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폴란스키가 체포되기까지의 과정을 기술한 영국 일간지 가디언.
    ▲ 폴란스키가 체포되기까지의 과정을 기술한 영국 일간지 가디언.

    9살 여아를 성폭행해 물의를 빚은 '나영이사건'의 가해자 조OO가 자신에게 내려진 형량(12년)이 너무 많다며 항소와 상고를 거듭한 사실이 드러나 네티즌의 뭇매(?)를 맞고 있는 가운데 해외에서도 미성년자를 성추행한 뒤 자신의 판결에 불복, 30여년 간 '치졸한' 도피 행각을 벌인 남성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해외 네티즌들을 '자극'하고 있는 문제의 인물은 바로 '천재감독'이라 불리는 폴란드 태생 로만 폴란스키(Roman Raymond Polanski·76). 폴란스키는 지난 27일(현지시간) 스위스 '취리히 영화제'에서 평생공로상을 받기 위해 취리히 공항에 입국하다 잠복 중이던 스위스 경찰에 전격 체포됐다. 폴란스키는 지난 1977년 영화배우 잭 니콜슨 자택에서 화보촬영을 위해 방문한 13세 소녀에게 최음제를 탄 샴페인을 먹이고 성관계를 맺은 혐의를 받았으나 이듬해 불구속 상태로 프랑스로 도피, 30여 년간 망명 생활을 해왔다.

    그러나 32년 만에 스위스 경찰에 덜미를 잡혀 미국으로 인도될 예정이었던 폴란스키는 최근 체포 영장에 대응, 스위스 형사법원에 석방 요구서를 제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AP통신은 현지 언론을 인용해 폴란스키 측이 미국 인도를 위한 체포 영장에 불응, 법적인 대응을 강구 중이라고 보도하며 폴란스키가 자신의 변호인 에르베 테밈 변호사를 통해 미국 측의 인도 요청이 불법이라는 입장을 스위스 당국에 전달했다고 28일 밝혔다.

    만일 폴란스키가 항소를 하게 되면 현지에서 재판이 열려 폴란스키가 미국에 인도되기까지에는 상당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LA타임스 등 외신은 폴란드 PAP통신 보도를 인용, "폴란드와 프랑스 정부가 '영화제에 초청해 놓고 체포한 스위스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며, 미국 정부에 폴란스키 감독에 대한 특별사면을 요청할 예정"이라고 밝혀 이번 폴란스키 감독의 체포 사건은 미국-스위스-프랑스-폴란드 4국 간 국제문제로까지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