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의 ‘아태평화위원회’는 금강산 관광을 남조선 당국이 막으면...그 후과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돈이 필요한 주제에 공갈을 치는 것이야 원래 그런 자들이라고 치자.
     문제는 관광이라면 지옥 구경도 마다하지 않을 우리 자신이다. 도대체 북한 땅이 지금 한가롭게 구경 갈 곳인가? 사람이 굶어죽고, 수용소에 갇힌 사람들의 비명 소리가 하늘을 찌르는 동토의 땅 북한.

      한국 사람들이 유난히 구경을 좋아하는 국민임은 세상이 아는 일이다. 오죽하면 ‘불구경’이란 말이 있을까? 화재가 나도 구경꾼이 있길래 ‘불구경’이란 말이 있지 않겠는가? 25년 전 쯤, 서울 동쪽이 물에 잠겼을 때도 어떤 사람이 와서 “나가 보자” 했다. 물론 나가지 않았지만, 그 이후 그 사람은 “물 구경 아줌마, 아저씨‘라는 별명을 얻었다. 10살도 안 난 어린애들한테서. 물난리도 ’구경거리‘로 삼는 사람들이 있길래 그런 별명이 생긴 것 아니겠는가?

     동남아에 가서 우쭐대는 코리안 관광객들. 그러다가 곧잘 칼에 칵 찔리고 총에 빵 맞아 죽는 코리안들. 자유로운 상태라면 남한의 어글리 관광객들은 북한 땅에 가서도 ‘꼿제비’를 구경거리 삼아 함께 사진을 찍자며 낄낄낄, 헤헤헤, “김치이이~” 어쩌고 하다가 무슨 변을 콱 당할지 모를 일이다.

     칠레에 진도 8도의 지진이 났다. 왜 거기도 구경 좀 가보시지들. 그래서 불구경 물구경에 이어 진(震)구경이란 말도 만드는 게?

     누가 이걸 억지로 막을 수 있겠는가? 철들면 지가 알아서 조신해야지. 하늘 무서운 줄 알아야 한다. 이러다간 요덕수용소 구경도 시켜달라고 조르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 3월 5일부터 국립극장에서 탈북 장교 고(故) 조창호 씨의 기막힌 일대기를 소재로 한 연극 공연이 있다. 보려면 그런 걸 볼 것을 권한다. 그러나 껌 짝짝 씹어싸면서 시시덕거리려면 아예 근처에 비치지도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