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인화학교 성폭행 사건, 모든 의혹 철저히 밝혀라” 지시"말로만 친서민 외쳐…소외받는 사람 위한 노력 미흡"
  • ‘광주 인화학교 성폭행 사건’ 특별수사팀을 구성해 재수사를 벌이고 있는 조현오(사진) 경찰청장과 경찰 수뇌부가 개천절 연휴에 영화 ‘도가니’를 관람한 뒤 “관련된 모든 의혹을 철저하게 규명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 ▲ 조현오 경찰청장ⓒ
    ▲ 조현오 경찰청장ⓒ

    4일 경찰청에 따르면 조 청장과 경찰청 수사국, 생활안전국 간부 등 7명은 지난 2일 오후 늦게 CGV 용산에서 영화 ‘도가니’를 관람했다.

    사건이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고 경찰도 수사에 착수한 만큼 영화에 대한 이해가 필요했다는 것이다. 수사국은 현재 특별수사팀을 지휘하고 있으며 생활안전국은 여성ㆍ청소년 등 사회적 약자의 안전 문제를 맡고 있는 부서다.

    조 청장은 이날 “처음에는 영화 내용이 실제 상황을 뭔가 왜곡했을 것이고 이에 대해 대응도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는데 영화를 보고 나니 어찌 됐든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이어 “경찰이 말로만 ‘친서민’을 외쳤지 소외받는 사람들에 대한 노력이 미흡하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모든 경찰관들이 다 봐야 할 영화”라고 덧붙였다.

    경찰청 관계자는 “영화와 당시 실제 사건 사이에 일정 부분 간극이 있는데 이를 제대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있었다”면서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고 원생들의 안전 확보를 위해 경찰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방향성을 설정하는 과정에서도 꼭 필요한 부분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지난달 28일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 5명과 광주경찰청 소속 성폭력 전문수사관 등 10명을 포함, 총 15명으로 특별수사팀을 편성해 광주 인화학교 사건에 대한 재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가해 교사의 추가 성폭행, 관할 행정 당국의 관리ㆍ감독 적정성, 인화학교 내부의 구조적인 문제점 등에 초점을 맞춰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