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일 북한 전 노동당 비서 황장엽(87)씨를 살해하라는 지령을 받고 남파된 간첩 2명이 구속돼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올해 초 개봉돼 500만 관객을 동원, 제임스 캐머론 감독의 '아바타'와 함께 상반기 극장흥행을 주도했던 영화 '의형제'가 다시금 주목을 받고 있다.

  • ▲ 영화 '의형제'에서 '그림자' 역을 맡아 열연한 배우 전국환. ⓒ 뉴데일리
    ▲ 영화 '의형제'에서 '그림자' 역을 맡아 열연한 배우 전국환. ⓒ 뉴데일리

    영화 '의형제'는 해직당한 전 국정원 요원과 남파 공작원이 갖은 우여곡절 끝에 서로를 이해하고 화해한다는 내용을 그린 작품으로, 극중 초반과 후반부에 걸쳐 북한 체제를 비난한 책을 쓴 탈북자와 남파간첩 신분에서 변절한 대학교수를 잔혹한 킬러 '그림자'가 살해하려는 장면이 나온다.

    사실 이 장면들은 지난 1997년 자신의 집 앞에서 괴한의 총격을 받고 살해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전처 성혜림의 조카 이한영 씨의 실화를 바탕으로 재구성된 것이다.

    실제로 이한영씨는 지난 1982년 10월 한국에 망명한 뒤 '대동강 로열패밀리'란 책을 발간하는 등 공공연히 북한의 실상을 알리고 체제를 비판하는 활동을 벌여 주목을 받아왔다.

    그러던 중 1997년 2월 15일 오후 9시경 경기 성남시 자신의 아파트 엘리베이터 앞에서 북한 측 요원으로 추정되는 2인조 암살단에게 피격당해 사망했다. 당시 대낮에 자신의 아파트에서 피살당했음에도 불구하고  탄피와 총알 외에는 증거가 발견되지 않아 이 사건은 현재까지 '미제사건'으로 남아있다.

    주목할 만한 점은 북한으로부터 살인지령을 받고 남파된 간첩이 항상 2인 1조였다는 점이다. 이한영 사건도 괴한 2명에 의해 저질러진 소행으로 밝혀졌으며 이번에 북한 정찰총국의 지령을 받고 위장 탈북해 붙잡힌 간첩도 김모(36)씨와 동모(36)씨 등 두 명이다. 의형제에서도 변절한 탈북인사를 제거하기 위해 '그림자'와 '송지원' 두 명이 한조를 이뤄 작전을 벌이는 내용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