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경필, 포풀리즘 찬스 왔나?

    한나라당 남경필의원이 인재영입위원장이 되었다고 한다.
    그의 일성(一聲)이 한나라당에 인재를 영입함에 있어서 보수진영과 거리를 두겠다는 그다운(?) 생각을 피력했다. 또한 세종시 건에 대해서도 국회에서 처리되는 대로 따라야지 국민투표로 가서는 안된다는 발언도 했다고 한다.

    국가안위에 관한 사항이 국회에서 적절치 못한 방향으로 처리 되었을 경우, 당연히 주권자인 국민들의 최종판단에 맡긴다는 것은 민주국가의 기본이다. 한나라당 남경필 의원은 국민투표를 반대한다고 강변하기 보다는, 오히려 퇴로를 막아놓고 같은 당에서 전혀 다른 길을 걸으며 세종시 원안을 고수하고 있는 박근혜 의원의 아집을 먼저 비판했어야 하는 것이 순서 아닌가.

    한나라당 현역 의원 중 세종시 수정안 및 원안 고수로 인해 생긴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서 국민투표 제안을 가장 먼저 공론화한 사람은 심재철 의원이다. 심재철의원의 ‘국민투표’ 발언이 나가자 포퓰리즘적 정치인(?)으로 널리 알려졌고 근자에 인재 영입 위원장으로 발탁된 남경필 의원은 불교방송에서 세종시안 국민투표가 적절치 않다고 심재철의원의 국민투표론에 제동을 걸었다.
    세종시로 인한 갈등이 봉합되지 않으면 날이 갈수록 국론분열과 혼탁한 정쟁의 도구가 될 수 밖에 없기에 국민투표만이 정쟁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 심재철 의원의 주장이다. 이 의견을 남경필 의원이 일축해 버린 심리적 배경에는 아마도 정치적 목적을 위한 눈치보기 냄새가 깔려있다는 느낌이 짙다.

    남경필 의원은 세종시안을 국민투표에 붙이게 되면 나라가 두 쪽 난다고 했는데 이미 집권여당 내에서는 박근혜 의원의 원안고수 때문에 한나라당이 두쪽이 난 것이나 다름없게 된 지 오래라는 사실은 자신도 모를리 없을 것이다. 국가의식이 제대로 박힌 집권당 의원이라면 바로 당론이 두쪽 난 원인을 정확하게 규명하고 논리적으로 사안을 비판해야 옳지 않겠는가. 그럼에도 원인규명은 슬쩍 피한 채 눈치보듯 ‘국민투표 거부’를 선언한 것은 남경필 의원의 포퓰리즘적 면모를 더욱 선명하게 드러내는 것으로 보여진다.

    수도이전이나 수도분할과 같은 국가 안보상 중대한 사안을 왜 국민에게 물어 볼 수 없는 것인지 남경필 의원은 자기 말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필요가 있다. 국회의원이 국가안위에 관한 사항을 똑 바로 변별하지 못한다면 이는 진정한 대한민국 국회의원이라고 말 할 수 없다.
    국회의원이 국민위에 서 있다는 희극적인 오만을 버려야 한다.
    국론이 세종시문제로 분열되어 가는 현실적 상황에서 국가백년 대계이자 국가 안보와 관련된 첨예한 수도분할 문제를 어떻게 정치인들에게만 맡길 수 있겠나.
    국가안위에는 눈 감은 채 정파적 이기주의에 함몰된 정치인들의 분탕질로 국회에서 합리적으로 풀지 못하기 때문에 국민투표론이 부상하는 것임을 남경필 의원은 모르는가.
    세종시 갈등의 해결은 현수준의 국회에 맡기기보다 ‘국민투표’로 가는 길만이 정상적인 민주정치의 마지막 선택임을 남경필류(類)의 정치인들은 되새겨 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