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故)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송파구 풍납동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는 영결식을 하루 앞둔 13일에도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이날 오후 조문한 작가 이문열씨는 황 전 비서를 소재로 한 작품을 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장의위원회 관계자들은 장례 나흘째인 이날 오전 황 전 비서의 국립 대전현충원 안장이 확정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14일 예정된 영결식과 안장식을 준비하느라 분주했다.

    장의위원회 대변인을 맡은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는 "보훈처의 결정으로 황 선생님을 국립 대전현충원 국가사회공헌자묘역에 안장하게 됐다"며 "선생님은 생전에 고향에 묻히겠다고 말씀하셨기에 통일까지 임시로 안장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고인을 추모하는 각계각층의 조문 행렬이 이날도 계속돼 보수단체 소속 노인들이 수십 명씩 줄을 맞춰 분향소에 들어가는 모습이 보였다.

    이문열씨는 이날 오후 조문을 마치고 빈소를 나와 "황 선생과 종종 만나 황 선생만 아는, 북한에 대해 알고 싶은 것을 많이 들었다"며 "작품을 계획한 적이 있는데 앞으로 쓰게 되면 (들은 것을)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시대에서 소설적인 인물에 대한 이야기가 될 것이다. 소설적으로 많이 변형된 인물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씨는 과거 단편 소설을 내면서 황 전 비서의 회고록에서 서사구조를 따왔다고 밝힌 적도 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빈소를 찾아 "황 선생처럼 용기있는 분들이 남쪽에 와서 북한의 실상을 알려줘 (북한에 대해) 오해하는 국민이 잠에서 깨어날 수 있는 좋은 교육이 됐다"고 말했다.

    조현오 경찰청장도 오전에 조문하고 "장례가 원만히 치러질 수 있도록 경찰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김황식 국무총리와 정운찬 전 총리,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 등도 조문했다.

    빈소에는 10일 밤부터 이날까지 나흘 동안 3천여명이 다녀갔고 160여개의 조화가 배달됐다.

    장의위원회는 14일 오전 영결식을 하고 황 전 비서의 유해를 국립 대전현충원에 안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