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진·변속기 결함으로 2013년 이후에나 생산대당 80여억 원 가격…개발비만 3,100억 투입
  • ‘명품무기’로 꼽히던 차세대 전차 K2 흑표의 양산이 엔진과 변속기 결함으로 또 2년 이상 미뤄졌다.

    지난 15일 방사청이 국회 국방위 서종표 의원(민주당, 비례)에게 제출한 ‘흑표전차사업 관련 현안보고서(이하 현안보고서)’에 따르면 당초 2011년 100대 생산을 시작으로 양산될 것이라고 알려졌던 K2 흑표 전차의 엔진과 변속기에 심각한 결함이 있어, 양산이 2013년 이후로 미뤄졌다는 것이다.

  • 현안보고서에 따르면 흑표 전차의 엔진은 고속 기동 등으로 과열 시 엔진보호 온도 설정 오류로 엔진보호가 안 되는가 하면, 최대 속도에서 변속기 냉각팬의 회전수가 부족해(냉각기능 미흡) 엔진이 과열돼 손상되는 문제점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방사청은 지난 1월 31일 설계변경을 통해 다시 검증을 시도했지만 이마저도 실패했다고 한다. 현안보고서에 따르면 변속기 성능을 개선하려면 최소 9개월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방사청은 엔진과 변속기 자체 개발 기간을 당초 올해 10월에서 2013년 6월로 연장하는 대안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한다.

    1995년 개념연구를 시작해 2003년부터 본격적인 개발을 시작한 K2 흑표 전차는 그동안 언론을 통해 ‘헬기잡는 전차’ ‘세계 최고 전차’ 등으로 홍보돼 왔다. 55구경장 120mm 활강포는 국산 전차 중 최고의 파괴력을 갖고 있다. 포탄자동장전, 복합장갑, 비활성식반응장갑 등을 장착해 세계 최고의 전차들과 겨룰 수 있다고 전해졌었다. 

    하지만 개발과정에서 파워팩(엔진과 변속기 등 동력계통 전체를 의미)을 자체개발하기로 결정하면서 민간 군사연구가들 사이에서는 ‘과연 우리에게 파워팩을 자체생산할 기술이 있는가’하는 의문이 제기되어 왔다.

    이후 K2 흑표 전차의 양산이 다가오면서 대당 생산가격이 80억 원 가까이 된다는 게 알려지자 ‘일본 90식 전차(약 105억 원) 다음으로 비싸다’ ‘차라리 미군 M1A2(약 75억 원)를 수입하는 게 낫겠다’는 등의 비판여론이 일기도 했다.

    지금까지 K2 흑표 전차의 독자개발에는 3,100여억 원 가량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