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10주기 맞아 美대사관 등 경비 강화'외톨이 늑대형' 테러에 고심…장비·인력 개선
  • 미국 뉴욕 세계무역센터를 잿더미로 만들었던 9·11 테러가 11일로 발생 10년을 맞는다. 10년이 지난 현재 한국은 과연 테러 안전지대인가.

    경찰청 고위관계자는 9일 "현 상황에서 우리나라에 대형 테러가 발생할 만한 특별한 위협 요인이 감지되지는 않는다"면서 "그렇다고 우리나라가 안전지대라는 의미는 결코 아니다"고 규정했다.

    미국과 동맹국의 대(對) 아프가니스탄 전쟁이 현재 진행형이고 우리나라가 동맹국의 일원인 만큼 테러 위협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는 상황 판단이다.

    ◇ 9.11 10주기…주요 시설 경계 강화 = 경찰은 9·11 테러 10주기를 전후해 9일부터 14일까지 미국 대사관 등 한국 내 아프간 참전국 주요 공관과 공항 등에 대한 검문·검색을 강화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이슬람 원리주의자들이 10주년을 맞아 한국을 겨냥하고 있다는 등 정보는 입수되지 않았다"면서 "다만 만약의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만전을 기하자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는 현재 8가지 테러 유형을 놓고 관계기관별 대응 체제를 구축해놓고 있다.

    국내일반 테러는 경찰청이, 화학테러는 환경부, 생물학 보건복지부, 방사능 교육과학기술부, 항공기 국토해양부, 해양 해양경찰청, 군사시설 국방부, 국외 외교통상부가 관할하고 있다.

    경찰은 국내일반 테러 발생 시 대응을 총괄하며 이를 위해 경찰청 경비국에 위기관리센터, 7개 지방청에 경찰특공대를 설치해 운영 중이다.

    국가 테러위기경보를 4단계(관심→주의→경계→심각)로 규정해 단계별 대응체제를 갖추고 있다.

    ◇ 외톨이 늑대, 사제폭발물 대응책 부심 = 경찰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외톨이 늑대(lone wolf) 형 테러다.

    외톨이 늑대(lone-wolf)는 고립적인 생각과 생활을 하면서 어떤 조직과도 연계되지 않고 단독으로 범행을 저지르는 범죄자들을 일컫는 말이다.

    올해 7월 노르웨이 극우주의자가 저지른 2건의 연쇄 테러, 올해 1월 미국 애리조나에서 가브리엘 기퍼즈 의원 등을 대상으로 한 무차별 총격 사건, 1996년 오클라호마 시티 폭탄 테러 사건,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테러 등이 이 같은 유형이다. 단독으로 계획하고 단독으로 범행한다는 점에서 경찰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묻지마 사제폭발물 테러도 경찰이 우려하는 부분이다.

    지난 5월 서울역과 고속버스터미널 물품보관함에서 부탄가스 등을 이용한 사제폭발물이 터진 사건은 대표적인 예다.

    사회 혼란을 야기해 주가를 하락시키고 이를 통해 수익을 챙기려 한 피의자 3명은 결국 쇠고랑을 찼다.

    6월 국회 정문 앞에서는 집단폭행 사건처리 불만을 언론에 알리려고 스모그 폭탄을 발화시킨 사례도 있었다.

    경찰은 사제폭발물 사건에 대응하기 위해 폭발물 실험분석실을 설치하고 전문인력 2명을 특채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 10년새 테러 대응 능력 '껑충' = 지난 10년간 경찰의 대테러 능력은 큰 폭으로 개선됐다.

    9·11 테러 직후 경찰청에 대테러센터가 신설됐으며 이후 위기·재난 업무를 합쳐 위기관리센터로 확대 운영 중이다.

    군용 무기 위주의 대테러 장비를 경찰 특화 장비로 바꾸고 폭발물 테러에 유용한 폭발물 처리 로봇을 도입했다.

    경찰특공대를 강화해 현장 투입 횟수를 늘리고 있다. 지난해 경찰특공대 출동 횟수는 4천735건, 올해 들어 8월까지 2천301건에 달한다.

    경찰은 폭파 협박 및 폭발물 이용 범죄, 실종·마약 사건에 대한 대응력을 높이고자 경찰견 종합훈련센터를 2014년에 완공할 예정이다.

    자살기도·인질사건·정신이상자 난동 등 다양한 위기상황에 대처하려고 경찰 특공대에 협상요원을 따로 양성 중이다.

    경찰은 테러 취약시설을 별도 지정해 운영 중이다. 지하철 등 대중교통시설, 백화점 등 불특정 다수 대중이 많이 이용하는 시설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