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무현 관장사, 정권심판론 유통기한 끝났다!"
     
    민주당은 종북세력, 거짓선동 세력과 단호히 결별하라
     
    변희재, pyein2@hanmail.net       
     

  • 친노종북진영에서 4년을 벼러왔던 총선에서 어이없이 참패를 당하고 말았다. 늘 정권심판론이 기승을 부리는 한국 정치의 현실에서 여당이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얻는 것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올해처럼 총선과 대선이 한해에 열렸던 92년 총선에서 거대 여당 민자당도 대선후보 김영삼이 선거를 이끌었지만 과반에 실패했다. 96년 총선의 여당 신한국당, 2000년 총선에서의 여당 새천년민주당도 모두 과반에 실패했다.

    2004년 총선의 여당 열린우리당과 2008년 총선의 여당 한나라당은 과반에 성공했으나 매우 특이한 경우였다. 2004년 총선은 탄핵파문이 정국을 휩쓸었고, 2008년 총선은 600만표라는 역대 최대의 여야 표차로 승부가 갈린 대선 직후 불과 4개월만에 벌어진 선거이기 때문이다.

    이번 총선 전에 야권은 지자체 선거, 각종 재보선에서 승승장구했다. 특히 지난해 10월 서울시장 재보선에서 승리한 뒤, 야권의 총선 승리는 기정사실화되었다. 새누리당으로서는 120석만 넘겨도 대성공이라며 한참 뒤로 후퇴해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대역전패를 당했으니 민주통합당 등 야권 지지층의 충격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이다.

    그러나 처음부터 차분히 총선 준비 과정을 살펴보면, 그렇게 뜻밖의 패배는 아니다. 민주통합당은 외부에 두 세력과 연합을 이루며 진용을 구축했다. 하나는 종북세력의 본체인 통합진보당이고 둘은 나꼼수와 조국, 진중권, 공지영으로 상징되는 인터넷선동 세력이다. 건국 이래 정통 야당의 자리를 지켜온 민주당으로서는 이 두 세력과 단 한 번도 손을 잡아본 적이 없다. 그 만큼 이미 10년 간 집권세력이었던 민주당이 크게 변질된 단면을 보여준다.

    종북세력과 손을 잡기 위해 한미FTA 폐기 등 과격 종북 정책 내세우다 낭패

    정권심판론 하나로 승부를 걸고자 했던 민주통합당은 종북세력과의 연대를 위해 한미FTA 폐기와 제주해군기지 철폐론을 들고 나온다. 당연히 정권심판론이 위축되고, 오히려 민주통합당의 말바꾸기 및 급진적 종북 정책이 비판의 도마 위에 오를 수밖에 없다. 이는 실수가 아니라 종북세력과 손을 잡기 위해서라면 어쩔 수 없이 거쳐야할 과정이었다.

    그 종북세력은 야권단일화를 위해 여론조사 부정을 저지른다. 그것도 통합진보당의 당대표 이정희가 주역이었다. 선거를 앞두고 국민의 여론을 살피는데 국한해야할 여론조사로 90여곳의 후보를 결정하니 부정이 없을 수가 없었다. 또한 종북세력은 이미 자당 내에의 선거에서도 주소지를 옮기는 등 부정선거에는 경험을 축적하고 있었다. 즉 이정희 대표의 여론조작도 우발적인 실수가 아니라 종북세력과의 손을 잡기 위해 치러야하는 대가였던 것이다.

    마지막으로 최소한 20여석의 당선자를 바꿔버렸다는 나꼼수 김용민의 ‘강간살해’ 욕설 파문이다. 이미 김용민은 인터넷에서 김구라로부터 전수받은 욕설 하나로 출세가도를 달린 인물이었다. 8년 전의 욕설이 문제가 아니라, 선거에 뛰어들기 직전까지도 무차별 욕설로 여론선동에 나서고 있었다.

    한명숙, 박지원, 문성근, 박영선 등 민주통합당 지도부는 나꼼수에 출연을 한 바 있기 때문에 김용민의 욕설 경력을 모를 수가 없었다. 이들은 이를 뻔히 알고도 오직 청년표를 노린다는 목적으로 김용민을 낙하산 공천한 것이다. 당연히 김용민의 과거의 욕설은 한번은 터져나올 위험이 있었다.

    실제로 김용민의 ‘강간살해’ 발언이 드러났을 때 김용민은 “성누리당의 네거티브 공세가 실패했다, 쫄리면 죽으시든가”라며 오히려 당당히 조롱했을 정도이다. 김용민 본인 스스로 자신이 얼마나 많은 욕설을 해왔는지 잘 알고 있었던 것이고, 새누리당에서 이를 공격해오면, 물타기 전략을 쓰겠다는 것까지 계획했던 것이다. 민주통합당 역시 바로 이런 수준의 도덕적 판단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무조건 “새누리당은 더 하지 않느냐, ”정권을 심판해야 하는데 그 정도는 묵인하자“ 이런 안일한 생각 말이다.

    조국, 진중권, 공지영의 값싼 선동, 정권에 실망한 중간 지지층 유입 못해

    트위터 상에서는 조국, 진중권, 공지영이 끊임없이 거짓선동과 말바꾸기 논란에 휘말렸다. 이들은 집권을 경험한 제1야당의 수권능력을 보여주기 보다는 값싼 말장난과 선동으로 세력의 신뢰성을 떨어뜨리는 역할을 해왔다. 이번 선거에서 김용민 성폭언 파문이 전국을 휩쓸고 있을 때조차, 조국, 공지영 등은 나꼼수와 함께 전국 유세를 다니며 선거 참패를 이끌어냈다. 이명박 정권과 새누리당에 실망한 중간층이 민주통합당으로 이동하지 못하게 하는 주범들인 것이다.

    민주통합당은 광우병 거짓선동 이후 급격히 종북세력과 선동세력에 휘말리며 점차 수권능력이 아닌 정권심판론 하나로 국민을 혹세무민하는 세력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2010년 지자체 선거와 각종 재보선까지는 먹혀들었다. 바로 이 점이 문제가 된 것이다.

    과거의 선거와 달리 이번 총선은 대선을 앞두고 벌어지는 의회 권력을 결정하는 선거로서 과거 정권 심판 못지 않게, 누구에게 미래를 맡길 것이냐도 중요한 판단 기준이었다. 지난 3년 간의 선거에서 정권심판과 거짓선동 이외에 다른 수권능력을 키우지 않은 민주통합당으로서는 똑같은 방식으로 준비할 수밖에 없다. 유권자의 선택기준이 조금씩 미래지향적으로 움직이는 흐름에 아무런 대응을 하지 못한 것이다.

    이 점에서 본다면, 앞으로 8개월 남은 대선은 더 심각하다. 이미 더 이상 정권심판론을 꺼내들 처지가 아니다. 아마도 대선 전에 대통령이 탈당할 가능성이 높으니, 총선에서도 먹히지 않을 정권심판론이 박근혜 대표에 먹힐 가능성은 아예 없다. 정권심판론과 거짓선동 이외에 아무런 능력도 개발하지 못한 민주통합당이 국민들에게 내놓을 카드가 뭐가 있겠는가.

    더구나 북한이 미사일 발사에 실패하면서, 급격히 김정은 체제가 흔들리고 있다. 언제 어떤 상황에서 북한 급변 사태가 벌어질지 모른다. 그러나 민주통합당은 북한에 대해 맹목적 추종을 일삼는 통합진보당에 발목이 잡혀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서도 통합진보당은 일체 북한 비판을 하지 않고, 미국와 UN의 제제를 비판하는 엽기적 태도를 보였다. 8개월 남은 대선 가는 과정에서 이러한 종북세력을 떠안고서 북한 문제에 대응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런 상황을 감지했는지, 이번 총선에서 종북 야권연대의 나팔수 역할을 했던 진중권은 총선참패가 확정되자마자 “안철수를 불러들어야 한다”며 노골적인 구조 요청을 보내기도 했다. 스스로 국민들의 지지를 끌어낼 방법이 없으니 안철수라는 개인의 인기에 의지해보겠다는 발상이다. 그러나 아무 것도 검증된 바 없는 안철수에 제1야당의 운명을 맡기는 것이야말로 대선을 포기하는 발상이다.

    건국세력 민주당의 역사성 회복만이 살길

    민주통합당이 재기를 원한다면, 이런 꼼수가 아닌 기본으로 돌아갈 필요가 있다. 민주당은 이승만 대통령과 함께 건국의 주역인 해공 신익희, 유석 조병옥 등이 창당한 정당이다. 이 정당은 박태준 등 산업화 세력과 손잡과 정권을 잡은 뒤, 경제개방을 통해 IMF 위기를 극복했다. 이런 개방경제 흐름을 이어받은 노무현 정권은 한미FTA를 타결지으며 선진경제의 발판을 만들었다. 민주통합당은 바로 이러한 민주당의 정통과 역사를 회복하며 국민들에게 수권세력으로서의 능력을 인정받아야 하는 것이다.

    그 점에서, 종북세력은 물론 나꼼수, 조국, 공지영 등 거짓선동 세력과의 단호한 결별이 필요하다. 민주당이 이들 세력과 결별하여, 대한민국의 가치를 높이 세우고, 김정은 체제 붕괴에 따른 효과적인 통일전략을 세워나가고, 김대중과 노무현 정권 때처럼 개방을 통한 시장경제 성장을 추진한다면, 중간층은 물론 보수충이라고 민주당을 지지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한명숙 대표가 물러나면서 민주통합당은 새로운 지도부를 선출하게 된다. 민주통합당의 건승을 바란다. 제1야당이 바로서야 정부와 여당도 함께 발전할 수 있는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