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계 지배자 아비도스

글-사진 이태원 | 최종편집 2010.07.23 15:45:39

토막 살해 된 오시리스 신의 머리가 묻힌 곳

텔 엘-아마르나에서 남으로 87㎞, 룩소르에서 북으로 145㎞ 떨어진 나일 강 서안의 사막지대에 자리한 아비도스Abydos , 이곳의 옛 이름은 고대 이집트어로 아베쥬Abdju였다.
이곳은 명계의 지배자 신 오시리스의 성지이며 초기왕조시대의 파라오의 무덤들이 모여 있다.

헬리오폴리스의 신화에 따르면 신 오시리스는 「신의 시대」의 제4대 신왕으로 지상에 내려와 이집트를 잘 다스렸다. 왕위를 탐낸 동생 세트가 그를 죽이고 유해를 토막 내어 이집트 전역에 버렸다.
이때 그의 머리가 아비도스에 버려져 묻혔다고 해서 신 오시리스의 성지가 되었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파라오는 죽으면 하늘로 올라가 부활하여 오시리스가 되어 영생을 한다고 믿었다. 그래서 파라오는 재위 중에 아비도스에 성지 순례를 하고 그곳에 세노타프Cenotaph라고 불리는
빈 무덤을 만들고 장제전을 세웠다. 중왕국시대 이후에는 오시리스 신앙과 내세 신앙이 일반화 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파라오뿐만 아니라 일반 서민들도 죽으면 재생·부활하여 오시리스 신이 되어 영생한다고 믿었다. 그들 역시 오시리스의 무덤이 있는 아비도스에 묻히기를 간절히 원했다. 그래서 그들도 죽기 전에 파라오처럼 아비도스에 성지 순례를 했다. 그들은 순례하면서 파라오처럼 빈 무덤은 만들지 못하고 죽은 사람의 이름과 함께 내세에서의 영생을 비는 주문을 새긴 비석을 세웠다. 수천 개의 비석들이 지금까지 그곳 공동묘지에 남아있다. 이러한 전통이 남아서 이집트에서는 지금도 사람이 죽으면 우리나라에서 죽은 사람의 이름 앞에 「고故 누구누구」라고 하듯이 「오시리스 누구누구」라고 한다.


▲ 아비도스의 왕명표. 파라오 76명 이름이 새겨져있다.(세티1세 신전-아비도스) 



현재 아비도스에는 신왕국 제19왕조의 세티 1세의 장제전이 있고 그밖에 오시레이온Osireion이라고 불리는 빈 무덤과 람세스 2세의 장제전 유적의 일부가 남아있다. 오시레이온이란 「신 오시리스를 모신 곳」이라는 뜻이다.
오시레이온의 중앙에 있는 작은 연못은 창조신화의 「원초의 바다와 언덕」을 나타내고 있다.
혼돈의 바다에서 천지가 창조된 것처럼 세티 1세도 부활하여 오시리스가 된다고 믿고 만들었다.
세티 1세의 장제전은 그의 아비도스 순례를 기념하여 세운 것으로 세티 1세 때 착공하고 람세스 2세 때 완공했다. 이 장제전은 현재 이집트에 남아 있는 신전 중에서 유일하게 신전 전체가 천정으로 덮여 있는 이집트에서 가장 아름다운 종교건축물이다. 신전 내부의 장식도 매우 뛰어나다.

첫째 탑문과 안마당, 둘째 탑문과 안마당은 모두 파괴되어 그 흔적만 남아있고 네모기둥이 서 있는 둘째 기둥복도가 신전의 정면에 서 있다. 신전 안으로 들어서면 24개의 꽃봉오리 모양의 파피루스 기둥이 서 있는 첫째 기둥 홀이 있고 그 안에 36개의 기둥이 서 있는 둘째 기둥 홀이 있다.
이집트의 신전이나 장제전에는 신관이 신에게 제물을 바치고 의식을 베푸는 성소가 하나만 있다. 그런데 이 장제전에는 7개의 성소가 있다. 중앙에 국가 최고신 아문-라의 성소가 있고 그 오른쪽에 호루스, 이시스, 오시리스의 성소, 그 왼쪽에 라 호르아크티, 프타, 신격화 된 세티 1세의 성소가 있다. 각 성소에는 신상이 안치되어 있고 가짜 문이 달려 있으나 오시리스의 성소에는 진짜 문이 달려 있다.

장제전의 벽은 신 오시리스, 여신 이시스, 파라오 세티 1세에게 예배하는 람세스 2세의 돋새김을 비롯하여 보존이 잘된 많은 채색 돋새김들로 장식되어 있다. 장제전의 돋새김 중에서 유명한 것이 기록 홀의 벽에 새겨져 있는 「아비도스 왕명표Abydos King Lists」이다. 이것은 신왕국의 제19왕조를 연 람세스 1세가 역대 파라오들의 이름을 새겨놓은 것이다. 제1왕조의 초대 파라오 나르메르부터 제19왕조의 2대 파라오 세티 1세와 그의 아들 람세스 2세까지 76명의 역대 파라오 이름과 통치 기간이 새겨져 있다. 다만 하트셉수트 여왕, 아크엔아텐, 투탕카멘의 왕명은 누락되어 있다. 왕명표 앞에 세티 1세와 어린 람세스 2세를 묘사했고 왕명표 끝에 세티 1세가 아들 람세스 2세와 함께 황소를 쫓고 있는 모습을 새긴 돋새김 있다.

세티 1세 장제전에서 북서로 1㎞ 떨어진 곳에 람세스 2세가 오시리스 신을 위해 세운 오시리스 신전 유구가 남아 있다. 매년 이곳에서 오시리스 축제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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