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츠, `국제원조 공동협력 방안' MB에 제안"얘기 다 기억, 이대통령은 '슈퍼메모리 대통령'"
  • ▲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23일(현지시간) 미국 시애틀에서 MS 창업자인 빌 게이츠 회장과 환담을 나누고 있다.ⓒ청와대
    ▲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23일(현지시간) 미국 시애틀에서 MS 창업자인 빌 게이츠 회장과 환담을 나누고 있다.ⓒ청와대

    빌 게이츠 `빌&멜린다 재단' 회장이 한국 정부와 효과적인 국제원조를 위한 공동 협력방안을 모색하자는 의향을 이명박 대통령에게 제안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인 게이츠 회장은 지난 23일(현지시간) 미국 시애틀에서 이 대통령과 한 조찬회동에서 이처럼 말했다.

    게이츠 회장은 "오는 11월 부산에서 열리는 세계개발원조총회에 제프 램 재단 공공부문 최고책임자를 파견하겠다"고 밝혔다고 김상협 청와대 녹색성장기획관이 25일 전했다.

    게이츠 회장은 이를 위해 이번 주 중 레일린 캠벨 재단 아시아-태평양지역 최고책임자를 한국에 파견, 구체적인 협의에 착수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은 이에 대해 "서울에서 주최한 G20(주요 20개국) 회의에서 국제협력을 새로운 의제로 삼은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제사회에서 정부와 민간이 서로 힘을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 적극 협력하겠다"고 화답했다고 한다.

    이는 향후 우리 정부와 빌&멜린다 재단 간 비영리 국제개발협력과 봉사활동에 대한 `민관협력 파트너십(PPPㆍPrivate Public Partnership)'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김 기획관은 밝혔다.

    이 대통령과 게이츠 회장 간 회동에서는 이 대통령의 에티오피아 봉사활동을 시작으로 공생발전, IT(정보기술) 소프트웨어 산업육성,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기후변화와 녹색성장 협력방안 등 다양한 화제가 화제에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게이츠 회장은 "에티오피아로서는 한국의 도움이 각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빌&멜린다 재단이 후원하고 있는 한국의 국제백신연구소(IVI)가 많은 역할을 하고 있다. 활동상황을 점검해보시면 좋겠다"고 건의했다.

    이 대통령은 "IVI에 대해 몇차례 보고를 받은 바 있는데 귀국하면 한번 방문해볼 계획"이라고 답했다.

    아울러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봉사와 나눔에 대한 자발적 문화가 형성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작년 다보스 포럼에서 게이츠 회장 부부가 아프리카 봉사활동을 하고 왔다는 얘기에 감명을 받았다는 말을 건넸다.

    그러자 게이츠 회장은 "대통령께서 저와 나눈 얘기를 다 기억하다니 놀랍다. `슈퍼 메모리 대통령'이다"라고 말해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게이츠 회장이 이 대통령의 `청계재단' 설립에 대해 "이 대통령의 이 같은 퍼스널 리더십이야말로 세상을 변화시키는 동력"이라고 하자, 이 대통령은 "게이츠 회장이 헌납한 재산과는 비교할 수 없는 규모"라고 말했다.

    특히 게이츠 회장은 "공교롭게도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과 스티브 발머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이 만나는 것으로 아는데 내 입장에서는 `윈도우 8'의 출시가 제일 크다"고 말했다고 김 기획관은 전했다.

    또 "애플의 경우에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모두 개발하는데 반해 마이크로소프트는 삼성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새로운 태블릿PC를 개발코자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게이츠 회장은 "그런 점에서 삼성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제일 중요한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 대통령과 게이츠 회장은 이날 조찬에서 당초 예정보다 20분 가량 늘어난 80분간 환담했다.

    게이츠 회장은 대화에 집중하느라 식사에는 손도 대지 않은 채 다이어트 콜라만 마셨다는 후문이다.

    이 대통령과 게이츠 회장의 만남은 지난 2008년 5월과 지난해 1월 다보스포럼에 이어 세번째로, 다보스포럼 이후 20개월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