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CC, SNS 통해 청년 선동가들 경연장 될 듯
  • 혁신과통합의 이해찬, 문성근 상임대표와 민주당의 이인영 최고위원 등이 야권 통합정당 창당 시 39세 이하 청년층 남녀 두 명에게 당 최고위원직과 비례대표 의원직을 주는 방안을 선언했다. 이 방안은 문성근씨가 지난 지자체 선거 이후부터 주장해왔기 때문에, 실현 가능성이 매우 높다. 특히 이미 20대와 30대 유권자 층에서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는 야권이 이 방안을 추진한다면, 여권 또한 그대로 따라할 가능성이 높다.

    30대 이하 세대의 공식적인 정치 참여 채널은 철저히 막혀있는 게 현실이다. 386세대가 30대였던 2000년 총선 당시 임종석, 송영길, 원희룡 등등이 대거 진출했던 것과 달리, 그대로 놔두면 2012년 총선에서조차 현재의 30대인 70년대생들의 국회 진출은 쉽지 않을 것이다. 즉 30대 이하 세대는 취약계층으로서 각 정당에서 배려를 해줘야만 국회에 진출할 수 있는 세대로 몰락했다는 것이다.

     정치권이 노리는 건, 2030세대의 참여가 아닌 오직 표

    그러나 20대와 30대의 투표율이 점차 늘어나면서, 이들의 표의 숫자만 보고, 당직과 공직을 나눠주는 방식은 의도와 다르게 매우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이 세대의 특성과 비전에 대해서는 아무런 관심도 없이, 몇몇 자리를 던져주면서 이를 선동형 이벤트로 이용만 하고 그칠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야권에서는 ‘나는가수다’ 혹은 ‘슈퍼스타K'의 경쟁방식을 도입하여, 공개 오디션 형식으로 차세대 정치인을 선정할 계획을 갖고 있다. 어차피 30대 이하 세대의 깊은 고민에 대해서는 별 관심이 없기 때문에, ’자리 욕심‘에 사로잡힌 야망파 청년들을 유인하여, 엔터테인먼트화 하겠다는 것이다. 야권에서는 최소한 100여명의 2030 청년 후보들이 달려들 것이고, 트위터 등을 통해 50만명 이상의 선거인단 확보를 자신하고 있다. 이제껏 늘 야권만 따라해온 여권의 행태로 볼 때, 여권 내에서의 기획도 크게 다르지 않을 듯하다.

    국회의원 뱃지를 놓고, 너도 나도 달려들어 국익과 공익은 안중에도 없이 쇼맨쉽을 강요당하는 청년세대의 모습은 상상만 해도 끔찍한 일이다. 정치인은 국가 지도자 역할을 해야 함에도, 오히려 대중의 말초적 관심사의 희생양이 되는 가장 극단적인 상황도 상정해볼 수 있다. 현재의 정치권이 오직 20대와 30대의 표만 노리고 있다는 점에서 그렇게 될 가능성이 훨씬 높다.

    그 위험성은 여기서 그치는 게 아니다. 애초에 20대와 30대의 비전과 미래에 대한 정책 콘텐츠가 없기 때문에, 이들이 내놓을 수 있는 방안은 무차별적인 세금 퍼붓기 정책일 수밖에 없다. 반값등록금을 넘어 무상등록금, 무상보육, 취업준비금 등등의 각종 포퓰리즘 정책들이 총선과 대선을 거치면서 20대와 30대를 겨냥하여 쏟아질 것이다. 각 정당이 금뱃지로 유혹할 청년들이 바로 이러한 정책을 선동하는  앞잡이 노릇을 하게 될 것이다. 과연 이런 일을 하기 위하여 청년세대에 공직과 당직을 배려해줄 필요가 있을 것인가.

    최근 좌파 진영에서도 30대 언론인 스타가 등장했다. ‘나꼼수’에 참여하는 주진우 기자이다. 주진우 기자는 노무현 정권 당시 노건평씨의 처남 민경찬 게이트를 밝혀내는 등, 특종에 강한 기자였다. 같은 시사인의 고재열 기자가 트위터 선동 이외에 기자로서는 아무런 능력도 발휘한 적이 없다는 점에서 비교가 되는 인물이다. 

      30대 좌파진영 논객과 기자들, 기성권력이 짜놓은 판에서 꼭두각시 역할에 머물러

    일단 30대들이 사회적 발언권을 확보해 간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이들이 독자적인 아젠더 연구를 하지 않고, 좌파 진영의 권력자들이 짜놓은 이슈판에서 꼭두각시 노릇에 멈춰 있다는 점에서는 매우 아쉬울 뿐 아니라, 그 위험성을 자꾸 보게 된다. 다음 총선에 어떤 형태로든 국회에 진출할 30대 이하 세대의 모습이 연상되기 때문이다.

    우파진영도 한심하긴 마찬가지이다. 우파진영이 바라는 청년세대의 모습은 조용히 어른들의 강연회에 와서 앞줄에 앉아 박수치며 이를 듣고 있는 것이 아니던가. 우파진영에서 진취적이고 도전적인 청년의 모습이 나오리라고는 상상조차 하기 어렵다. 이러한 우파진영의 행태적 보수성 탓에 좌파진영에서는 연구도 공부도 하지 않으면서, 선동가 역할을 하는 인물들이 점차 판을 주도하고 있는 게 아닐까. 일단 조용히 강의 듣고 있는 인물형보다는 외면적으로는 나은 면이 있을 테니 말이다.

    그나마 지금까지는 기껏해야 인터넷이나 트위터 상에서의 활동 뿐이었지만, 총선과 대선을 거치게 되면 상황은 바뀐다. 능력이 있든 없든, 다음 정권에서는 30대들이 지난 정권에 비해서는 더 많이 참여할 것이고, 더 높은 지위에 오를 것이다. 지금과 같은 흐름이 이어졌다간, 30대 중에서 오직 개인적 출세만 노리며, 국익과 공익을 내팽겨치고 거짓선동에 앞장 서려는 자들이 그 지위에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 이는 좌우 모두 마찬가지이다.

      연구하는 젊은 언론인들과 청년 정치인들의 시대 열릴까

    필자는 30대 이하 세대에게 공직과 당직을 주자고 제안한 문성근씨에게 강력히 권하고 싶다. 문성근씨는 통합 야당의 당 대표 도전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성근씨가 당대표가 되어 이를 추진한다면, 가급적 30대 정치 지망생을 대상으로 공개 오디션 방식의 엔터테인먼트는 아무리 표에 도움이 된다 하더라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또한 최소한 30대 이하 세대를 대표하여 국회에 입성하겠다는 인물이라면, 현재 청년세대가 처한 현실과 이를 개선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창의적인 정책을 놓고 콘테스트를 했으면 한다. 공개 오디션이 불가피하다면, 말장난에 불과한 언변과 개인기 자랑을 통한 인물감별이 아닌 정책구상과 실천 능력을 놓고 오디션을 하자는 것이다. 그렇게 하여 대한민국의 미래에 관한 깊은 고민을 해온 청년을 찾아낼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30대 이하 세대 언론인들에게도 호소하고 싶다. 그 어떤 경우든 언론인이나 논객은 연구와 자료수집을 바탕으로 한 글로써 승부해야 한다. 아무리 SNS 시대 어쩌고 해도, 이 법칙은 바뀔 수 없다. 정치적 선동에 언론사들이 첨병 노릇을 하니 마치 그런 것처럼 잘못 인식될 뿐이다. 특히 20대와 30대 시절 이를 익혀놓지 않으면 40대의 언론인으로서의 삶이 보장될 수 없다.

    트위터질 해댈 시간에 책 한 권 더 읽어놓고, 자료 하나 더 챙겨놓고 있는 젊은 언론인들과 조용히 국가의 미래와 세대의 발전을 고민해온 청년 정치인들이 대한민국의 중심에 설 날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