얻어맞을 때마다 하는 말 “좌시하지 않겠다”, 이젠 지겹다‘행사형-전시형 화력 훈련’이 아닌 ‘실질적 응징’ 할 차례
  • 지난 20일 연평도 사격훈련부터 23일 화력훈련까지 군과 정부의 태도를 보면 북한을 위협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겁을 먹은 것처럼 보인다. 수십 년 간 해오던 전방 지역 크리스마스 트리 점등식 하나에 왜 이리 호들갑일까.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도발을 저지른 건 ‘국제 양아치’ 집단이다. 양아치 때문에 국민과 국가의 자긍심이 훼손되었다면 ‘국제질서’와 ‘세계평화’를 위해서라도 ‘응징’하는 게 당연한 일 아닌가.

    兵法의 ‘知彼知己’로 보는 우리 안보상황

    2010년은 안보기관의 이념이 아닌, ‘힘’과 ‘용기’를 가늠할 수 있는 해였다. 2010년 3월 26일 금요일 오후 9시 50분 경. 휴일을 앞둔 사람들은 ‘천안함 폭침’ 소식에 큰 충격을 받았다. 우리 영해에서 우리 초계함이 침몰되다니. 이후 정부는 안보태세를 강화한다며 난리법석을 떨었다. ‘국가안보태세점검총괄회의’라는 한시적 기구도 생겨났다. 이 기구의 권고에 따라 청와대와 군, 여타 안보기관에 변화가 일어나는 듯 했다. 하지만 8개월 뒤 이번에는 연평도가 얻어맞았다. 북한은 군부대, 민가 가리지 않고 100여 발 이상의 포탄을 쏘아 공격했다.

    연평도를 ‘얻어맞은’ 뒤 언론과 정치권은 ‘사후 약방문’을 내놓느라 분주했다. ‘경계가 허술했다’ ‘대북첩보를 소홀히 했다’ ‘합동 전력의 효율성이 낮다’ ‘전투기로 타격을 하지 않은 게 문제’라는 둥 온갖 해석과 대응방안이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냉정하게 판단해 보자. 북한이 우리 군의 대응타격까지 고려해 대비하고 있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그러다 F-15K가 추락했다면 또 뭐라고 했을까.

    이를 따지기 전에 군 등 안보기관이 전쟁 준비를 얼마나 잘 하고 있는지나 자문자답 해보자. 지휘관은 자신의 부대가 물자분류를 끝내고 거점 투입까지 몇 분 걸리는지 파악하고 있는가? 범정부 차원에서 5만 명 이상의 예비군 비상동원 훈련, 전상자 후송훈련이 실시된 적은 있는가? 연대 전투단, 해․공군 전대 이하 제대의 전술계획은 몇 가지나 준비되어 있는가? 기습도발 시 연합전력을 대체할 전력은 준비되어 있는가? 탈북자와 중국에 있는 탈북자 네트워크는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는가? 전시에 국민들 반대를 억누르고 수도를 방어할 계획을 실천할 가능성은 있는가? 정부 주요기관의 출입통제에 빈틈은 없는가? 국내에 위장취업한 중국인, 중국인으로 위장한 대남사업요원 동태는 얼마나 파악하고 있는가? 북한과 가까운 서남아시아인, 중국인들의 동선(動線)은 파악하고 있는가? 이 같은 질문에 어떤 안보기관이 제대로 답할까.

  • ▲ 북한 해안포 갱도 진지. 이런 갱도가 수십 개 이상 있다. 해안포 진지를 모두 부순다해도 김정일은 코웃음만 칠 가능성이 높다.ⓒ
    ▲ 북한 해안포 갱도 진지. 이런 갱도가 수십 개 이상 있다. 해안포 진지를 모두 부순다해도 김정일은 코웃음만 칠 가능성이 높다.ⓒ

    ‘문민’이라는 말이 접두사가 되면서부터 군은 물론 국정원 등 안보기관 전반에 구멍이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건 기관 관계자라면 다 아는 이야기다. 현 정부 들어서 이런 ‘구멍’을 메우겠다며 조직을 만들고 제도를 바꾸고 인원을 보충했지만 변한 건 눈에 안 보인다. 이러니 ‘면제 정부’라는 소리가 나오는 게 아닐까.

    승리하려면 적의 아픈 곳 골라 때려야

    안보기관 스스로가 ‘골병’ 들어서인지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기습도발로 1년 새 49명의 장병과 11명의 민간인이 사망했음에도 관련 기관들은 적의 ‘아픈 곳’을 찾아 때릴 생각은 못하고, 우리를 공격한 무기를 ‘격파할 수단 확보’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 좋다. 군이나 다른 기관의 주장처럼 이스라엘製 스파이크NLOS나 GBU-39 등을 확보한 뒤 다음 번 도발에서 적 해안포 갱도를 파괴했다고 치자. 여기에 김정일이 슬퍼하거나 겁을 먹을 것 같은가. 김정은이나 김격식, 김영철, 이영호가 눈이나 깜짝할 거 같은가. 절대 그렇지 않다는 걸 2만 탈북자와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안다.

    일부의 주장처럼 김일성 동상 등을 깨버리는 것도 '응징'과는 다르다. 김일성 동상 깨진다고 주민들이 북한 당국을 저버리고 김정일이 정권을 포기할까. 북한 사회에 충격은 주겠지만 분명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이 두 가지 대응은 무력을 사용해야 하는 것이기에 먼저 북한이 다시 도발해야 한다. 즉 우리가 생각하는 무력 대응의 ‘열쇠’는 북한이 쥐고 있다는 말이다. 그럼 대북전단과 ‘라면’이 해법일까. 이건 북한의 무력도발에 대한 ‘특별한 응징수단’이 아니다. 평소에 당연히 실시해야 하는 ‘심리전 수단’이다.

  • ▲ 김일성 동상. 이런 동상이 북한 전역에 수백 개가 넘는다. 이것을 모두 부순다고 김정일이 항복할까.ⓒ
    ▲ 김일성 동상. 이런 동상이 북한 전역에 수백 개가 넘는다. 이것을 모두 부순다고 김정일이 항복할까.ⓒ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병법의 구절을 빌리자면 ‘우리가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장소를 원하는 수단으로 공격할 수 있어야 힘의 우위’에 있는 것이다. 이때 ‘원하는 장소’란 ‘아픈 곳’을 말한다. 이 조건을 충족해야만 승리를 거둘 수 있다. 이 원칙을 대입해 보면 지금 우리가 김정일 정권의 약점을 얼마나 잘못 보고 있는지, 응징수단을 얼마나 잘못 생각하고 있었는지 깨달을 수 있다.

    김정일의 손발을 끊어놓자

    북한의 연평도 기습도발 이후 국민들의 反김정일 감정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하지만 여기에 비례해 무력감도 높아지고 있다. 우리가 당장 응징할 수단이 없다는 정부와 학계의 주장, 언론 보도 때문이다. 하지만 그건 ‘군사력’ 측면에서만 접근했기 때문에 나온 잘못된 결론이다.

    우리나라는 서방 동맹국과 함께 50년 동안 ‘냉전’을 치렀던 나라다. 당연히 ‘총’을 들지 않고도 ‘전쟁하는 방법’을 잘 알고 있다. ‘냉전’ 시절 ‘안보기관’들은 어떻게 하면 적을 직접 때리지 않고 말려 죽일 수 있는지, 자기 머리에 총을 쏘게 할 수 있는지를 연구해 왔다. 이런 면에서 김정일 정권의 약점을 살펴서 그를 어떻게 ‘제거’할 지 생각해야 한다.

    김정일은 남한의 무력에 인민군과 주민 수만 명이 죽고 해안포 수십 문이 파괴되는 것보다 당장 오늘 저녁 식사에 장어초밥과 캐비어, 로스만스 담배, 헤네시 XO 코냑이 사라지는 걸 더 두려워한다. 김정은이나 그 측근들도 마찬가지다. 이런 자들에게 ‘충격과 공포’를 심어주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가 ‘안보기관’의 ‘캐비넷’ 속에 이미 들어 있다.

    안보기관들은 보관해 놓은 ‘답’을 찾은 뒤 실행계획을 짜야 한다. 그 중 하나를 예로 들자면 해외를 나도는 김정일의 ‘손발’을 모두 끊어 놓는 것이다. ‘손톱’부터 시작해 손가락, 그 다음에는 팔, 그 다음 어깨로 잘라 내는 부위를 넓혀가야 한다. 김정일 패거리가 이 사실을 깨달았을 때는 이미 때가 늦도록 만들어 놔야 한다.

    이 말이 무슨 뜻인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는 안보기관은 이미 여러 개 있다.  물론 지난 10여 년 동안은 ‘정치인’ 또는 ‘공무원’이나 ‘학자’인 '윗 분들' 아래에서 ‘공무원’처럼 지냈겠지만 이제는 본 모습을 찾아야 한다. 국민들이 지급한 ‘밥 값’을 할 때가 된 것이다.

    한편 정부 내에도 이런 일을 실행하려 하면 ‘비인도적’이니 ‘국제협약 위반’이니 하며 반발하거나 우려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답해줘라. “그 이전에 김정일 패거리들이 저지른 도발이 어떻게 ‘인도적’이고 어느 ‘국제협약’을 준수한 것인지 알려달다”고, "‘국제 양아치’ 집단 때문에 국민과 국가의 자긍심이 심각하게 훼손되었다면 ‘국제질서’와 ‘세계평화’를 위해서라도 ‘응징’하는 게 당연한 일 아니냐"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