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치권은 서울중앙지법이 20일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성을 왜곡 보도한 혐의(명예훼손 및 업무방해)로 기소된 MBC PD수첩 제작진에게 '전원 무죄'판결을 내린 데 대해 상반된 반응을 내놨다. 한나라당은 "담당 판사는 아직도 미국산 쇠고기가 광우병 소라고 믿고 있느냐"면서 격앙된 반응을 보인 반면, 민주당을 비롯한 좌파성향 정당은 일제히 '환영' 입장을 밝혔다.

    한나라당 조해진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광우병 PD수첩 판결을 보고 재판석에 앉은 판사와 일반 시민 사이 인식 차이, 양심 괴리가 엄청난 데 대해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조 대변인은 "PD수첩 광우병 보도가 의도적인 사실 왜곡과 허위 선동이었다는 것은 만천하에 알려진 사실이고, 국민의 상식"이라며 "시중에서 미국산 쇠고기가 정상적으로 소비되고 있는 사실이 그것을 입증한다"고 했다.

    그는 또 "판결문을 읽어 보면 광우병 시위대와 똑같은 시각에서 쓰여진 것 같은 느낌을 준다"면서 "PD수첩 보도가 허위가 아니라고 했는데 그러면 담당판사는 아직도 미국산 소가 광우병 소라고 믿고 있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조 대변인은 "최근 일련의 문제 판결들을 보면 일부 판사들이 사법을 통한 정치행위를 하고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는다"면서 "법원이 스스로 자정하고 개혁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민주당 우상호 대변인은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이 사건은 정부가 언론의 자유를 과도하게 억압하기 위해 법적 분쟁으로 끌고 간 명백한 정치적 사건"이라며 "법원의 판결은 국민의 상식에 부합한 판결"이라고 주장했다.

    우 대변인은 "이명박 정부가 집요하게 자신들의 정책에 대해 정당한 비판을 봉쇄하려는 의도가 잘못된 것이라는 정치적 함의가 있다고 평가한다"며 "이 문제를 법적으로 끌고간 당사자들은 사과하고 국민들 앞에 사죄해야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창조한국당도 "PD수첩 무죄선고는 제작진과 국민의 승리"라면서 "애초 PD수첩 재판은 정상적인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 언론을 탄압하기 위한 정치재판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비난했다. 민주노동당 우위영 대변인은 "사실에 기초해 상식과 법리에 따라 내린 판결이며 이를 환영한다"고 말했다. 친박연대 전지명 대변인은 "일단 법원의 무죄 결정은 존중한다"면서도 "법원의 판결이 부당하다면 항소해서 시시비비를 가려야 할 것"이라고 논평했다.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법 형사 13단독 문성관 판사는 MBC PD수첩 제작진의 1심 선고공판에서 조능희 책임프로듀서(CP), 김보슬 이춘근 송일준 PD, 김은희 작가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PD수첩 제작진 무죄선고에 대해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판결"이라며 "즉시 항소해서 바로잡겠다"고 반발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2008년 6월 농림수산식품부의 의뢰로 수사에 착수한 지 약 1년 만인 지난해 6월 PD수첩 제작진을 명예훼손과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기소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