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전 중의 신전 '카르나크'

이태원 | 최종편집 2010.10.26 11:44:42
신전 중의 신전 '카르나크'
천 수백 년 걸려 완공된 국가번영의 상징

룩소르 나일 강 동안의 북쪽에 자리한 카르나크, 이곳의 옛 이름은 고대 이집트어로 이페트 수트Ipet-Sut였다. 「고르고 고른 땅」이라는 뜻이다. 이 땅에 신왕국시대의 국가최고 신 아멘 라를 위해 세운 카르나크 대신전Great Karnak Temple이 있다. 현재 이집트에 남아 있는 신전 중에서 가장 오래되고 가장 큰 신전이다.
▲ 기둥홀의 기둥들, 아멘 대신전의 기둥홀


카르나크라는 이름은 그 근처에 있던 엘-카르나크el-Karnak라는 마을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카르나크 대신전은 약 4천 년 전, 중왕국의 제12왕조 때 처음으로 축조되었다. 그 이후 약 2천년에 걸쳐 투트메스 3세, 하트셉수트, 아멘호테프 3세, 람세스 2세, 넥타네보 2세 등 많은 역대 파라오들이 왕권의 강화와 국가의 번영을 기원하기 위해 신전을 개축하고 증축했다. 그리하여 프톨레마이오스시대에 이르러 카르나크
대신전은 지금과 같은 웅장한 모습을 갖추었다.

다만 신전이 증축을 거듭하다 보니 신전의 규모가 커지고 구조가 매우 복잡해졌다.
카르나크 대신전은 절정기에 약 8만 명의 노예, 24만 마리의 가축, 100여 척의 배를 소유했다.
동서 540m, 남북 600m의 광대한 규모의 카르나크 대신전은 세 신전 영역으로 나뉜다.
중앙에 보존 상태가 좋은 아멘 신의 신역이 있고. 그 남쪽에 무트 여신의 신역, 북에 테베지방의 원래의 토착 신이었던 멘투 신의 신역이 있다. 이들 세 신역이 전체적으로 신전복합체를 이룬다.

카르나크 대신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아멘 대신전Great Temple of Amen은 그 구조가 크고 복잡하다.
스핑크스 참배 길, 열 개의 탑문, 두 개의 안마당, 두 개의 기둥 홀, 세 개의 오벨리스크, 한 개의 성스러운 연못과 성소 그리고 몇 개의 사당들이 있다. 뿐만 아니라 아멘 대신전 내에 콘스 신전, 오페트 신전, 프타 신전, 람세스 3세 신전, 투트메스 3세 축제전, 아멘호테프 2세 축제전 등 많은 신전들이 있다.
원래 이 신전은 운하로 나일 강과 연결되어 있었다.

카르나크 대신전은 이집트의 모든 신전들이 그러하듯이 나일 강을 따라 남북으로 배치되었다.
다만 그 안에 자리한 아멘 대신전만은 동서로 배치되어 있다. 람세스 2세가 만든 신 아멘의 신수인 사자의 몸에 숫양의 머리를 가진 스핑크스들이 양쪽으로 즐비하게 앉아있는 참배 길Cause-way이 신전 앞에 뻗어 있다. 지금은 도중에서 끊겨있지만, 원래 이 참배 길은 2㎞ 떨어져 있는 룩소르 신전과 연결되어 있었다. 참배길 끝에 아멘 대신전의 입구인 첫째 탑문이 우뚝 서 있다.
이 탑문은 제30왕조의 초대 파라오 넥타네보 1세<Nectanebo I: B.C.380~362>가 세운 것이다. 탑문은 그 높이가 43m에 폭이 113m로 거대한 성문 같다.
이집트에서 가장 큰 탑문이다. 탑문 앞에 세티 1세가 세운 작은 오벨리스크가 서 있는데 그곳에 나일 강과 연결되는 운하의 선착장이 있었다. 탑문의 바깥벽은 돋새김으로 장식되어 있고 그 위쪽에 나폴레옹 원정군이 새긴 비문이 남아있다.

첫째 탑문을 지나 안으로 들어가면 신왕국 제22왕조 때 증축한 첫째 안마당이 나온다. 안마당의 북에 세티 2세가 만든 성주사당聖舟祠堂이 있다. 테베의 세 신 아멘, 무트, 콘스가 오페트 축제Opet Feastival 때 사용할 성스러운 배를 두었던 곳이다. 안마당의 남쪽에 람스 3세의 신전이 있는데 신전의 작은 안마당에 양쪽으로 오시리스 신 모양을 한 파라오의 기둥이 늘어서 있고 맨 안쪽에 작은 기둥 홀과 성소가 있다.
원래 첫째 안마당의 중앙에 말기 왕조시대 제25왕조의 누비아 출신의 파라오 타하르코<Taharqo: B.C.690~664>가 세운 10개의 거대한 파피루스 기둥을 가진 기둥복도가 있었다. 지금은 기둥 하나만 남아 있는데 그 기둥만 보더라도 기둥복도가 매우 웅장했음을 알 수 있다. 그 곁에 제21왕조시대 아멘 신의 신관인 피네젬Pinedjem의 거대한 석상이 서 있다. 붉은 화강암으로 만든 이 석상은 실제로는 람세스 2세의 석상이다. 피네젬이 자기 이름을 석상에 새겨 놓아 피네젬의 석상이라고 부른다. 석상의 다리 앞에는 람세스 2세의 왕녀의 작은 석상이 조각되어 있다.
안마당의 맨 안쪽에 서 있는 둘째 탑문은 신왕국 제18왕조의 마지막 파라오 호렘헤브 때 착공하여 제19왕조의 람세스 2세 때 완공했다. 이 탑문은 첫째 탑문과는 달리 높은 벽처럼 보인다. 탑문 앞에 한쪽 발을 앞으로 내밀고 서 있는 람세스 2세의 거상이 늠름하게 서 있다. 원래 두 체가 있었으나 하나만 남아 있고 다른 하나는 파괴되어 양 다리만 남아 있다.

둘째 탑문을 지나면 카르나크 신전의 하이라이트인 큰 기둥 홀열주실이 나온다. 이 기둥 홀은 고대 이집트의 기념건축물의 걸작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신왕국 제18왕조의 아멘호테프 3세<Amenhotep III: B.C.1388~1351> 때 착공하여 람세스 2세 때 완공되었다. 폭 102m, 안쪽 깊이 53m의 큰 홀에 134개의 거대한 돌기둥이 숲을 이룬다. 큰 기둥 홀의 중앙에 아멘호테프 3세가 세운 파피루스 기둥이 2열로 6개씩 12개가 서 있다. 높이 21m, 직경 3.6m의 큰 기둥으로 활짝 핀 파피루스 꽃 모양의 기둥머리는 그 둘레가 15m나 된다. 아멘호프 기둥의 양쪽에 람세스 2세가 세운 기둥이 122개가 서 있다. 그 높이가 13m에 직경이 2m의 큰 기둥으로 기둥머리는 꽃 봉오리 모양의 파피루스로 장식되어 있다. 큰 기둥 홀은 지붕으로 덮여 있었으나 지금은 없어지고 그 흔적만 남아있다. 큰 기둥 홀은 전체적으로 파피루스가 무성하게 자라고 있는 「원초의 바다」에 태양빛이 비쳐 천지가 창조되는 창조신화의 세계를 상징하고 있다.

큰 기둥 홀의 거대한 돌기둥에는 투트메스 3세의 연대기, 왕명표 등 매우 가치 있는 역사적 자료와 파라오가 신에게 제물을 바치는 모습, 성스러운 배의 행렬, 신전에서의 생활모습 등의 돋새김들이 새겨져 있다. 큰 기둥 홀을 에워싸고 있는 바깥벽에 카데시 전투에서 히타이트와 싸우는 람세스 2세의 용감한 모습, 히타이트와 체결한 평화조약의 조약문, 람세스 2세의 전승기념 돋새김들이 새겨져 있다. 큰 기둥 홀을 지나 안으로 더 들어가면 하트셉수트의 작은 사당Chapel이 있고 이어서 아멘호테프 2세의 셋째 탑문, 투트메스 1세39)의 넷째와 다섯째 탑문, 투트메스 3세40)의 여섯째 탑문이 잇달아 있다. 큰 기둥 홀의 오른쪽으로 꺾여서 제19왕조의 투트메스 3세의 일곱째와 하트셉수트의 여덟째 탑문에 이어 아홉째와 열째 탑문이 있다.
▲ 하트셉수트 여왕의 오벨리스크(아멘 대신전의 넷째와 다섯째 탑문 사이)


셋째 탑문과 넷째 탑문 사이에 기원전 13세기 무렵, 투트메스1세가 세운 높이 21.8m, 무게 130t의 오벨리스크가 서 있다. 넷째 탑문과 다섯째 탑문 사이에는 하트셉수트 여왕이 세운 높이 30m, 무게 323t의 아스완산의 붉은 화강암으로 만든 오벨리스크가 서 있다. 투트메스 1세의 오벨리스크는 원래 2개가 있었으나 지금은 하나만 남아있다. 나머지는 로마의 라테라노의 산 조반니 광장에 서 있다.

하트셉수트의 오벨리스크는 2개 중 하나는 그대로 서 있으나 나머지 하나는 성지 가까이 넘어진 채 땅 위에 누워 있다. 이 오벨리스크에 여왕의 아버지 투트메스 1세를 기념하여 만들었다는 것과 여왕의 왕위계승을 정당화하는 내용이 히에로글리프로 새겨져 있다.

여섯째 탑문을 지나면 그 끝에 투트메스 3세의 축제전이 있다. 「아멘 신전의 식물원」이라고 불리는 이 축제전의 벽은 각종 식물의 돋새김으로 가득 차있다. 아멘 신전의 남쪽 모퉁이에 람세스 3세가 세운 콘스 신전이 있다. 고대 이집트의 전형적인 신전양식으로 지은 이 신전은 양쪽에 스핑크스 참배 길, 탑문, 기둥으로 둘러싸여 있는 안마당, 기둥 홀, 성소로 구성되어 있다.

대신전의 남쪽에 있는 무트 신전은 아멘호테프 3세가 세운 신전으로 탑문, 안마당, 기둥 홀, 사당 등이 있었고 700체가 넘는 여신상이 있었다. 지금은 대부분이 파괴되고 입구에 머리 없는 파라오의 거상과 무트 여신의 신전 유구, 그리고 초생달 모양의 빈터만이 남아 있다.
아멘 대신전의 첫째 탑문의 동쪽에 있는 아크엔아텐 신전은 아멘호테프 4세가 종교개혁을 단행하고 왕도를 아마르나로 옮겨가기 전에 세운 신전이다. 이 신전은 파라오 호렘헤브시대에 파괴되었으며 3만 6천개 이상의 돌이 카르나크 대신전의 탑문을 짓는데 재사용되었다.
아멘 신전의 북에 있는 멘투 신전은 테베의 오랜 지방 신으로 매의 모습을 한 전쟁의 신 멘투를 위해 세운 신전이다. 이 신전은 아멘호테프 3세가 세운 것으로 현재 기념문만 남아 있다. 그 부근에 창조신 프타를 위해 세운 프타 신전이 있다.

<글-사진 이태원 /전한진사장, 여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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