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르비아 정부가 수도 베오그라드의 주택과 사회기반시설 사업을 추진하면서 소수민족인 `로마족'을 강제퇴거하는 상황에 대해 서울지역 12개 구청장이 우려를 표명하는 메시지를 보낸다.

    로마족은 동유럽 일대에 주로 거주하는 소수민족을 부르는 공식 이름으로, 이들은 흔히 `집시'라 불리나 이는 로마족을 비하하는 호칭이다.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이하 지부)는 지난달 1일부터 이달 1일까지 서울시와 25개 자치구 단체장을 대상으로 베오그라드 로마족 주거권 보장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진행했다.

    베오그라드 로마족 주거권 보장을 위한 캠페인은 앰네스티 본부 차원에서 진행했지만 자치단체장들을 대상으로 한 서명운동은 한국지부가 독자적으로 기획해 추진했다. 구청장을 대상으로 한 국제 활동 동참 요청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명에는 강서ㆍ은평ㆍ서대문ㆍ성북ㆍ강북ㆍ도봉ㆍ노원ㆍ동대문ㆍ강동ㆍ관악ㆍ금천ㆍ구로 등 12개 구청장이 동참했다.

    서울시장과 나머지 구청장들은 무상급식 주민투표나 지난달 수해 등 지역 현안이 시급해 면담에 실패했거나 "국내 문제도 버거운데 국제 문제를 소화하는 것이 적절한지 모르겠다"며 동참을 거부했다.

    지부 관계자는 "법무부 등 정부 부처 면담 등은 전에도 있었지만 구청장에게 국제 활동 참여를 요청한 것은 처음"이라며 "주택 건축 인ㆍ허가와 업체 모집 등 업무는 구 단위에서 이뤄지므로 구청장들도 강제퇴거의 부당함을 이해하리라 생각해 서명운동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지부는 서명에 동참한 구청장들의 명단이 다음 달 3일자로 베오그라드에 도착하도록 이달 셋째 주께 발송할 계획이다.

    국제앰네스티는 베오그라드시 당국이 2009년부터 도시정비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지역 정착촌에 사는 로마족의 대체 거주지를 마련하지 않고 국제 기준에 명시된 절차를 지키지 않은 채 강제퇴거해 주거권을 침해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지난 4월 발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