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리뷰>우타노 쇼고 지음 '해피엔드에 안녕을'
  • ▲ 우타노 쇼고가 신작 '해피엔드에 안녕을' ⓒ문학동네 제공
    ▲ 우타노 쇼고가 신작 '해피엔드에 안녕을' ⓒ문학동네 제공

    밀실 트릭 3부작 '그리고 명탐정이 태어났다'로 국내 독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은 우타노 쇼고가 이번에는 시니컬한 유머와 기발한 반전을 발휘한 소설집 '해피엔드에 안녕'을 선보인다.

    이번 소설집에는 길이와 소재는 제각각이지만 결말은 전부 배드엔드로 끝난다는 공통점을 가진 11편의 작품이 담겨있다.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각자 기기묘묘한 사연을 갖고 있을지언정 어떻게 보면 우리 주위 어디서나 찾아볼 수 있는 평범한 인물들이다.
    부모의 일방적인 편애를 받는 언니를 질투하는 소녀, 마지막으로 마운드에 서는 야구선수 아들을 응원하는 어머니, 해마다 놀러가는 시골 친척 집에서 비밀의 방을 발견한 소년, 일생일대의 초등학교 입시를 앞둔 어린 딸, 미팅에서 만난 남자의 편지와 선물 공세에 시달리는 젊은 여자, 인적 드문 공원에서 자신만의 안락한 생활을 영위하던 노숙자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작가는 극단적이고 음침해 보이지만 은근히 현실적인 등장인물의 모습을 통해 씁쓸하고 통쾌한 뒷맛을 독자에게 전달한다.  
    '해피엔드에 안녕을' 은 본격 미스터리의 틀을 넘어 호러, 블랙 코미디, 심리소설의 범위까지 아우르는 우타노 쇼고식 단편의 각양각색의 매력을 보여준다.

    마지막 한 줄로 독자의 예상을 배반하는 특유의 반전 트릭도 여전히 유효하다. 크고 작은 범죄와 사회문제들의 아이러니컬한 단면을 그려내 때로는 실소를 때로는 경악을 불러일으키는 인물 묘사가 특히 눈길을 끈다.
    문학동네 펴냄, 316쪽, 1만 1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