들이 모이는 7월의 '파르나소스 축제' 시인올림픽에 참석하는 장진성 대표도 영화와 함께 갈 예정이다.

  •  문: 한국의 미스춘향인 임유진 씨가 영화 "48M"에서 어떤 역을 맡았는가요?

    답: 이번 영화에서 황옥림 역을 맡았어요. 황옥림은 재일교포 출신 여성입니다. 땅바닥에 노동신문에 실린 김정일 사진을 깔아 놓은 것이 죄가 되어 그때부터 불행해지는 여성입니다. 남편까지 총살당하구요. 황옥림은 중국에서 벌어온 돈이 있었지만 이깟 돈이 뭐가 필요한가? 탈북하자고 멋있게 말하는 어머니와 함께 나중에 두만강을 넘게 됩니다.

     문: 그 모든 감정을 소화해내자면 쉽지 않은 연기일텐데 평소 탈북자들에게 관심이 좀 있었는가요?

    답: 아니요, 전혀 없었어요, 한번은 국회의사당 앞에서 탈북자들이 회의 겸 간담회를 하는데 형부가 꼭 참석해달라는거예요. 솔직히 북한문제라면 정치적인 것 같아서 참석해서도 시계만 자꾸 봤어요, 형부가 끝날 때까지만 앉아있어달라고 해서 마지못해 앉아있었던거죠. 그땐 탈북자들이 눈물을 흘리는 걸 보면서도 그냥 불쌍하다고만 생각했지 그 이상은 아니었어요. 근데 아마 김정일 죽기 전 날이었던 것같아요. 제가 연기를 쉬고 있었는데 한번은 꿈을 꾸었어요. 제가 청룡열차 같은 것을 탔는데 저만치에 북한 아이들이 윗통을 벗고 피투성이 돼서 두 줄로 서 있는 것이었어요. 근데 군인들이 아무 이유없이 그들을 때려요. 저는 무서웠어요, 괜히 저까지도 피해를 받을까봐 애들은 애원하는 눈으로 날 쳐다보는데도 못본척 했어요. 그 꿈이 너무 생생했어요. 표정 하나하나가 다 기억날 정도였어요. 다음날 내 꿈에 왜 피투성이 된 북한애들이 나타났지? 하고 기분이 좀 상해있는데 그날 영화 미팅연락이 온거예요. 그 자리에 갔더니 북한 다큐를 보여주는데 너무 슬펐어요. 그리고 간밤에 꿈을 꾼 것도 우연같지가 않았어요, 그래서 무조건 하고 싶다고 했어요.

     문: 영화를 찍으며 북한 주민들에 대해 남들보다 좀 더 다른 체험과 감정을 느꼈으리라고 봅니다.

    답: 그래요. 배우는 직업적으로 여러 삶을 경험하게 되는데 저에겐 이번 영화가 제 인생에 가장 기억이 남을 것 같아요. 북한 사람이 되보니 아! 북한 사람들은 이런 가난, 이런 고통, 이런 아픔이겠구나 하는 것을 느께게 됐어요. 한번은 촬영을 미룰 수가 없어서 날이 밝을 때까지 찍게 됐어요, 더구나 강 건너는 씬이었는데 너무 추워서 이러다 얼어 죽겠구나. 아니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단지 연기를 위해 아무 위험이 없는 남한의 강을 넘는 짦은 시간이었는데도 너무 무서웠고, 고통스러웠어요, 북한 사람들이 너무 불쌍해요.

    문: 이번 영화를 계기로 북한 주민들의 인권에 대해 다시금 알게 된 계기가 됐을 것 같은데 지금 그들에게 절실히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봅니까?

    답: 자유라고 봐요.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자꾸 못 살게 하니깐 탈북하려는 것인데 그런 자유도 없지 않나요. 저는 크리스챤이예요. 예전에는 예수님께 바라는 소원이 참 많았어요, 그러나 이제는 감사만 있을 뿐입니다. 북한에서 태어나지 않게 해주신 것을 감사하게 생각한다구요. 잠깐의 연기마저 이렇게 힘든데 정작 그 땅에서 사는 사람들은 얼마나 힘들까요? 그들에게 미안해요, 내 동포여서 더 미안해요

    문: 최근 민주통합당의 임수경 의원이, 아 참 성 씨가 같네요. 임수경, 임유진

    답: 누구요? 임수경이요? 그 분은 뭐 하시는 분인데요?

  • 문: 민주통합당 비례대표로 19대 국회의원이 되신 분입니다. 그 분이 탈북자들을 "변절자"라고 말해 논란이 되는데요, 북송 영화의 배우로서 그 발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답: 글쎄요. 전 정치는 잘 모릅니다. 그러나 북한 인권에 정치가 섞여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 다른 문제도 아니고, 인권이잖아요. 탈북자들이 우리 한국으로 오신 분들인데 왜 변절자인가요? 아니 요즘도 변절자라는 말을 쓰는가요?(웃음) 탈북자들은 북한 주민들이 못 가진 자유를 찾아 온 사람들이예요. 그런 사람들에게 변절자라고 하면 이치에도 안 맞고, 그래서 너무 엄청난 누명인 것 같아요.

    문: 임수경 의원은 북한 인권을 그런 짓이라고 표현하며 이상한 짓 하지 말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너무 정치적인 질문을 하지 않았나 조심스러운데요, 혹시 이에 대해 말씀해주실 수 있는가요?

    답: 물론 북한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을거예요. 그러나 속으로 생각해야지 겉으로 대놓고 말하면 북한에 있는 사람들에게 너무 미안한 일인 것 같아요. 불쌍한 사람들에게 불쌍하다는 말도 죄짓는 것 같아서 말 못하겠는데 어떻게 그들의 인권에 무관심하라고 할 수 있나요? 그 의원님이 잘못 생각하는 것 같아요. 북한 주민들이 정말 잘못한 것이 없지 않나요. 그 땅에서 태어난 죄밖에, 먹고 싶은 것을 먹지 못하고 상상만 하고, 그것으로 행복해하는 북한 주민들이 안타까워서 울었어요. 그들에게 무슨 기적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내가 그런 위치에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막 해봤어요. 북한 주민들을 위해서 기도하려 했던 것은 아닌데 이제는 기회만 되면 계속 하게 되더라구요,

      문: 북한인권에 소훌한 사람들이 아직 한국에 많습니다. 그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답: 저는 우리와 같은 언어를 쓰는 사람들이 우리랑 다르게 산다는 것이 슬퍼요. 그들에게도 행복할 권리가 있는데 그렇지 못한 것이, 그것을 알면서도 도와주지 못한다는 것이 너무 죄스러워요. 북한인권에 관심 가지는 것은 정치랑 상관없는 일이라고 봐요. 같은 사람으로서 응당 관심 가져야 하는 도리이고 예의라고 봐요, 전에도 어느 신문사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더니 훌륭하다고 해서 많이 놀랐어요. 어떻게 제 말이 훌륭할 수가 있나요? 그 말을 들으니 우리가 너무 인색한 세상을 살고 있구나 하는 것을 느꼈어요. 북한 주민들의 인권에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합니다.

  • 임유진, 북한인권을 해서는 안 될 짓처럼 말했던 민주통합당 임수경 의원과 성 씨가 같아 더 돋보이는 얼굴이었다. 그녀는 인터뷰가 끝나고 커피를 마시며 나누는 한담 속에서도 북한 주민들에 대한 동정과 관심을 계속 호소했다.

    <국내최초 탈북자신문 뉴포커스 http://www.newfocus.co.kr/  =뉴데일리 특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