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영 전남지사 "민주당 통합논의, 이게 아닌데..."강운태 광주시장은 통합논의에 적극적, 방법과 시기조절 필요성 강조
  • ▲ ⓒ 박준영 전남지사와 강운태 광주시장
    ▲ ⓒ 박준영 전남지사와 강운태 광주시장

    박준영 전남지사가 야권통합 문제를 두고 열린우리당식 잡탕 통합 가능성이 있다며 강하게 비판해 주목을 끌고 있다.

    박 지사는 21일 민주당 최고위원·시도지사 연석회의에서 "지금까지 해 온 통합 절차는 민주주의를 무시해온 것이 아니냐"며 "목표 달성의 과정과 절차도 중요하다. 당원들이 굉장히 불만을 느끼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지사의 이같은 불만은 2006년 지방선거 당시 구민주당계의 입장을 대변한 것으로 당시 민주당 후보로 출마한 박 지사가 열린우리당 후보와의 싸움과정에서 승리했지만 그뒤 당이 통합되는 과정에서 구민주당계가 소외외된 경험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2006년 지방선거 당시 전남 주요 시군인 순천의 노관규 시장을 비롯,오현섭 전 여수시장, 광양의 현 이성웅 시장은 박준영 지사와 마찬가지로 민주당 출신으로 열린우리당 후보와 맞서  승리한 바 있다. 다른 전남 주요 시군 역시 마찬가지로 열린당 후보들과 구민주당 후보들이 '전라도' 텃밭을 놓고 치열한 세싸움이 벌어졌다.

    그 과정에 열린당 출신 국회의원들과 민주당 출신 자치단체장간 불협화설이 흘러나오기도 했고 선거과정에서 생긴 앙금이 지금도 남아있는 상태이다.

    이들 주요 지역 시장들은 당이 몇차례나 통합과 분당을 거듭한 사이 무소속 신분으로 전락했지만 지난 2010년 지방선거에서 승리한 바 있다.  

    이에 앞서 9일 박 지사는 목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도 한·미FTA문제에 대한 중앙당의 처리방침을 공개적으로 비판해 주목을 끌기도 했다.

    당시 박 지사는  "한미FTA는 참여정부 때 발의해 시작됐음에도 민주당은 지금 그것을 반대하고 있다. 안 맞는 것이다"며 "민주당의 현재 투쟁방법은 패배주의에 기인한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발언은 민주노동당이 견인하는 종북노선과는 차이를 확연히 드러낸 것이다.

    야권통합에 대해서도 "정치공학적인 것 뿐만아니라 민주당이 갖는 주요 가치를 가지고 치밀하게 토론하고, 콘텐츠를 가지고 국민과 유권자들에게 판단하도록 해야 하는데 통합연대만 화두가 돼 있다", "통합연대 안한다고 정권교체 못하는 게 아니다. 우리 노선을 따르는 사람들을 끌어 들이는 방식으로 정권교체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박 지사의 이 같은 입장은 야권의 원샷 전당대회를 반대하며 민주당의 독자전당대회를 주장하는 호남출신 민주당 의원들의 입장과 일맥상통하고 결론적으로 민주당이 다른 군소 좌파 정당과 통합하는 것보다, 정통노선을 회복해 이를 지지하는 사람들을 끌어들여 집권이 가능하다는 판단인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광주 강운태 광주시장은 통합문제에 관해 적극적이다.
     
    강운태 광주시장은 22일 정무특보실을 통해 낸 '보도자료'에서 "원샷 통합(야권 통합전당대회)에 부정적인 입장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강 시장은 "민주당이 가려고 하는 야권통합의 길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요청이자 국민적 요망이다"며 "다만 통합 추진과정에서 법적인 논란을 해소하기 위한 절차적 정당성이 확보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통합 전대 시기를 꼭 못박아 놓고 너무 서두르다 보면 법적 논쟁에 휘말릴 수 있으니 여유를 갖고 민주당의 정통성을 존중해 당원과의 소통을 넓히고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시장의 이 같은 입장은 내년 총선 승리와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야권통합이 필요하며 다만 당내 잡음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뜻으로 읽힌다.

    최근 강 시장은 최근 노무현재단 광주지역위원회가 개최한 '무등산 노무현 길 지정 기념 전국산행대회'에 참석해 친노인사를 중심으로 한 '혁신과 통합' 세력과도 교분을 갖고 있어 '정치적 유연성'을 확대하고 있다.

    야권통합 논의를  앞두고 호남민심을 대변하고 있는 박준영 지사와 강운태 시장의 입장이  갈라섬에 따라 이후 민주당 통합논의에 호남민심이 어떻게 반영될 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