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에서 4월 25일은?
    인민군창건일, ‘그들만의 잔치'

    노범선 기자


      4월 25일은 한국에서 평범한 날이지만, 북한에서는 중요한 날이다. 이날은 북한 인민군 창건일로 김일성 김정일 생일 다음의 큰 명절이다.

     처음엔 조선인민군이 창건된 1948년 2월 8일을 인민군 창건절로 정했었다. 하지만 1978년 2월 조선인민군은 김일성이 항일 빨치산 투쟁 당시 조직했다는 조선인민혁명군의 직접적인 계승자라고 지칭하면서 이른바 김일성이 20살에 만들었다는 조선인민혁명군의 창립일(1932년)인 4월 25일로 날을 바꿨다.

     이렇듯 날짜까지 바꾼 데는 김일성 우상화와 억지로 연결시키기 위해서였다. 이 날은 북한 인민군에게는 특별배급이 주어지는 명절이기도 하다.

     하지만 북한 당국은 창건일을 앞두고 주민을 상대로 ‘지원물자 모금’ 이라는 명목으로 반강제적인 기부를 받는다.

     2001년 탈북한 무산출신의 이정민(가명, 43세) 씨에 의하면 “이 날 일반 주민은 창건일 한 달전인 3월부터 산돼지를 잡거나, 애국미라고 불리는 식량을 바친다”며 “학생들은 치약 칫솔 등 생활필수품을 바친다”고 말했다. 또한 “만약 간혹 사정이 너무 어려워 못 바칠 경우에는 비판의 대상이 된다”고 증언했다.

     한편 선군정치 명목으로 북한군대는 이 날 하루 인민군 내에서 축하공연 등 다양한 행사를 진행한다.

     일반 병사에게는 사탕, 과자 등의 간식이, 그리고 간부들에게는 선물(시계, 담요, 열대과일)이 전달된다. 담요는 과거 김일성이 항일무장투쟁을 할 때 산에서 추위에 떨고 있는 부하에게 자신의 담요를 덮어 주었다는 일화를 선전하기 위한 의미이다.

     창건절 행사는 이 날 저녁 모든 군인들이 모여 운동장에서 음악에 맞추어 군중무용을 하는 것으로 최고조에 달한다.

     오전부터 밤늦게까지 행사에 동원되기 때문에 몸도 마음도 지치는 하루이기도 하다.

     2003년 탈북한 김진혁(39세) 씨에 의하면 “창건절 준비를 위해 4월초부터 하루에도 수차례 같은, 지겨운 군중무용 연습을 한다."고 증언했다.

     북한의 군인들은 이 날 하루마저 편히 잘 수도, 자유시간도 없다. 이처럼 궁핍한 주민들과 군인들에게 있어서 인민군창건절은 북한 정권에게만 해당되는 ‘그들만의 잔치’ 인 것이다.

    <국내최초 탈북자신문 뉴포커스 www.newfocus.co.kr = 뉴데일리 특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