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厚黑철학 원론 

    좌파진영이 곽노현 구하기에 총력전을 벌일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동아일보(9/1)가 보도했다. 전교조, 민노총, 민교협, 민주당 전병헌 등이 이런 저런 구실을 대며 딴 소리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에 몇 몇 좌파 논객과 정치인은 개인 트위터를 통해 곽이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고도 한다. 만약 우파 인사가 곽노현 같은 사건에 연루됐다면 좌파는 어떻게 나왔을까? 공정택 전 교육감 스캔들 때는 좌파는 어떻게 했던가?

    좌파는 주로 우파의 도덕적 치부, 국가폭력, 권력형 부정패패, 음모적 행태 등을 먹고 사는 존재다. 그래서 스스로 정의의 투사임을 자처한다. 대중 역시 보수는 부도덕, 억압, 더러움, 음험(陰險) 그 자체라고 하는 좌파의 선전선동에 휩쓸려 좌파세태에 올라탄다. 그런데 그만 스타일 확 구길 일이 일어났다. 곽노현 스캔들이 우파 아닌 좌파 사람을 부도덕과 더러움과 음모의 장본인으로 드러낸 것이다.

    ‘정의’와 ‘도덕’을 무기 삼아 항상 남의 치부를 질타하던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창피해서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쏙 들어가고 싶다”고 말해야 그게 정상이다. 그런데 그렇게 하기는 고사하고 뭐 “묻지 마 사퇴는 안 된다”고?

    곽노현 자신도 “나는 죄가 없다”고 했다. 그리고 교육청에 버젓이 출근하고 있다. 참, 두껍고 시꺼멓다. 이를 두고 후흑(厚黑) 철학이라 했던가?

    스캔들 자체도 나쁘지만, 그것을 전혀 창피스러워 하지 않으면서 억지와 궤변으로 호도하고 감싸는 것은 더 나쁘다. 좌파는 모든 외피(外皮)를 벗어던지고 적나라한 후흑(厚黑)의 길을 가려 하는가? 그러면 그럴수록 그들은 진 수렁에 빠질 뿐이다.

    국립의료원에서 파업 중인 노조는 병실 앞에 확성기를 틀어 놓는다고 한다. 곽노현 스캔들의 후흑(厚黑)철학과 병실 앞 확성기의 난폭 현상학이 오버랩 되면서 좌파의 도덕적 자살골이 읽힌다.

    류근일 /본사고문
    류근일의 탐미주의 클럽(cafe.daum.net/aestheticismclu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