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시작된 4대강살리기사업 가운데 금강 살리기는 백제 문화유산과 연계한 지역 발전에 그 목적이 있다. 금강을 따라 찬란한 백제문화가 되살아나고, 자연생태공원과 레저 스포츠 시설이조성되면 금강 유역의 지역경제와 주민들의 삶은 한층 나아질 것이다. <편집자 주>

    ‘금강 살리기’ 테마, 수질개선·생태복원

  • ▲ 해질녘 금강호를 수놓은 철새떼 ⓒ 군산시청 제공 
    ▲ 해질녘 금강호를 수놓은 철새떼 ⓒ 군산시청 제공 

     

    금강 살리기 사업은 크게 수질개선과 생태복원으로 나뉜다. 환경기초시설 확충 및 고도화를 이룰 사업을 통해 하폐수처리장(63개), 마을하수도(133개) 등 총 380개 시설이 들어선다. 또 비점오염원 관리 대책으로 빗물침투저류시설과 생태유수지(9개), 생태습지(21개), 국가하천 생태하천(199km)가 조성될 예정이다.

    특히 금강 철새도래지 개선사업은 금강하구 일원 1.56km 구간에 오는 2011년까지 43억원을 투입해 전망데크, 보행교, 철새를 테마화한 둥지마당 등 볼거리와 체험을 겸비한 사업으로 추진된다. 또 군산시와 익산시를 잇는 28.5km의 자전거길을 금강변에 조성해 금강하구둑, 웅포 관광지 등과 연계시킬 방침이다.

    금강하구는 우리나라 4대 철새 도래지 중 하나다. 그렇기 때문에 철새만큼이나 많은 사람들이 철새를 보기 위해 군산에 온다. 지난해 11월 닷새간 열린 ‘군산세계철새축제’만 해도 30만 명이 몰렸다. 금강 살리기가 완성되고 사계절학습장으로 거듭나면 더 많은 사람들이 철새들의 군무를 보기 위해 모여들 것이라고 군산시를 기대하고 있다.

    철새와 농민들의 행복한 공생

    군산시는 철새를 군산의 ‘생태자원’으로 여기고 있다. 하지만 ‘생물다양성관리계약’이 국내 최초로 지정되기 전까지는 농민들의 반발로 철새 지키기가 어려웠다. 새가 농작물을 잡아 먹으면 농민은 새를 잡는 악순환이 되풀이됐기 때문이다. 2003년 ‘생물다양성관리계약’이 체결되고 농민들이 철새들로 인해 발생하는 농작물 손실을 보상받게 되면서 농민들과 철새들 간의 공생관계가 이뤄졌다. 이제 농민들이 조류보호협회 등 시민단체와 함께 밀렵행위를 단속하고 있을 정도다.

    해마다 금강호 주변을 찾는 철새는 153종, 107만 개체 정도다. 주변의 만경강, 동진강에 유입되는 철새까지 합치면 300종이 훌쩍 넘는다. 다양한 종의 철새들이 금강호를 찾아오는 까닭은 이곳이 서식지로 알맞기 때문이다. 금강호 주변의 농경지와 갯벌은 먹이 찾기가 쉽고 황금빛 갈대밭은 적으로부터 몸을 숨기기 적합하다. 이런 연유로 환경부는 강호 습지를 습지보호지역 또는 람사르 습지로 등록을 추진하고 있다.

    강 주변 정비사업도 철새 위주로

    철새들은 서식지 주변 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이동성도 뛰어나 서식지가 적합하지 않으면 다른 곳으로 옮긴다. 지난해에는 철새들이 금강호를 많이 찾지 않았다. 금강호 인근지역인 새만금의 물막이 공사(방조제)가 완료되면서 거대한 호수(담수호)가 형성되고, 이와 더불어 금강호의 수위가 높아져 철새들이 다른 곳으로 서식지를 옮긴 것이다. 하지만 철새들은 곧 금강 주변으로 다시 돌아올 것이다. 군산철새조망대 한성우 학예사는 “새만금 계획서에 따르면 철새들 서식지는 대부분 생태습지공원에 포함됐으며 금강 수위는 임시적으로 높아진 것이기 때문에 안심해도 된다”고 말했다. 이어 한성우 학예사는 “내년부터는 겨울철 금강호 주변의 논을 이용해 서식지를 만들 계획”이라며 “논을 한 번 갈아엎고 물을 채워두면 철새들이 좋아하는 서식환경이 된다”고 밝혔다.

    에코투어의 중심지로 거듭날 군산

    이뿐만이 아니다. 금강살리기사업을 추진함에 있어서도 주변환경에 예민한 철새들을 위해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 철새를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되 사람들이 가까이 접근하는 것은 차단한다. 군산시 관계자는 “관광 시설도 최대한 자연친화적으로 만들어 새들에게 방해주지 않는 선에서 개발될 것”이라며 “도로와 수변사이에 나무를 심거나 갈대밭을 조성해 철새와 사람과의 일정한 간격을 조절한다”고 전했다.

    올해도 철새는 군산을 찾을 것이다. 가창오리, 큰고니, 기러기 등 다양한 종의 철새들의 군무가 한바탕 벌어질 것이다. 갑자기 폭설이 내려도 먹잇감이 있는 곳이 바로 금강유역이란 것을 철새들은 안다. 지난해 말 갑작스러운 폭설로 먹잇감을 찾기가 어렵게 되자 군산, 서천 등 금강호 지역에서는 쌀 부스러기 등을 철새 서식지에 뿌려뒀다.

    올 4월에는 새만금방조제가 준공된다. 군산시민들은 금강살리기로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 될 금강호 주변 습지와 새만금방조제로 인해 군산이 ‘에코투어’의 중심지로 거듭날 것을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