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반지 잘 안들어가 윌리엄 `고생'`초보운전' `방금 결혼' 번호판 차량 자가운전
  • (런던=연합뉴스) 영국 왕위계승 서열 2위 윌리엄 왕자와 케이트 미들턴의 29일 세기의 결혼식 이벤트는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만큼 많은 화젯거리를 낳았다.

    윌리엄 왕자는 결혼식 도중 신부 케이트에게 반지를 끼워 주려다가 잘 들어가지 않아 애를 먹었고, 전통으로 자리 잡은 신랑 신부의 버킹엄궁 발코니 키스는 사상 처음 두 번이나 연출됐다.

    ◇ 발코니 키스 두 번씩이나…= 이날 행사의 백미는 누가 뭐래도 수십만명의 군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이뤄진 버킹엄궁 발코니 공개 키스.

    이날 낮 1시30분께 발코니에 모습을 드러낸 월리엄-케이트 커플은 군중들의 환호와 박수를 받으며 환한 얼굴로 손을 들어 화답했다.

    발코니에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 부부와 찰스 왕세자 부부, 마이클 미들턴 부부, 들러리인 해리 왕자와 필리파 등이 얼굴을 내밀었다.

    곧이어 윌리엄과 케이트는 수줍은 듯 입맞춤을 했고 군중들은 화답하듯 일제히 박수를 치고 함성을 지르며 영국 국기 유니언잭을 흔들어댔다.

    그러나 눈 깜작할 사이에 끝난 키스에 군중들 속에서 아쉬움 소리가 들렸고 발코니 장면(balcony appearance) 하나를 잡기 위해 거액을 내고 임시 스튜디오를 빌린 카메라 기자들 사이에서도 탄식이 흘러나왔다.

    환호하는 군중들 속에서 일부는 "우리는 케이트를 원한다(We want Kate)"는 짓궂은 소리가 들렸고 일부는 손가락을 들어 보이며 `한 번 더(again)'를 외쳐댔다.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눈치채기라도 한 듯 윌리엄은 케이트에게 뭐라고 속삭인 뒤 첫 번째 보다 다소 긴듯한 키스를 한 번 더 하는 `서비스'를 연출했다.

    지난 1981년 찰스 왕세자와 고 다이애나비의 키스 장면은 1번뿐이었다.

    군중들의 함성 소리는 터질듯했고 곧이어 굉음을 울리며 2차 세계대전 당시 맹활약 했던 영국 공군 랭커스터 폭격기와 스핏파이어 전투기 편대가 버킹엄궁 상공을 지나갔다.

    신부 들러리를 섰던 어린 여자 아이는 군중들의 함성 소리에 손으로 귀를 막고 울상을 짓는 모습도 보였다.



    ◇ 결혼 반지 안 들어가 `고생' = 웨스트민스터 성당에서 열린 결혼식에서도 에피소드는 이어졌다.

    성공회 수장 로완 윌리엄스 캔터베리 대주교의 주례로 윌리엄이 케이트에게 결혼반지를 끼워주려 했으나 잘 들어가지 않자 순간 당황한 듯 힘을 주는 모습이 전파를 탔다.

    이 결혼반지는 왕실의 오랜 전통에 따라 여왕이 웨일스 산 금을 윌리엄에게 하사해 특별 제작한 것이다.

    결혼식장에는 윌리엄이 먼저 도착해 있다가 신부를 맞았으며 윌리엄은 웨딩드레스를 입은 케이트에게 고개를 돌리며 "아름답다(You look beautiful)"라고 첫 마디를 했다.

    윌리엄은 또한 신부와 함께 온 장인에게도 "그냥 작은 가족 행사를 열려고 했는데..."라고 농담을 건넸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 윌리엄 `방금 결혼했어요' `초보운전' 번호판 달고 자가 운전 = 버킹엄궁에서 오찬 뷔페를 마친 뒤 윌리엄 왕자는 오후 3시40분께 신부를 태운 차량을 직접 몰고 자신이 거주하는 클래런스 하우스로 향했다.

    이 차량은 찰스 왕세자 소유의 덮개가 없는 애슈턴 마틴으로 앞에서 꽃과 리본이 장식돼 있고 뒤에는 풍선이 매달려 있었다.

    차량 앞에는 초보운전을 뜻하는 `L'자가 달려있었고 뒤에는 `JUST WED'라는 번호판이 붙어 있었다.

    버킹엄궁 앞을 떠나지 않고 지키던 군중들은 큰 박수를 보내며 환호했다.

    윌리엄이 자가운전을 하며 클래런스 하우스로 향하는 동안 윌리엄이 복무 중인 공군 구조헬기 1대가 유니언잭과 부대 깃발을 휘날리며 버킹엄궁 상공을 선회하며 동료의 결혼을 축하했다.

    앞서 결혼식과 퍼레이드, 발코니 키스 `행사'가 끝나자 여왕은 650명의 하객에게 점심 뷔페를 대접한 뒤 남편 필립공과 함께 곧바로 주말 휴가를 떠났다.

    찰스 왕세자는 이날 저녁 신랑 신부의 친인척과 친구 등 300명을 버킹엄궁으로 불러 성대한 만찬과 무도회를 열었다.

    이날 런던 도심 곳곳에서는 축제가 벌어지는 가운데 엘튼 존이 부른 '바람 속의 촛불' 등 윌리엄의 모친인 고 다이애나비와 관련된 음악들이 일부 흘러나오는 등 다이애나비를 추모하는 분위기도 감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