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르누아르와의 약속’ ⓒ 뉴데일리
    ▲ ‘르누아르와의 약속’ ⓒ 뉴데일리

    르누아르의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진행되는 자전적 ‘팩션-스토리텔링’ 소설. 할머니 집에 놀러간 두 남매가 다락방에 갇히게 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는 나폴레옹 3세의 집권, 생계를 위해 프랑스 리모주에서 파리로 이동하는 가족 이야기 등을 흥미롭게 그려낸다.

    과거의 르누아르(Pierre Auguste Renoir, 1841-1919)와 현재의 저자가 각자의 공간에서 겪는 사건을 풍부한 도판과 주석을 통해 따라가다 보면 화가의 작품 세계를 깊이 있게 이해하게 된다.
    르누아르가 스승 글레르의 화실에서 알게 된 모네, 바지유, 시슬레를 비롯, ‘친구를 위해 살고 조국을 위해 죽은 화가’ 바지유를 부각시켜, 우정으로 배고픔을 이겨내며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는 당시 화가들의 모습을 따뜻하게 담아내고 있다.
     
    ‘르누아르를 둘러싼 당대 예술가들의 삶’을 재조명한 부록도 이채롭다. 프랑스혁명의 열기를 그림으로 표현한 정열의 화가 페르디낭 들라크루아, 도발적인 주제로 새로운 미술의 지평을 연 에두아르 마네, 고독한 거인 폴 세잔, 빛의 화가 클로드 모네, 수평선에서 빛을 뿌린 화가 외젠 부댕, 인상주의 화가이자 후원자이던 귀스타브 카이유보트와 시슬레, 신의 모습을 닮은 화가 피사로, 인상파의 우먼파워 베르트 모리조와 메리 커셋 등 당대 예술가들의 삶을 재조명한다. 또 이들과 절친했던 문인이었던 작가 에밀 졸라와 ‘드레퓌스 사건’의 전모를 설명하며 세잔과의 관계도 흥미롭게 다루고 있다.

    멘토프레스 펴냄, 200쪽, 1만2000원