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SOFA 회의 통해 미군에 공동조사 요청할 것"녹색연합 "토양.지하수 오염 가능성…민관 공동조사해야
  • 환경부는 30여년 전 경북 칠곡 미군기지 `캠프 캐럴'에 고엽제로 쓰이는 독성 물질을 묻었다는 전직 주한미군의 증언이 나온 것과 관련, 캠프 캐럴 주변에 대한 환경조사에 들어간다고 19일 밝혔다.

    환경부는 이를 위해 20일 캠프 캐럴 주변에 대한 답사와 전문가 회의를 통해 조사 방법과 범위 등을 정한 뒤 조속히 지하수나 하천의 오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환경조사를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부는 또 이날 오후 열린 SOFA(한미 주둔군지위협정) 환경분과위원회에서 주한 미군 측에 사실 확인을 요구했으며 미군 측은 과거 저장 이력 등 관련 자료를 조사 중지만 아직까지는 해당 기록을 찾지 못했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부는 이에 따라 미군기지 주변에 대한 환경 조사를 벌이는 동시에 이 문제를 SOFA 환경분과위 정식 안건으로 상정해 기지 내부에 대한 공동 조사를 요청할 계획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미군 측의 자체 확인 결과를 보고 기지 주변에 대한 환경조사를 해보면 고엽제 매립 여부에 대한 기초적인 판단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이런 결과를 바탕으로 미군 측과 공동조사를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 전문가들은 미군의 고엽제 매립이 사실일 경우 토양과 지하수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며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

    녹색연합은 성명을 통해 "미군이 1978년에 매립했다면 현재는 모두 부식돼 고엽제로 인한 토양오염은 물론 광범위한 지하수가 오염됐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면서 "환경부는 즉각적이고 정밀한 오염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더욱 우려되는 것은 캠프 캐럴로부터 불과 630m 떨어진 낙동강까지 직접적으로 오염시켰을 가능성이 높다"며 "국민의 불안과 염려를 고려해 민관 공동조사협의체를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기지주변의 평균 암ㆍ백혈병 발병률 등 주민 건강조사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있는 KPHO-TV는 지난 16일(현지시간) 캠프 캐럴에 근무한 적이 있는 제대 군인 인터뷰를 통해 1978년 어느날 고엽제인 `에이전트 오렌지(Agent Orange)'라는 표시가 부착된 55갤런짜리 드럼통 250개를 기지 안에 묻었다고 증언한 내용을 보도했다.

    고엽제란 초목을 고사시키는 다이옥신계 제초제이다. 베트남전 당시 미군이 게릴라전을 막고 군량 보급을 차단할 목적으로 밀림에 대량 살포하면서 세간에 널리 알려졌다. 고엽제를 만들 때 쓰이는 다이옥신이 인체에 들어가면 각종 암과 신경마비를 일으키는 등 심각한 건강 장애를 유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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