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회동 “대통령과 의논할 것” 백지화 및 부지 이전 가능성 높아
  •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私邸)) 신축’ 문제가 백지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는 1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내곡동 사저 논란과 관련, “신축을 전면 재검토하도록 청와대에 요청했으며 곧 결론이 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앞서 홍 대표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내곡동 사저 부분은 정리돼야 할 것”이라면서 곧 이 대통령에게 이러한 뜻을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 대표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도 “내곡동 사저 문제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뿐 아니라 내년 4월 총선에서도 민주당이 집요하게 물고 늘어질 사안이며 국민의 비판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홍준표-손학규 등 여야 정당대표와 5부 요인(국회의장·대법원장·헌법재판소장·국무총리·중앙선거관리위원장)을 청와대로 초청해 방미 결과를 설명할 예정이다.

    홍 대표는 청와대 오찬을 전후해 별도 회동에서 이 대통령에게 사저 계획 재검토를 촉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면 재검토에는 사저 계획을 취소하거나 사저 부지를 다른 곳으로 옮기도록 하는 방안 등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권 사무총장은 “당이 사저 계획 재검토를 요구하기로 한 건 국민 여론을 반영한 것으로 당의 입장을 청와대가 발 빠르게 수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홍 대표는 불리했던 서울시장 보궐선거 판세가 해볼 만한 쪽으로 바뀐 상황에서 사저 문제가 돌출해 선거의 최대 악재가 된 이상 당으로선 문제의 싹을 조기에 자를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한편, 전면 재검토안이 수용되면 청와대에선 관련 인사들이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상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청와대 내에서도 사저 건설 계획을 주도하면서 법적인 검토도 제대로 하지 않는 등 일을 매끄럽게 처리하지 못한 이들에 대한 문책론이 나오고 있다는 후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