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 문화행사 줄줄이 취소…서울광장 잔디 훼손 책임 논란
  • 27일까지 이틀 동안 서울에 400㎜가 넘는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면서 많은 직장인들이 출근을 못하고 집에 갇히는가 하면 일부 대학에서는 강의실 침수로 수업이 중단됐다.

    예술의전당 인근 서초동 일대가 침수되면서 문화행사가 줄줄이 취소됐고 서울광장에 이틀 전부터 새로 심기 시작한 잔디가 누리꾼 사이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집에 고립' 직장인 출근 포기=

    0...저지대 지역에 사는 직장인 상당수는 주변 도로 침수로 집에서 옴짝달싹 못하는 상황이 되면서 출근을 아예 포기하고 물이 빠지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양재동에 사는 김희수(29)씨는 "아파트 단지 주변 도로가 침수돼 마을버스가 다니지 않고 출근하던 차량들도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회사에 전화로 보고하고 물이 빠질 때까지 집에 있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폭우로 일거리를 잃은 일용직 근로자들이 '출근'을 안하면서 이날 아침 서울시내 지하철은 평소보다 눈에 띄게 한산했다.

    지하철 2호선을 타고 출근하는 김모(28)씨는 "5시30분쯤 지하철을 타면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였는데 오늘은 편하게 앉아서 왔다. 평소보다 절반 이상 사람이 준 것 같았다"고 전했다.



    =침수로 강의 중단…대학가도 울상=

    0...여름 계절학기 수업 기간인 일부 대학은 강의실이 침수되거나 교내 연못에서 물이 넘치는 등 한바탕 물난리를 겪었다.

    이날 오전 10시께 연세대 새천년관 1층 복도와 일부 강의실에 갑자기 물이 들어차면서 급기야 수업이 중단되는 일이 벌어졌다.

    연세대 관계자는 "건물 뒤에서 하수가 역류해 건물 안으로 쏟아져 들어오면서 한 개 강의가 중단됐다. 강의는 거의 끝날 무렵이었고 현재는 물을 거의 뺀 상태"라고 전했다.

    시간당 100㎜가 넘는 '물폭탄'을 맞은 서울대는 교내 연못인 자하연 물이 넘치는가 하면 인근 도림천이 범람하고 일대 교통이 마비되면서 강의를 들으려는 학생들이 교내에 들어가지 못해 울상을 짓고 있다.



    =서울광장 새 잔디 하룻새 '만신창이(?)'=

    0...서울광장에 새로 심고 있는 잔디가 폭우로 하루만에 망가졌다는 주장이 제기돼 서울시가 놀림감이 됐다.

    누리꾼들은 심다 만 잔디가 믈 위에 둥둥 떠다니는 듯한 사진을 돌려보며 "서울시는 일기예보도 안 보느냐"면서 조롱하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3월 서울광장에 깐 잔디의 일부를 불과 4개월 만인 지난 25일 갈아엎고 다시 깔기 시작해 예산 낭비라는 지적을 받았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사진상으로 그렇게 보일 뿐 잔디가 떠다니지 않고 비가 그친 후 공사를 진행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광장 사용신고가 된 날짜를 피해 공사 일정을 잡았고 비가 이렇게 많이 올 줄 기상청도 몰랐다"고 해명했다.



    =산사태로 문화공연 줄줄이 취소=

    0...우면산 산사태의 영향으로 서초동 일대가 침수되면서 예술의전당에서 열릴 예정이던 문화행사도 줄줄이 취소됐다.

    이날 예술의전당 내부 모든 전시당과 아카데미, 카페가 임시 휴관에 들어갔으며 오전 11시에 열릴 예정이었던 토월극장과 자유소극장 공연도 취소됐다.

    이에따라 이날 오후 예정됐던 서울국제무용콩쿠르 세미파이널 공연도 차질이 예상된다.

    이날 오후 6시30분 한국예술종합학교가 서울 명동 카페마리에서 개최할 예정이었던 '제1회 방황영화제'도 열리지 못하게 되는 등 문화행사 취소가 잇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