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방부처리된 김일성 시신ⓒ
    ▲ 방부처리된 김일성 시신ⓒ
    지난 17일 사망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시신도 레닌, 마오쩌둥, 김일성에 이어 '미라' 모습으로 영구보존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북한은 19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급사 소식과 함께 그의 시신을 김일성 주석의 영구(靈柩)가 있는 금수산기념궁전에 안치하겠다고 밝혀 대를 이은 '영구보존' 가능성을 내비쳤다.

    시신 영구보존 결정이 내려지다면 북한이 우상화를 통한 체제결속과 사망 과정에 대한 의혹 해소 등을 노린 것으로 볼 수 있다.

    '유훈통치' 차원에서 김 주석 시신을 미라로 안치해 체제 정당성을 높였던 아버지의 행보를 따라갈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 다수의 견해다. 김정일은 1994년 아버지 김일성 주석이 숨지자 생전에 집무실로 쓰던 금수산 의사당을 개조해 김 주석 시신을 미라로 처리한 뒤 주민들에게 공개했다.

    '20년 수련' 기간을 통해 아버지 권력을 사실상 대행했던 김정일도 김일성이라는 우상이 필요했다. 당과 국가에 대한 통제력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평가되는 29세의 김정은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은 유훈통치의 무기가 한층 절실한 상황이다.

    북한은 오는 28일 평양에서 영결식을 거행하고 29일 중앙 추도대회를 연 뒤 방부 처리된 김 위원장 시신을 공개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사망발표를 둘러싼 각종 의혹을 적극 해명해 체제안정을 기하려할 가능성도 높아보인다.

    김 위원장의 사망 소식을 이틀 뒤 발표한데다 최고지도자의 시신부검 이유 등을 놓고 쿠데타, 피살 가능성 등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조기에 정정 불안 위기를 해소하려면 시신이 온전히 보존된 모습을 대내외에 공개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다.

    김 주석 사망시에도 북한에서는 김정일이 묘향산 특각(김일성 별장)에 제때에 심장 전문의를 급파하지 않아 급사했다고 의문을 제기한 주민들이 적지 않았다는 게 탈북자 다수의 증언이다.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의 시신이 금수산기념궁전이 아닌 다른 곳에 보존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북한 당국이 김 위원장 시신을 집무실로 사용하던 국방위원회 청사에 영구 보존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김정은 부위원장이 강성대국 진입을 목전에 두고 주택건설과 주민경제난 해소에 진력해 온 상황에서 아버지 시신의 영구보존을 위해 막대한 비용을 지출하려면 정치적으로도 큰 부담이 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김정일은 1994년 러시아 전문가 7인과 100만달러를 들여 아버지 시신을 레닌처럼 미라로 만들었으나 1990년대 후반 '고난의 행군' 시절에도 미라보관 비용이 연간 80만달러(8억5천만원)에 달했을 것으로 추산돼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