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 파동...요구르트 커피 등 최대 10% 올라맥주 탄산음료 등도 출고가 덩달아 인상
  • ▲ ⓒ자료사진
    ▲ ⓒ자료사진

    연말을 앞두고 서민들의 장바구니가 더욱 가벼워질 전망이다. 우유→요구르트·커피→맥주→탄산음료로 이어지는 식품가격 인상 도미노로 서민 실생활에 주름살이 지워지고 있다.

    포문을 연 것은 유제품. 우유값이 오르면서 이를 원료로 사용하는 요구르트와 커피 가격이 덩달아 춤을 추고 있다.

    한국야쿠르트는 발표유 제품인 '헬리코박터 프로젝트 윌'의 소비자 가격이 기존 1200원에서 1300원으로 8.4% 인상했다.윌은 연평균 매출액이 2400억원에 이르는 한국야쿠르트의 대표 발효유 제품으로 가정용 배달 외에 일부 백화점과 대형마트에서 판매되고 있다.

    남양유업도 지난 10일부터 ‘불가리스' 6종과 '짜먹는 이오' 2종의 공급가격을 올렸다. 이에 따라 대형마트 기준으로 '불가리스' 150㎖ 제품 4개짜리 1묶음 상품이 3900원에서 4300원으로 10.3% 점프했고 '짜먹는 이오 복숭아' 40㎖ 제품 12개짜리도 3380원에서 3650원으로 8% 뛰었다.

    또 푸르밀, 다논 등도 주요 대형마트에 요구르트 제품 공급가격 인상 계획을 알리고 인상률과 시기를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지난 10일에는 빙그레 바나나맛 우유와 요플레, 네이처 드링킹 요구르트 등 유제품 20여종의 가격도 올랐다.

    이와 함께 매일유업은 우유가 들어간 커피제품 '카페라떼'의 가격을 8%대로 올리는 작업에 착수했다. 이미 일부 소매가격은 지난주 1200원에서 1300원으로 상향 조정됐고 대형 마트에서 팔리는 제품 가격도 인상될 예정이다. 단, 같은 커피 제품인 '바리스타' 제품은 아직 가격을 올릴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할리스커피도 이에 앞서 카페라테 톨 사이즈(355㎖) 가격을 4000원에서 4200원으로 올렸다.

    유제품 가격 인상 조치는 낙농가가 유업체에 납품하는 원유(原乳) 가격이 지난 8월부터 ℓ당 138원 오른 데 따른 것이다. 이미 서울우유와 매일유업은 지난달부터 흰우유 1ℓ 제품 출고가격을 9.5%, 남양유업은 9.4% 인상했다. 빙그레도 지난 10일 바나나맛 우유와 요플레, 네이처 드링킹 요구르트 등 유제품 20여 종 가격을 평균 7~8% 올렸다.

    맥주값도 심상찮다. 연말 회식자리의 병맥주 가격이 1000원 오를 것으로 우려된다. 오비맥주는 카스와 오비 골든라거, 카프리 등 주요 맥주의 출고가를 줄줄이 9.6% 끌어올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가격 인상안이 확정될 경우 카스 병맥주 500㎖의 출고가격은 1021.80원에서 1119.89원으로 치솟게 된다. 오비 골든라거, 카프리 등 나머지 맥주도 비슷한 폭의 가격 인상율을 적용받게 된다. 오비맥주의 가격 인상 움직임은 2009년 10월이후 2년 만이다. 당시 오비맥주는 2.8% 올랐다.

    오비맥주는 연초부터 원자재 가격 상승을 핑계로 제품 가격을 두자릿수 상향 조정하는 방법을 저울질해왔다.

    대형마트, 슈퍼마켓, 편의점 등 유통업체와도 맥주 가격인상안을 놓고 조율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선 맥주값이 오르면 소주와 위스키 등 다른 주류도 가격이 인상되는 도미노 현상이 벌어질 수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카스 출고가격이 9.6% 인상될 경우 식당과 술집 등 업소에서도 덩달아 판매가격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일반 업소에서 병맥주는 3000원, 생맥주(500cc)는 2500~3000원 선에 판매되고 있는 것을 감안할 때 병맥주는 4000원, 생맥주는 3500~4000원으로 가격이 점프할 것으로 보인다.

    주류는 국세청에 가격을 신고하게 돼 있어 국세청이 가격 인상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가격을 올릴 수 없다.

    하지만 국세청은 주류업계의 가격 인상 조치가 ‘행정지도’ 가 아닌 이틀 안에 신고를 하는 '사후 신고제' 사항이기에 업체가 알아서 결정할 문제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오비맥주의 기습 가격인상 움직임에 대해 소비자들은 곱지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막대한 영업이익을 내고 있는 오비맥주가 우유, 유제품등 식음료 가격이 연달아 오르는 연말을 틈타 슬그머니 가격을 밀어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오비맥주는 지난해 매출 6344억원, 영업이익 405억원을 올렸다. 당기순이익도 1130억원을 기록했다.

    맥주 경쟁사이자 국내 최대 주류업체인 하이트진로그룹은 관망하는 분위기이다. 하이트진로측은 "현재로선 구체적인 인상 계획을 가지고 있진 않다"고 밝혔다.

    탄산음료도 요동치고 있다. 롯데칠성은 18일부터 칠성사이다와 펩시콜라 등 5가지 음료의 출고가를 제품당 최고 9% 올렸다. 품목별 인상률은 펩시콜라와 게토레이가 9%, 칠성사이다 7%, 커피음료 레쓰비 5%, 칸타타 3.5% 등이다.

    롯데칠성은 일부 제품은 출고가를 내려 전체적으로는 3.8% 정도의 가격인상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식품 가격 인상 도미노가 현실화되면서 공공요금과 세금 부담도 커지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건강보험료율이 내년에 2.8% 인상된다고 발표했다. 지난 5년간 동결됐던 고속도로 일반통행료가 이달 말부터 2.9% 오르고 4년 동안 묶여 있던 철도운임도 KTX 요금이 3.3% 뛰는 것을 비롯해 다음달  중순부터 평균 2.93% 인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