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술로 시작해서 술로 끝나는 송년회는 가라. 12월 연말 모임 트렌드가 변화하고 있다. 한해를 보내는 아쉬움은 술잔에 담기엔 너무 크다. 술잔 대신 ‘실속’을 택한 사람들이 있다. 가족 중심, 개인 중심으로 진화하는 송년모임을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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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말 모임에 '단골손님' 이었던 술! ⓒ뉴데일리

    술없는 회식을 아시나요?

    경기 성남시에 사는 교사 박씨(47)는 “다른 직장보다 퇴근시간이 빨라 그저께 이른 저녁 송년회를 했다”며 “자녀를 둔 선생님이 많기 때문에 함께 차를 마시고 볼링을 하는 것으로 마무리 했다”고 말했다.

    일반기업도 ‘술 권장하는 모임’에서 탈피 중이다. 회사에서 지원하는 송년회식비를 ‘술 값’으로 흥청망청 쓰지 않는 대신, 팀별로 나눠 공연관람을 권장하고 있다. 서울 동작구에 사는 직장인 김씨(35)는 얼마 전 직장 동료들과 함께 뮤지컬 ‘김종욱 찾기’를 보고 왔다. “회사에서 좋은 자리를 예약해줘서 따로 시간 내서 보기 힘들었던 뮤지컬을 보고 왔다”며 즐거워했다.

    반갑다 친구야!
    짧은 연말,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한나절동안 저녁 먹고 술 한 잔 기울이기엔 시간이 너무 부족하다. 젊은 여성이 선호하는 이른바 ‘방 잡고 놀기’가 성별, 연령을 불문하고 인기를 끌고 있다. 풍선으로 방 전체를 장식하고 준비해온 음식과 와인을 마시며 분위기를 즐기는 것이다.

    서울 은평구에 사는 직장인 김씨(31)는 올해 동창회 송년모임을 경기도의 한 펜션에서 한다. 교외가 주는 상쾌함과 통째로 펜션을 빌려 자유롭게 친구들과 모임을 가질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싱글 탈출, 파티를 찾아라!
    직장인 박모씨(28)는 연말 파티 찾기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친구들과 찾은 한 호텔의 연말파티에서 전 남자친구를 만났기 때문이다. 그 사람과는 이별했지만 연말 파티만큼 ‘외기러기’들이 찾기 좋은 장소도 없다고 한다. 파티가 밤 10시에 시작해 새벽 늦게까지 이어지기 때문에 다양한 사람들을 한꺼번에 만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워커힐 호텔 홍보실은 “파티를 즐기고 투숙까지 하는 분은 20,30대 커플인 반면 동성끼리 오는 분들은 대다수가 솔로”라고 말했다. 또 “크리스마스 때는 여성들이 많고, 신년 전야 파티 때는 남성끼리 오는 분이 많다”고 귀띔했다.

    파티도 DIY!, ‘우리만의 파티’
    북적한 모임 대신 가족, 혹은 커플끼리 단란하게 모임을 갖는 경우도 늘고 있다. 지난해 결혼한 직장인 노모씨(28)는 “싱글일 때는 북적하게 파티를 하는 게 좋았지만 결혼 후에는 경제적인 문제를 더 고려하게 됐다”며 “친한 친구 부부들끼리 각자 음식을 준비해 우리만의 파티를 즐기기로 했다”고 말했다.

    서울 동대문구에 사는 주부 김씨(40)는 연말에 가족파티를 위해 ‘쿠킹클래스’을 수강했다. 김씨는 “공부하느라 바쁜 아이들을 위해 유명 레스토랑 못지않은 멋진 요리를 선보이고 싶었다”며 “남편이 집에서도 이탈리안 요리를 맛있게 먹을 수 있다는 점에 감탄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